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000원 · Nosferatu · 1922 작품 이야기 F.W. 무르나우의 〈노스페라투〉는 브람 스토커의 『드라큘라』를…
Nosferatu · 1922
작품 이야기
F.W. 무르나우의 〈노스페라투〉는 브람 스토커의 『드라큘라』를 판권 없이 옮긴, 사실상 최초의 비공식 영화 각색입니다. 그 무단 각색 탓에 스토커의 미망인이 제기한 소송으로 필름이 거의 폐기될 뻔한 위태로운 운명을 지녔습니다. 그러나 막스 슈렉이 연기한 오를록 백작 — 길게 뻗은 손톱과 쥐를 닮은 실루엣, 빛 속에서 재가 되어 사라지는 결말 — 은 독일 표현주의의 가장 불멸한 이미지로 남았습니다. 실제 로케이션의 음산한 풍경과 음화(陰畵)로 처리된 마차 장면 같은 기법은, 스튜디오 세트에 갇혀 있던 공포의 문법을 단숨에 바깥 세계로 끌어냈습니다. 10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뱀파이어 영화는 이 그림자를 오래도록 참조해 왔습니다.
BFI Film Classics 시리즈의 이 권은 평론가이자 작가인 케빈 잭슨(Kevin Jackson)이 집필했습니다. 잭슨은 〈노스페라투〉를 단순한 호러 고전이 아니라, 제작사 프라나 필름의 야심과 도산, 스토커의 미망인이 벌인 저작권 소송, 그리고 필름이 어떻게 살아남아 신화가 되었는가라는 파란만장한 제작·수용사의 드라마로 풀어냅니다. 시나리오 작가 헨릭 갈렌과 프로듀서 알빈 그라우의 오컬트적 관심, 막스 슈렉을 둘러싼 음험한 전설, 표현주의 회화와 낭만주의 전통이 화면에 새겨진 방식을 꼼꼼히 짚으며, 이 영화가 왜 공포 장르의 원형으로 거듭 호출되는지를 설득력 있게 논증합니다.
왜 소장하는가
무성영화 한 편을 프레임 단위로 다시 보게 만드는 깊이 있는 단권 비평은 흔치 않습니다. 도판과 함께 무르나우의 빛과 그림자를 따라가는 이 128쪽 페이퍼백은, 〈노스페라투〉를 좋아하는 시네필이 영화 옆에 나란히 두고 펼칠 만한 동반서입니다. 표현주의와 초기 호러 영화사의 결정적 한 장면을 영문 원서로 손에 쥐는 경험은, 오를록의 그림자가 벽을 타고 오르던 그 순간을 더 오래 기억하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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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F. W. 무르나우 (F. W. Murn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