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맥스 퍼킨스(콜린 퍼스)가 작가 토머스 울프(주드 로)의 원고를 소리 내어 읽는다. 한 남자가 여자를 보고 사랑에 빠지는 대목이다. 담배 연기와 옷, 팔과 눈을 묘사하는 …
편집자 맥스 퍼킨스(콜린 퍼스)가 작가 토머스 울프(주드 로)의 원고를 소리 내어 읽는다. 한 남자가 여자를 보고 사랑에 빠지는 대목이다. 담배 연기와 옷, 팔과 눈을 묘사하는 말들이 길게 이어진다. 충분히 아름답게 들렸는데, 편집자는 그 문장을 그대로 두자고 하지 않는다. 울프는 자기 글이 마음에 들지 않느냐고 묻는다. 마음에 든다면서 지우자니, 작가에게는 좀처럼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다.
〈지니어스〉의 두 사람은 이 간격에서 함께 일한다. 원고를 세상에 내놓고 싶다는 바람은 같아도 지금 종이 위에 있는 문장을 대하는 마음은 다르다. 쓴 사람에게는 자신이 발견하고 붙잡아둔 것이고, 읽는 사람에게는 아직 다듬을 여지가 있는 것이다. 같은 책을 사랑하는 일이 같은 판단을 뜻하지 않는다는 데서 이들의 협업이 시작된다.
이 편집 장면이 흥미로운 까닭은 원문을 무가치한 것으로 취급하지 않기 때문이다. 관객도 퍼킨스의 목소리를 따라 문장의 풍성함을 듣는다. 그러고 나서 덜어내자는 제안을 만난다. 처음부터 형편없는 글이라면 고치자는 말을 받아들이기 쉽겠지만, 이미 마음을 움직인 글이기에 없애는 일이 아깝게 느껴진다.
두 사람이 손보는 동안 묘사는 줄어들고, 남자가 여자를 보고 빠르게 사랑에 빠졌다는 사건이 앞으로 나온다. 장식이 줄어든 자리에 감정이 남는지 직접 들어볼 수 있다. 관객은 편집 전후를 비교하며 판단하게 된다. 원문을 좋아했던 마음을 버리지 않아도, 달라진 문장에서 새롭게 들리는 것이 있다.
마이클 그랜디지 감독도 이 장면에서 관객이 첫 문장을 좋아하면서 나중의 짧아진 문장에도 마음을 줄 수 있기를 바랐다고 설명했다. 단순히 긴 글을 짧게 만드는 솜씨를 자랑하는 장면은 아니다. 무엇에 마음이 끌렸는지 알고, 그 매력을 다른 형태로 남길 수 있는지 시험한다. 편집자의 연필이 설득력을 얻으려면 작가가 소중히 여기는 것을 먼저 알아들어야 한다.
울프가 처음 느낀 서운함에도 이유가 있다. 자기 문장을 좋아하는 사람이 나타났다는 기쁨과, 그 사람이 문장을 바꾸라고 요구할 때의 불편함은 멀리 떨어져 있지 않다. 인정받고 싶어 가져온 원고가 인정받았기 때문에 수정의 대상이 된다. 책을 내는 일은 칭찬을 받는 순간에 끝나지 않는다.
주드 로의 울프는 넘치는 에너지를 숨기지 않는다. 말하고 움직이며 주위의 시간을 끌어당기는 인물이다. 반면 콜린 퍼스의 퍼킨스는 상대적으로 절제된 태도를 보인다. 두 배우를 함께 보면 원고에 문장을 계속 더하려는 사람과 그 문장을 살펴보려는 사람이 각기 다른 속도로 살아가는 것처럼 느껴진다.
감독은 울프 역에 필요한 것은 몸의 크기보다 인물의 내적인 규모였다고 설명했다. 연극에서 함께 작업했던 주드 로에게는 과감하게 밀고 나가고, 연출가를 믿으며 조율할 수 있는 면이 있었다. 영화 속 작가와 편집자의 관계를 연기하는 데에도 상대에게 풍부한 것을 내놓고 다시 반응하는 일이 필요했던 셈이다.
그랜디지는 편집자의 일에서 연출가의 일을 보았다고 했다. 뛰어난 재능을 가진 사람과 신뢰를 쌓은 뒤, 그가 하는 일을 다듬어 관객에게 내놓도록 돕는 과정이다. 이 설명은 퍼킨스를 작가의 폭주에 제동만 거는 사람으로 보지 않게 한다. 누군가의 글을 오래 읽고 가능성을 발견하는 일에도 강한 욕망과 취향이 필요하다.
그렇다고 차분한 사람이 늘 옳고 활발한 사람이 늘 수정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영화 속 책은 울프가 내놓는 말이 없으면 만들어질 수 없다. 퍼킨스의 태도만 따라가면 지워야 할 것이 너무 많아 보일 수 있고, 울프의 기세만 따라가면 무엇을 남길지 결정하기 어려워진다. 한쪽이 다른 쪽을 닮는 것보다 두 사람 사이에 오가는 반응이 중요하다.
두 사람이 원고에 빠져 있을 때, 그만큼 기다려야 하는 사람들이 있다. 울프의 연인이자 후원자인 앨린 번스타인(니콜 키드먼)은 무대의상을 만드는 사람이다. 퍼킨스의 아내 루이즈(로라 리니) 역시 글을 쓰는 인물이다. 작가와 편집자가 작업을 위해 모든 시간을 쓰겠다고 할 때, 그 결정은 둘만의 생활을 바꾸는 데 그치지 않는다.
앨린이 의상을 맡은 공연에 울프가 와주지 못하는 일은 그런 차이를 보여준다. 울프의 책에는 긴 시간이 필요하지만 앨린의 작업에도 함께해주기를 바라는 날이 있다. 한 사람의 몰두를 위대한 창작의 과정으로 보는 동안 다른 사람의 중요한 순간은 지나간다. 그녀의 불만을 두 남자의 우정을 향한 질투로만 부르면 이 구체적인 손해가 사라진다.
루이즈를 연기한 로라 리니도 이 인물을 남편을 이해하는 아내이자 자신의 예술 활동에서 뒤로 밀려난 사람으로 보았다. 남편의 일을 존중한다는 사실과 그 일이 자기 삶을 잠식하는 데 지친다는 사실은 함께 있을 수 있다. 원고를 줄이거나 늘리는 문제를 넘어, 이 책을 만드는 동안 누구의 일이 먼저 취급되는지가 드러난다.
퍼킨스와 울프에게 집중했던 관객도 이 여성들이 등장하면 한 걸음 물러서게 된다. 함께 일하는 즐거움에 너무 깊이 빠져 있는 사람은 자신이 얼마나 많은 것을 받아가고 있는지 놓칠 수 있다. 책이 완성됐을 때 표지에 실리는 이름과 그 책을 위해 시간을 내준 사람의 범위는 일치하지 않는다.
퍼킨스에게는 자신의 손길이 책을 더 좋게 만들었는지, 그저 다르게 만들었는지 의심하는 마음이 있다. 편집자가 늘 확신에 차서 정답을 아는 사람이라면 필요 없는 고민이다. 좋은 결과를 원한다고 해서 자신이 제안한 변화의 가치를 미리 보장할 수는 없기 때문에 생기는 질문이다.
이 의심을 알고 처음의 문장 교정으로 돌아가면, 두 사람이 한 일이 조금 다르게 보인다. 울프는 자기가 쓴 것을 내놓았고, 퍼킨스는 바꾸자는 판단을 내놓았다. 어느 쪽도 상대에게 무언가를 건네지 않고 책을 완성할 수 없었다. 인정받고 싶다는 마음과 손대지 말았으면 하는 마음 사이에서, 함께 일하기 위해 계속 조정해야 했다.
제목의 천재가 누구인지 한 명을 고르는 것보다 이 과정을 보는 편이 흥미롭다. 출간된 책에서는 보이지 않는 대화와 망설임, 다른 사람에게 미룬 약속이 그 뒤에 있다. 아름다운 문장을 읽은 뒤 연필을 드는 퍼킨스의 손은 그 복잡한 일의 시작이다.
◆ 사랑에 빠지는 대목의 편집 전후를 들어보자. 무엇이 사라지고 무엇이 또렷해졌는지 비교해보자. 짧은 쪽이 무조건 낫다고 정하기보다, 처음 마음에 들었던 이유가 수정 뒤에도 남는지 느껴보면 두 사람의 고민에 참여할 수 있다.
◆ 두 배우가 서로의 속도에 반응하는 모습을 보자. 울프가 크게 말하고 움직일 때 퍼킨스는 어떻게 듣는지, 편집자의 제안에 작가는 어떻게 반응하는지 살펴보자. 조용함과 활발함이라는 성격 소개를 넘어 협업의 리듬이 보인다.
◆ 앨린의 공연과 루이즈의 일을 기억하자. 두 남자가 원고에 쓰는 시간이 다른 사람에게는 어떤 기다림이 되는지 살펴보자. 주변 인물도 자기 작업을 가진 사람이라는 사실이 책의 완성을 바라보는 시선을 넓힌다.
◆ 퍼킨스의 확신과 망설임을 함께 보자. 연필로 지우는 행동만큼 자기 판단을 의심하는 순간도 중요하다. 타인의 목소리를 살리려는 사람이 어디까지 개입할 수 있을지 생각해볼 수 있다.
◆ 〈디셉션〉(2021), 아르노 데플레생 감독. 작가가 주변 사람과 나눈 대화를 작품으로 옮긴다. 글을 만드는 사람의 자유와 그 글에 얽힌 다른 사람의 삶이 어디서 충돌하는지 이어서 생각해볼 수 있다.
◆ 〈오마주〉(2021), 신수원 감독. 영화감독이 오래된 영화를 복원하면서 잊힌 작업자들의 흔적을 찾는다. 완성된 작품의 이름 뒤에 있는 협업과 노동을 살펴본다는 점에서 편집자의 시간을 다룬 〈지니어스〉와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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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AI의 도움을 받아 작성하고 편집 검수를 거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