괴물을 찾으러 갔다가 친구를 만났다 | MovieLAB LAB

전설 속 괴물을 찾아갔더니, 괴물에게도 가고 싶은 곳이 있었다. 〈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의 탐험가 라이오넬(휴 잭맨 목소리)은 빅풋의 존재를 증명해 명성을 얻으려 한다. 그런데…

괴물을 찾으러 갔다가 친구를 만났다 | MovieLAB LAB

전설 속 괴물을 찾아갔더니, 괴물에게도 가고 싶은 곳이 있었다. 〈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의 탐험가 라이오넬(휴 잭맨 목소리)은 빅풋의 존재를 증명해 명성을 얻으려 한다. 그런데 그가 만난 링크(잭 갈리피아나키스 목소리)는 사람의 말을 할 줄 알고, 도움을 청할 사정도 있다. 혼자 사는 데 지친 그는 히말라야의 샹그릴라에 있다는 먼 친척들을 만나고 싶다.

라이오넬에게는 탐험가로 인정받을 증거가 필요하고, 링크에게는 함께 지낼 가족이 필요하다. 목적은 다르지만 둘은 같은 길을 떠난다. 위험한 곳을 찾아다니는 데 익숙한 남자가 거대한 빅풋의 여행 안내자가 되는 셈이다. 산을 넘고 바다를 건너는 동안 둘은 서로가 생각보다 까다로운 동행이라는 것도 알게 된다.

명성을 찾는 남자와 가족을 찾는 빅풋

라이오넬은 자기 능력을 믿는다. 전설과 괴물을 연구하는 일에도 열심이다. 문제는 그가 들어가고 싶어 하는 탐험가들의 모임에서 그만큼 인정해주지 않는다는 데 있다.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발견을 해내면 자신을 받아줄 것이라고 기대한다. 낯선 세계로 뛰어드는 용감한 사람에게도 다른 이들의 인정을 기다리는 마음이 있다.

링크에게 친척을 찾는 일은 훨씬 절실하다. 자기와 비슷한 존재들이 모여 산다는 곳에 가면 외롭지 않을 것 같다. 라이오넬은 그런 링크를 자기 업적의 증거로 데려갈 수만은 없다. 링크가 먼저 원하는 것을 말하고, 길을 안내해달라고 부탁하기 때문이다. 둘이 함께 출발하려면 탐험가의 야심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동행이 바라는 목적지도 받아들여야 한다.

각본과 연출을 맡은 크리스 버틀러는 이 모험을 구상하면서, 저마다 속할 곳을 찾는 인물들의 이야기가 중요해졌다고 설명했다. 라이오넬과 링크는 외모도 살아온 곳도 다르지만, 누군가에게 받아들여지고 싶다는 마음은 닮았다. 둘 중 누가 더 대단한 존재인지 가리는 일보다, 서로의 부탁을 얼마나 진지하게 듣는지가 여행을 바꾼다.

그 과정이 무겁기만 한 것은 아니다. 링크는 상대의 말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인다. 비유나 관용적인 표현까지 글자 그대로 이해하니, 라이오넬이 아무렇지 않게 던진 말도 뜻밖의 답을 불러온다. 익숙한 표현의 뜻을 함께 알고 있다는 전제가 어긋날 때마다 대화가 우스워진다. 커다란 몸집으로 사람을 위협하는 대신 말 한마디로 탐험가를 당황하게 하는 친구다.

눈 덮인 풍경 앞의 세 여행자

지도를 가진 여자는 길도 고른다

여행에는 아델리나(조 샐다나 목소리)가 합류한다. 목적지를 찾아가는 데 필요한 지도를 가진 사람이다. 라이오넬에게 유용한 안내자이지만, 아델리나에게도 다시 여행을 떠날 이유가 있다. 남편을 잃은 뒤 집에 머물던 그는 바깥세계를 향한 자기 욕망을 되찾는다.

버틀러 감독은 남편이 죽었다는 이유로 아델리나의 모험까지 끝나야 한다고 여기는 시대의 관습에 주목했다. 남자 탐험가에게는 더 먼 곳으로 떠나는 일이 명예가 되는데, 여자에게는 이전의 역할을 지키며 남아 있으라고 한다. 아델리나가 길에 나서는 행동에는 그에게 정해진 생활을 벗어나는 의미도 있다.

그래서 이 일행의 여행 목적은 세 갈래다. 라이오넬은 인정받고 싶고, 링크는 가족을 만나고 싶고, 아델리나는 자기 모험을 다시 시작하고 싶다. 같은 지도를 보고 움직여도 모두가 한 사람의 계획에만 따를 수는 없다. 서로의 사정을 알아가야 하는 시간이 긴 여행을 단순한 목적지 찾기에서 벗어나게 한다.

이들의 몸을 보는 재미도 크다. 가늘고 긴 라이오넬과 둥글고 커다란 링크가 나란히 있으면, 같은 공간을 지나가는 모습부터 다르게 보인다. 날렵한 탐험가와 순박한 거인의 조합은 말의 오해와 몸집의 차이를 함께 웃음으로 만든다. 아델리나까지 더해진 일행은 완벽하게 손발이 맞는 영웅 팀보다 서로에게 적응해야 할 것이 많은 여행 친구들에 가깝다.

거대한 나무들 사이에 서 있는 링크

작은 인형들을 위해 지은 커다란 세계

이 여행을 만든 곳은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제작사 라이카다. 실제 인형과 세트를 조금씩 움직이며 촬영하고, 디지털 기술을 더해 넓은 풍경과 복잡한 움직임을 완성했다. 손으로 만든 것과 컴퓨터로 만든 것을 엄격하게 나눠 감상할 필요는 없다. 인물의 옷감과 털, 건물과 이동 수단이 한 세계에 속한 물건처럼 느껴지는지를 살피는 편이 더 즐겁다.

버틀러는 여러 나라를 도는 모험을 만들려면 그들이 지나갈 세계도 직접 만들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 영화는 한 장소에 오래 머무르지 않는다. 새로운 곳에 도착할 때마다 색과 무늬, 건물의 모양이 달라진다. 링크가 낯선 사람들과 장소를 만나는 동안 관객에게도 다음 화면을 구경하는 즐거움이 생긴다.

이 풍경은 모험을 위한 배경만 채워놓은 것이 아니다. 제작진은 인물들이 타는 작은 열차도 실제 레일 위에서 움직이도록 만들었다. 그런데 모형 열차가 너무 매끄럽게 달리자, 레일에 테이프를 붙여 바퀴가 덜컹거리게 했다. 현실에서는 피하고 싶은 흔들림을 영화에서는 일부러 만든 것이다.

이런 수고를 알고 보면 화면의 매끄러움만 눈에 들어오지는 않는다. 화면 속 열차가 조금 흔들리는 데도 이유가 있다. 라이오넬과 링크가 먼 길을 실제로 함께 지나고 있다는 느낌에는, 그들을 위해 만든 작은 물건들의 움직임까지 보태져 있다.

감상 포인트

◆ 두 사람이 같은 길을 떠나는 이유 — 라이오넬은 명성을, 링크는 가족을 찾는다. 함께 행동하는 순간에도 각자의 바람은 같지 않다. 상대의 부탁을 받아들이거나 자기 계획을 고집하는 대목을 따라가면, 동행이 친구가 되는 과정이 더 구체적으로 보인다.

◆ 링크의 곧이곧대로 듣는 습관 — 익숙한 말도 링크에게는 다른 뜻으로 전달될 수 있다. 그 오해가 생기는 순간과 라이오넬의 반응을 함께 보자. 농담은 링크의 큰 몸집에서만 나오지 않고, 둘이 말을 주고받는 방식에서도 만들어진다.

◆ 아델리나가 여행에서 원하는 것 — 지도를 가진 사람이라는 역할과 스스로 길에 나선 이유를 함께 살펴보자. 남편을 잃은 뒤의 삶이 그에게 허락하는 선택은 좁지만, 여행에 나선 아델리나는 그 범위에 머무르지 않는다. 세 사람 모두에게 이번 모험이 필요한 이유를 알 수 있다.

◆ 창밖 풍경과 작은 탈것들 — 목적지가 바뀔 때마다 달라지는 색과 무늬, 인물들을 태운 이동 수단을 구경해보자. 멀리 펼쳐지는 풍경과 손에 잡힐 듯한 소품이 함께 있다. 작은 인형의 여행을 크게 느끼게 만드는 제작의 즐거움이다.

관련 작품

◆ 〈아르코〉 (2025, 우고 비엔베누) — 다른 시간에서 온 소년과 그를 돕는 소녀가 만난다. 낯선 존재가 집으로 돌아가도록 도우면서 가까워지는 관계를 또 다른 애니메이션의 색과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 목적지에 도착하는 일과 함께 보낸 시간의 의미를 함께 다루는 모험이다.

◆ 〈사스콰치 선셋〉 (2024, 데이비드 젤너·나단 젤너) — 이번에는 인간 탐험가 없이 사스콰치 무리의 생활을 따라간다. 같은 전설의 생물을 두고도 언어를 쓰는 친근한 여행 친구와 야생에서 살아가는 몸이라는 전혀 다른 접근이 가능하다. 성과 배설을 직접 보여주는 성인 대상 작품이므로 가족 모험의 연장보다는, 생물을 묘사하는 방식의 차이에 관심이 갈 때 이어볼 만하다.

이 글은 연구와 집필 과정에서 AI 도구의 도움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