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 홈즈〉의 셜록 홈즈(이안 맥켈런)는 극장에서 자신을 주인공으로 삼은 영화를 본다. 화면 속 홈즈를 연기하는 배우는 니콜라스 로우다. 1985년 〈피라미드의 공포〉에서 소…
〈미스터 홈즈〉의 셜록 홈즈(이안 맥켈런)는 극장에서 자신을 주인공으로 삼은 영화를 본다. 화면 속 홈즈를 연기하는 배우는 니콜라스 로우다. 1985년 〈피라미드의 공포〉에서 소년 홈즈를 맡았던 그를 빌 콘돈 감독이 다시 불렀다. 한때 젊은 탐정이었던 배우가 이제 다른 홈즈의 눈앞에서 탐정 노릇을 한다. 객석의 홈즈는 그 모습을 보며 얼굴을 찌푸리고, 웃고, 고개를 젓는다.
이 배치는 익숙한 이름의 귀환에 작은 장난을 더한다. 화면 안에서는 홈즈의 활약이 상영되지만, 객석에는 그 재현을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 당사자가 있다. 콘돈의 영화에서 이 탐정은 아흔세 살이다. 세상에 널리 알려진 이야기와 자신이 겪은 일을 구별하려는 그는, 정작 자신의 기억도 온전히 붙잡지 못한다. 다른 배우가 맡은 홈즈를 지켜보는 장면에는 이 영화가 다루는 문제가 눈에 보이는 두 사람으로 나뉘어 있다.
콘돈은 로우의 출연을 의도적으로 선택했다고 밝혔다. 오래전에 그 역을 맡은 배우에게 다시 홈즈를 연기할 기회를 주는 일이 즐거웠다는 것이다. 로우에게 맡긴 자리는 영화 전체의 주인공이 아니라 주인공이 보는 영화 속 인물이다. 덕분에 한 이름을 공유하는 두 배우가 서로 다른 일을 한다. 한쪽은 탐정의 이야기를 연기하고, 다른 쪽은 그 이야기에 반응한다.
이 장면을 볼 때는 스크린에 나타난 홈즈만큼 객석의 홈즈에게도 눈길이 간다. 어느 순간 웃고 어디서 고개를 젓는지에 따라, 우리가 보는 재현에 또 하나의 의견이 붙는다. 맥켈런의 반응은 영화 속 영화를 바깥에서 설명하는 해설이 아니다. 극장에 앉아 자기 모습을 구경해야 하는 인물의 행동이다. 콘돈은 홈즈에게 관객의 자리를 주어, 그가 자기 이야기를 어떻게 받아들이는지도 함께 보게 한다.
〈피라미드의 공포〉의 로우를 기억하는 관객에게는 배우가 지나온 시간까지 더해진다. 그러나 현재 장면에서 중요한 관계는 명료하다. 스크린의 인물과 객석의 인물이 모두 홈즈인데, 둘은 서로 맞아떨어지지 않는다. 어떤 대목이 과장되었는지 하나씩 판정하기에 앞서, 자신의 이름으로 유통되는 이야기를 보는 노인의 표정부터 읽게 된다.
콘돈은 각본을 읽고 홈즈 역으로 맥켈런을 떠올렸다. 이 배역은 노년의 모습을 만드는 일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영화는 약 삼십 년의 간격을 둔 두 시기를 오간다. 같은 배우가 연기하는 과거와 현재를 보고, 관객은 한 인물이 얼마나 달라졌는지 알아차려야 한다. 옷과 얼굴이 시대를 알려준다면, 몸은 그때 할 수 있었던 일을 보여준다.
맥켈런은 과거의 홈즈가 앤 켈멋(해티 모라한)을 따라가는 장면에서 계단을 뛰어올랐다고 설명했다. 젊은 시기의 에너지를 드러내기 위해 자신이 택한 동작이었다. 대단한 추격을 새로 만들어 넣은 것이 아니라, 이동하는 짧은 동작에 나이의 차이를 실은 셈이다. 발걸음의 속도와 계단을 오르는 힘은 기억 속 탐정의 상태를 구체적으로 만든다.
이 선택의 주체를 배우에게 돌려두면 콘돈의 협업 방식도 조금 더 선명해진다. 맥켈런은 감독이 원하는 것이 분명하면서도 배우의 기여를 받아들이는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감독의 전체 구상 안에서 배우가 자신의 몸으로 답할 자리가 있었던 것이다. 두 시기를 연기한다는 추상적인 과제는 맥켈런에게 계단을 어떻게 오를 것인지의 문제가 되었다.
그 차이를 보고 나면 현재의 홈즈가 움직일 때도 과거의 몸이 함께 떠오른다. 젊은 모습을 별개의 인물처럼 분리해 기억하기보다, 지금의 노인이 한때 해낼 수 있었던 움직임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영화가 과거로 돌아갈 때 사건의 단서뿐 아니라 몸의 변화를 살펴보면, 시간의 간격을 읽는 방법이 하나 더 생긴다.
노년의 홈즈를 만드는 작업에는 분장도 필요했다. 콘돈은 데이브 엘시와 루 엘시가 맥켈런을 약 이십 년 더 나이 들어 보이게 만들면서도 얼굴을 아주 가까이 찍을 수 있도록 해주었다고 설명했다. 감독에게 이 성과는 촬영의 선택과 연결되었다. 맥켈런의 눈을 보고 있으면 다른 화면으로 넘어가기가 어렵다는 말도 덧붙였다.
가까이 찍을 수 있다는 것은 얼굴의 나이를 확인하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인물이 말을 멈춘 뒤에도 눈과 입 주변의 작은 변화가 화면에 남을 수 있다. 기억을 되찾으려는 홈즈의 상황에서 그 얼굴은 답을 말하는 사람의 얼굴이면서, 아직 답을 찾지 못한 사람의 얼굴이기도 하다. 분장이 노년의 외양을 만들고 배우가 그 안에서 반응하면, 카메라는 두 작업을 한꺼번에 담는다.
극장에서 다른 홈즈를 바라보던 표정과 자신의 과거를 더듬는 표정을 나란히 생각해볼 만하다. 전자는 눈앞에 이미 만들어진 이야기에 대한 반응이고, 후자는 자신이 다시 구성해야 하는 이야기를 찾는 과정이다. 익숙한 탐정의 얼굴에서 확신과 망설임을 얼마나 구별할 수 있는지, 그 차이를 말이 먼저 알려주는지 눈이 먼저 보여주는지 살펴보게 된다.
1. 극중 영화의 홈즈와 객석의 홈즈를 번갈아 보자. 스크린의 행동에 객석의 웃음이나 고개짓이 어떤 다른 인상을 덧붙이는지 살펴볼 만하다. 2. 과거의 홈즈가 계단을 오르는 동작을 기억해두자. 현재의 걸음과 비교하면 속도뿐 아니라 몸을 들어 올리는 힘에서도 두 시기의 차이를 찾아볼 수 있다. 3. 홈즈의 얼굴이 가까이 나올 때 눈과 입을 따로 살펴보자. 대사의 뜻과 얼굴의 반응이 같은 순간에 도착하는지, 말이 멎은 뒤 남는 반응이 있는지 볼 만하다. 4. 영화가 과거로 옮겨갈 때 홈즈를 구별하게 만드는 첫 단서를 찾아보자. 얼굴, 옷, 자세 가운데 무엇을 먼저 알아차리는지 비교하면 한 배우의 두 시기가 만들어지는 방식을 읽을 수 있다.
◆ 〈미스터 홈즈〉(2015, 빌 콘돈) — 탐정을 둘러싼 유명한 이야기와 당사자의 기억을 나누어 놓고, 배우의 몸과 얼굴로 그 간격을 드러내는 연출을 볼 수 있다.
◆ 〈피라미드의 공포〉(1985, 배리 레빈슨) — 니콜라스 로우가 연기한 소년 홈즈를 만날 수 있다. 그 배우를 극중 영화의 홈즈로 다시 부른 콘돈의 선택에 배우의 시간이 겹친다.
이 글은 AI의 도움을 받아 자료를 조사하고 작성했으며, 별도의 검수 과정을 거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