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탐정이 자기 기억을 의심하기 시작했다 | MovieLAB LAB

셜록 홈즈(이안 맥켈런)는 자기 이야기를 쓰려 한다. 세상에 홈즈에 관한 책이 없어서가 아니다. 친구가 써서 널리 알려진 이야기 속의 자신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문제는 이제 아…

명탐정이 자기 기억을 의심하기 시작했다 | MovieLAB LAB

셜록 홈즈(이안 맥켈런)는 자기 이야기를 쓰려 한다. 세상에 홈즈에 관한 책이 없어서가 아니다. 친구가 써서 널리 알려진 이야기 속의 자신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문제는 이제 아흔셋이 된 그가, 바로잡아야 할 과거를 또렷하게 기억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미스터 홈즈〉에서 탐정이 찾아야 하는 것은 다른 사람이 감춰둔 단서만이 아니다. 자기가 겪고도 잊어가는 일이다. 누구보다 정확하게 보고 판단하던 사람에게 자기 기억이 믿기 어려운 자료가 되었다.

남들은 홈즈를 너무 잘 안다

1947년, 은퇴한 홈즈는 서식스의 집에서 벌을 기르며 지낸다. 세상에는 여전히 그를 잘 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책에서 만났던 탐정의 익숙한 차림과 행동을 기대한다. 정작 홈즈는 그렇게 알려진 모습과 자신 사이의 차이를 설명해야 한다. 자신의 이름으로 유명해진 이야기인데도, 그것을 통제할 수는 없다.

영화에는 홈즈가 극장에 앉아 자기 사건을 각색한 영화를 보는 대목도 있다. 화면 속에 또 다른 홈즈가 존재한다. 객석의 노인은 자신과 닮지 않은 모습을 보고 있을지 모르지만, 다른 관객에게는 그 화면이 홈즈를 만나는 자리다. 본인이 살아 있는데도 자신을 대신하는 이미지가 훨씬 널리 퍼져 있는 상황에는 우스움과 쓸쓸함이 함께 있다.

홈즈가 직접 글을 쓰려는 마음은 이 간격에서 이해할 수 있다. 다른 사람이 꾸민 이야기를 두고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고 말하고 싶다. 그런데 정작 자신의 설명을 채우려 하면 기억이 온전하지 않다. 남의 기록을 의심한다고 자기 기억이 저절로 정확해지는 것은 아니다. 영화는 홈즈에게 권위를 돌려주기 위해 시작한 글쓰기가 오히려 그의 불확실함을 드러내는 과정을 따라간다.

그가 돌아보는 것은 은퇴에 이르게 한 마지막 사건이다. 오래전의 일을 잊었다는 사실보다, 왜 그 일이 자신을 지금의 생활로 데려왔는지 설명할 수 없다는 점이 더 답답하다. 이미 지나간 사건이지만 그 결과 속에서 계속 살고 있다. 기억을 되찾는 일은 경력을 정리하는 작업이면서, 자기 선택을 다시 이해하려는 일이 된다.

공원 벤치에서 모자를 쓴 여성과 노년의 남성이 서로를 본다

계단을 뛰어오르던 사람

맥켈런은 노년의 홈즈와 약 삼십 년 전의 홈즈를 모두 연기한다. 과거 장면에서 그는 앤 켈모트(해티 모라한)를 따라가다가 계단을 가볍게 뛰어오른다. 배우는 이 동작으로 젊은 쪽의 홈즈에게 더 많은 기력이 있음을 보여주려 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젊다는 말은 청년을 뜻하지 않는다. 육십대의 몸도 아흔셋의 몸과 비교하면 움직일 여유가 다르다.

그 작은 동작을 기억하면 노년의 홈즈를 볼 때 주름만 세지 않게 된다. 생각한 대로 몸을 움직일 수 있었던 시절이 같은 영화 안에 있기 때문이다. 현재의 움직임을 보며 관객은 이전의 몸을 떠올린다. 배우를 바꾸지 않고 두 시기를 보여주는 선택은 이 연결을 가까이 느끼게 한다. 낯선 노인의 쇠약이 아니라 조금 전 활기 있게 걷던 사람이 겪게 된 변화다.

맥켈런은 노년을 연기할 때 백 살까지 산 계모를 돌보며 가까이에서 본 기억의 공백을 참고했다고 밝혔다. 직접 어떤 단어가 생각나지 않거나 방에 들어온 이유를 잊었던 작은 경험도 연기의 재료가 될 수 있다고 했다. 기억을 잃는 인물을 늘 같은 표정으로 그리기보다, 무언가 하려던 순간 갑자기 길이 끊기는 당혹감을 생각하게 하는 설명이다.

빌 콘돈 감독은 이 이야기를 홈즈라는 유명 인물을 통해 삶의 마지막 시기를 살피는 기회로 보았다. 그렇다고 탐정의 능력을 지워버린 인물은 아니다. 사건을 이해하려는 의지는 남아 있다. 할 수 있는 일과 쉽게 되지 않는 일이 한 사람 안에 함께 있으므로, 관객은 도움이 필요하다는 사실만으로 그의 판단과 바람까지 대신 결정할 수 없게 된다.

조수가 생기면 함께 사는 사람도 보아야 한다

현재의 홈즈 곁에는 가정부 먼로 부인(로라 리니)과 아들 로저(마일로 파커)가 있다. 로저는 홈즈의 사건과 양봉에 호기심을 보인다. 노인에게는 자기가 아는 일을 들려주고 함께 해볼 상대가 생긴다. 소년은 탐정을 구경하는 방문객으로 머물지 않고 그의 생활에 들어온다. 오래전 사건을 다시 생각할 때도 홈즈는 이 아이의 도움에 기대게 된다.

두 사람이 벌을 돌보는 장면에는 서로에게 할 일이 있다는 즐거움이 있다. 홈즈는 벌에 관해 알고 있고 로저는 배우고 싶어 한다. 맥켈런도 촬영을 위해 양봉가에게 실제 벌을 다루는 법을 배웠다. 벌통 앞에서 손을 쓰는 일이 두 인물의 관계에 구체적인 시간을 준다. 지식 많은 어른과 똑똑한 아이가 말로만 통하는 관계에서 벗어나, 같은 것을 살피며 함께 움직인다.

하지만 둘의 친밀함을 먼로 부인도 마냥 기뻐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로저는 글을 잘 읽지 못하는 어머니를 낮춰보고 홈즈의 세계에 빠져든다. 어머니에게는 탐정의 지식이 아들에게 넓은 세상을 열어주는 동시에, 자기를 부끄러운 사람으로 만드는 것처럼 다가올 수 있다. 아이의 배움을 반대하는 어른이라는 설명만으로는 그녀의 불편함을 다 담기 어렵다.

로라 리니는 남편을 잃고 아들을 부양하기 위해 익숙하지 않은 일을 해야 하는 전후 여성들의 처지에서 먼로 부인을 이해했다고 말했다. 그녀에게 홈즈의 집은 명탐정을 만나는 특별한 장소인 동시에 일터다. 로저와 홈즈가 즐겁게 시간을 보내는 동안에도 어머니에게는 생계를 이어가야 하는 일이 남는다. 세 사람이 같은 집에 살아도 그곳에서 기대하는 것은 같지 않다.

황동 문고리가 있는 짙은 문 앞에 정장 차림의 노인이 서 있다

사건을 알아내는 일 다음에

홈즈의 마지막 사건을 향한 궁금증은 지금 곁에 있는 모자를 이해하는 문제와 나란히 간다. 로저가 왜 홈즈를 따르는지 아는 것만으로 먼로 부인의 마음까지 알게 되지는 않는다. 소년의 재능을 알아보는 일과 어머니가 버티는 생활을 존중하는 일도 함께 필요하다. 이 집에서 벌어지는 일은 홈즈에게 추리 실력과는 다른 주의를 요구한다.

콘돈은 이 영화를 준비하며 사건의 수수께끼를 충분히 살리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홈즈에게 아직 발달하지 않은 애정과 친절,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는 능력을 살펴보고 싶었다고 했다. 그 말은 나이가 들어 능력을 잃는 대신 저절로 마음이 따뜻해진다는 뜻으로 읽을 필요가 없다. 홈즈는 여전히 까다롭고 자기에게 중요한 일에 몰두한다. 변화가 있다면 곁의 사람을 알아보는 수고를 실제로 해야 한다.

관객이 그의 글이 완성되기를 기다리는 마음에도 두 바람이 섞인다. 마지막 사건에서 무엇이 있었는지 알고 싶고, 그 일을 기억해낸 홈즈가 현재를 조금 다르게 살아갈 수 있기를 바라게 된다. 책 속 명탐정은 사건을 해결하면 다음 이야기로 갈 수 있다. 이 집의 홈즈에게는 함께 살아야 할 사람들이 남아 있다.

감상 포인트

◆ 화면 속 또 다른 홈즈 — 홈즈가 자기 사건을 다룬 영화를 볼 때, 객석의 인물과 화면 속 인물 사이를 살펴보자. 널리 알려진 모습과 자신이 기억하는 삶의 간격이 구체적으로 드러난다.

◆ 두 시기의 걸음 — 과거의 홈즈가 계단을 오르는 동작과 현재의 움직임을 비교해보자. 같은 배우의 몸이 보여주는 차이가 흘러간 시간을 실감하게 한다.

◆ 벌통 앞의 두 사람 — 홈즈와 로저가 무엇을 함께 보고 손으로 다루는지 주목하자. 서로를 필요로 하는 관계가 지식에 대한 감탄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볼 수 있다.

◆ 먼로 부인의 자리 — 소년과 노인이 가까워질 때 어머니에게 그 관계가 어떻게 보일지 함께 생각해보자. 같은 집이 누군가에게는 배움의 장소이고 다른 누군가에게는 생계를 위한 일터다.

관련 작품

◆ 남과 여: 여전히 찬란한 (2019, 클로드 를루치) — 노년에 다시 만난 두 사람이 오래전 사랑의 기억을 더듬는다. 과거를 정확히 되찾는 일과 지금 눈앞의 사람에게 다가가는 일이 어떻게 다른지 이어서 볼 수 있다.

◆ 나는 나대로 혼자서 간다 (2020, 오키타 슈이치) — 혼자 사는 노년의 여성을 가족의 걱정과 당사자의 생각 양쪽에서 바라본다. 도움이 필요할 수 있다는 사실과 자기 생활을 결정하고 싶은 마음이 함께 있다는 점에서 만난다.

이 글은 AI의 도움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