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사람에게 해줄 수 있는 일이 너무 적을 때 | MovieLAB LAB

일정을 맞춰야 하는 연예인과 규정 속도를 지키는 매니저가 한 차에 타고 있다. 민재(신민재)는 급하고, 운전하는 승환(백승환)은 원칙을 굽히지 않는다. 과속하지 않는 것이 맞는데…

좋아하는 사람에게 해줄 수 있는 일이 너무 적을 때 | MovieLAB LAB

일정을 맞춰야 하는 연예인과 규정 속도를 지키는 매니저가 한 차에 타고 있다. 민재(신민재)는 급하고, 운전하는 승환(백승환)은 원칙을 굽히지 않는다. 과속하지 않는 것이 맞는데도 일을 하는 두 사람은 자꾸 부딪친다. 〈근본주의자〉의 난처한 웃음은 승환이 잘못된 규칙을 고집해서 생기지만은 않는다. 옳다고 배운 대로 하는 사람이 누군가의 사정을 맞춰줘야 하는 일을 맡았을 때, 당연한 것들이 더는 당연하게 통하지 않는다.

승환은 결국 매니저 일을 그만두고 부모의 붕어빵 장사를 잇는다. 이제 연예인의 기분을 살피며 차를 몰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사람 때문에 흔들리는 일은 직장을 바꾼다고 끝나지 않는다. 식당에서 일하는 진주(이진주)를 좋아하게 되면서, 승환은 자신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더해 그 사람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도 생각해야 한다. 자기 행동을 단속하는 데 익숙한 사람에게 누군가의 어려움에 끼어드는 일은 또 다른 문제다.

급한 손님과 느긋할 수 없는 운전자

고봉수 감독이 놓아둔 첫 직업이 매니저라는 점은 중요하다. 승환의 업무에는 차를 운전하는 기술뿐 아니라 민재가 원하는 때에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이 들어 있다. 규칙을 지키는 일과 고용주의 요구를 따르는 일이 서로 어긋날 수밖에 없는 자리다. 민재의 조급함이 운전석에 전달될 때, 승환은 둘 중 하나를 골라야 하는 사람이 된다.

여기서 승환을 답답하게 느끼는 마음과 민재의 요구에 동의하는 것은 별개다. 규정 속도를 지키는 사람에게 짜증을 낸다고 그 규칙이 틀린 것은 아니다. 반대로 승환이 옳은 말을 한다고 해서 민재와 하루를 무사히 보낼 방법까지 생기는 것도 아니다. 두 사람이 함께 일하기 어려운 이유를 보면, 고집 센 성격이라는 말만으로는 놓치는 것이 있다. 한 사람은 재촉할 수 있고 다른 사람은 그 재촉을 받으며 일을 해야 한다.

담배를 피우고 싶은 유혹도 이런 일상 속에 들어온다. 승환은 자신의 생활에 분명한 금기를 두고 사는 사람이지만, 스트레스를 견디는 몸까지 명령대로 움직이지는 않는다. 담배를 거절하는 것과 담배 생각이 나지 않는 것은 다르다. 피우지 않으려 애쓰는 모습에는 지키는 원칙만큼 그를 지치게 한 하루도 묻어난다. 제목의 거창한 말은 그렇게 작은 생활 속 곤란으로 내려온다.

붕어빵을 팔면 달라지는 것

부모의 장사를 이어받는 것은 승환이 새로 생활을 꾸리는 방법이다. 영화는 그에게 멋진 직업을 찾아주기보다 당장 할 수 있는 일을 준다. 붕어빵을 만들어 팔고, 주변의 식당에서 일하는 사람에게 마음이 간다. 진주와 승환의 관계가 놓이는 곳도 특별한 데이트 장소에 앞서 각자가 먹고살기 위해 오가는 공간이다.

이 두 사람을 바라볼 때는 노동하는 사람과 손님으로 만난다는 사실을 생각해볼 만하다. 승환에게 진주를 만나는 식당은 반가운 곳이지만, 진주에게는 일을 해야 하는 곳이다. 같은 시간을 보내도 한쪽은 호감을 느끼고 다른 쪽은 업무를 처리해야 할 수 있다. 가까이서 자주 보는 것과 상대의 생활을 잘 아는 것은 아직 다르다.

승환이 진주의 걸레질을 보고 자기가 먹은 자리를 정리하는 행동은 그 차이를 조금 줄인다. 마음을 전할 말을 찾기 전에 상대가 해야 하는 일을 하나 덜어주는 것이다. 거창한 도움은 아니고, 그것으로 진주의 사정이 나아지는 것도 아니다. 다만 좋아하는 사람을 바라보던 시선이 그 사람의 일로 옮겨간다. 자기 몫의 일을 잘하는 것에 더해 남이 맡은 일도 보게 되는 순간이다.

이런 행동에는 성과를 확인하기 어렵다는 특징도 있다. 자리를 치웠다고 진주가 승환을 좋아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 상대가 편해지도록 하는 일과 상대의 마음을 얻는 일을 같은 계산으로 묶을 수 없기 때문이다. 짝사랑은 승환에게 행동할 이유를 주지만, 그 행동에 어떤 대답이 돌아와야 하는지까지 정해주지는 않는다.

진주에게는 먼저 갚아야 할 돈이 있다

진주는 빚 때문에 곤란한 처지에 있다. 일을 하고 있어도 당장 돈이 필요하고, 지인을 통해 만난 남자(고주환)는 그에게 이상한 제안을 한다. 승환이 진주를 좋아하는 마음과 별개로, 진주에게는 해결해야 할 현실이 진행 중이다. 그가 누구를 만나는지에 관심을 가질수록 승환이 알게 되는 것도 연애 상대의 취향만은 아니다.

승환에게 진주와의 만남이 설레는 가능성이라면, 진주는 돈을 어떻게 마련할지부터 생각해야 한다. 승환의 호감이 진주에게도 같은 무게를 가진다고 말할 수는 없다. 붕어빵 장사를 시작한 승환에게는 남의 빚을 해결해줄 여유도 넉넉하지 않다. 그가 바라는 관계와 진주가 당장 해결해야 할 문제를 나란히 놓고 보게 된다.

그래서 승환의 마음을 응원하는 것만으로는 이 만남을 충분히 볼 수 없다. 그가 상대에게 해주고 싶은 일과 진주에게 필요한 일이 같은지 살펴야 한다. 진주가 다른 남자를 만나는 상황을 단지 승환의 연애에 생긴 장애물로 보면, 돈이 급한 진주의 사정은 다시 뒤로 밀린다.

차 안에서 원칙을 지키던 승환과 식당에서 자리를 치우는 승환은 같은 사람이다. 앞에서는 타인의 요구를 거절하고, 뒤에서는 시키지 않은 일을 한다. 상대에게 맞춰주는 것이 늘 좋은지, 자기 방식을 고수하는 것이 늘 나쁜지 한꺼번에 판정하기 어려운 이유다. 그가 무엇을 지키려는지와 눈앞의 사람이 어떤 처지인지 함께 볼 때, 고집 센 남자의 짝사랑은 조금 더 구체적인 이야기가 된다.

감상 포인트

◆ 민재와 승환이 탄 차. 재촉하는 사람과 운전하는 사람의 요구를 나눠보자. 규정을 지키는 것이 왜 업무 갈등이 되는지 보면 승환의 고집뿐 아니라 두 사람의 고용 관계도 보인다.

◆ 피우고 싶은 담배. 담배를 피울지 말지만 기다리기보다 그런 생각이 들게 한 상황을 함께 보자. 승환의 금기와 실제로 느끼는 스트레스 사이의 차이가 인물을 구체적으로 만든다.

◆ 진주가 일하는 식당. 승환에게 반가운 만남의 장소가 진주에게는 일터다. 그가 진주의 일을 보고 자기 행동을 바꾸는 순간에 주목하면 호감이 배려로 이어지는 작은 변화를 볼 수 있다.

◆ 진주가 처한 경제적 사정. 누구의 마음을 받아줄지보다 당장 무엇을 해결해야 하는 사람인지 생각해보자. 승환의 바람과 진주의 급한 사정이 같은 속도로 움직이지 않는 이유를 이해할 수 있다.

관련 작품

◆ 〈델타 보이즈〉(2017, 고봉수) — 남성 사중창에 도전하려는 사람들에게 노래할 시간과 생업의 문제가 함께 따라붙는다. 하고 싶은 마음을 주변 사람이 감당해야 할 조건과 함께 놓는 같은 감독의 코미디다.

◆ 〈더 테이블〉(2017, 김종관) — 카페의 한 테이블에서 네 번의 만남이 이어진다. 함께 앉아 있어도 만남에 기대하는 것이 다른 사람들을 보며, 호감과 각자의 사정 사이에 생기는 거리를 이어서 살펴볼 수 있다.

이 글은 AI의 도움을 받아 자료 조사와 집필을 진행했으며, 편집 검수를 거쳐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