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도 셋이 모였는데, 찾는 것은 제각각 | MovieLAB LAB

색소폰을 전당포에 맡긴 악사 안(이경영) 앞에 문(김민종)이 나타나 은행을 털자고 제안한다. 보스를 배신하고 총까지 훔쳐온 남자다. 두 사람이 카페에 총을 들고 들어갔을 때는 뜻…

강도 셋이 모였는데, 찾는 것은 제각각 | MovieLAB LAB

색소폰을 전당포에 맡긴 악사 안(이경영) 앞에 문(김민종)이 나타나 은행을 털자고 제안한다. 보스를 배신하고 총까지 훔쳐온 남자다. 두 사람이 카페에 총을 들고 들어갔을 때는 뜻밖에도 마리아(정선경)가 이들을 이용할 생각을 한다. 잃어버린 아이를 찾는 데 두 남자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3인조〉의 세 사람은 이렇게 한패가 된다. 총을 가진 사람이 다른 사람을 뜻대로 움직일 것 같지만, 꼭 그렇게만 흘러가지는 않는다.

안은 음악으로 먹고살기도 벅찬 형편이고, 거친 말을 쏟아내는 문의 꿈은 개그맨이다. 마리아는 이들의 동정심을 자극해 자기 목적에 가까워지려 한다. 서로 다른 바람이 한 여정에 실렸다. 누가 일을 주도하는지, 그 사람을 따라가는 동료는 무슨 생각인지 함께 봐야 하는 범죄 소동이다.

악기를 맡기고 나면 내일은 무엇으로 버나

안이 전당포에 맡긴 것은 여유 있을 때 즐기던 취미용 물건이 아니다. 나이트클럽에서 생계를 이어가던 악사의 색소폰이다. 지금 필요한 돈을 마련하려고 앞으로 돈을 벌 수단을 내놓는다. 무엇을 먼저 해결해도 다른 쪽에 구멍이 생기는 형편이다. 이 구체적인 물건 하나 때문에 안의 생활고가 막연한 불운으로만 보이지 않는다.

색소폰에는 직업 이상의 의미도 있다. 그 악기를 불 때만큼은 안이 어떤 사람인지 설명할 수 있다. 연주가 생계가 되고, 생계가 막히면 연주마저 멈춰야 한다. 이 관계를 생각하면 그가 범죄에 끼어든 모습을 단지 평범한 사람이 갑자기 일탈했다고 받아들이기 어렵다. 해오던 일을 계속할 길이 막힌 사람이 엉뚱한 일을 시작한 것이다.

여기서 문이 건네는 해법이 은행 강도다. 연주하던 사람에게 총을 들고 돈을 빼앗자고 한다. 직업으로 버티기 어려운 형편과 범죄를 해결책으로 내미는 제안 사이에, 안이 받아들여야 할 커다란 비약이 있다. 사정을 이해하는 것과 그다음 선택을 응원하는 마음이 쉽게 일치하지 않는 대목이다.

안에게는 딸도 있다. 범죄가 시작되었다고 그가 아버지라는 사실까지 사라지지는 않는다. 일행이 함께 움직이는 동안에도 안의 관심은 딸에게 향한다. 남을 위협하는 강도와 자기 아이를 걱정하는 아버지가 한 사람이라는 점이 불편하게 남는다. 아이에게 돌아가기를 바라면서도, 그가 다른 사람에게 하는 일은 계속 지켜봐야 한다.

개그맨이 되고 싶은 남자의 거친 입

문은 안과 출발부터 다르다. 조직에 있던 그는 보스를 배신하고 뛰쳐나온다. 삶의 터전이 허물어져 끌려온 안 옆에, 먼저 기존 관계를 걷어차버린 남자가 선다. 같은 도주에 끼었어도 위험을 대하는 태도까지 같을 수는 없다. 범죄에 익숙하다는 사실이 그 사람의 미래까지 분명하게 만들어주는 것도 아니다.

문의 꿈이 개그맨이라는 점은 이 거친 인물을 쉽게 분류하지 못하게 한다. 욕설을 내뱉고 총을 다루는 사람에게, 남을 웃겨서 살아보고 싶은 바람이 있다. 돈을 많이 벌겠다는 욕심도 그 꿈에 붙어 있다. 웃음을 일으키는 일을 돈벌이로 삼고 싶은 셈인데, 지금 하는 일은 그 어느 쪽으로도 안전한 길이 아니다.

그 어긋남 때문에 문을 보고 웃는 마음에는 망설임이 섞인다. 우스운 꿈이라서 웃는 것과, 꿈에 다가가는 방법이 어처구니없어서 웃는 것은 다르다. 개그맨이 되겠다는 바람 자체는 범죄와 아무 상관이 없다. 그런데 꿈을 말하는 인물과 지금 행동하는 인물이 한 사람이라, 앞날을 장담하는 말이 얼마나 허망해질 수 있는지도 보인다.

그렇게 거침없던 문은 마리아 앞에서 말을 더듬는다. 다른 사람을 위협할 때의 기세와 관심 있는 사람 앞에서의 태도가 다르다. 문을 용감한 사람이라고 한마디로 정리하지 못하게 하는 틈이다. 총이 있다고 모든 상황에서 자신만만해지는 것은 아니다. 상대가 바뀌자 도움이 되지 않는 힘도 있다.

이 차이를 알고 보면 세 사람의 대화에서 누가 주도권을 잡는지도 궁금해진다. 위험한 일을 먼저 제안한 문이 관계 안에서도 늘 앞서가는 것은 아니다. 안의 사정에 끼어들었던 그가 마리아의 목적에는 휘말린다. 각자의 성격을 소개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한 사람이 다른 사람 앞에서 어떻게 달라지는지 보는 재미가 생긴다.

아기를 안은 여성이 실내에서 앞을 바라보고 뒤쪽에 남자들이 서 있다

마리아는 일행의 목적지를 바꾼다

마리아는 총을 들고 자신의 카페에 들어온 두 남자와 뜻을 합친다. 위험에 휘말린 사람에게서 동행을 선택하는 사람으로 자리가 달라진다. 아이를 찾아야 한다는 목적이 있기 때문이다. 이들이 마리아를 데려가면서 벌어지는 일을 보는 동시에, 마리아가 이들을 어디로 데려가려는지도 봐야 한다.

이 변화가 세 번째 인물의 몫이다. 범죄를 벌이는 남자 둘의 여정에 여자가 덧붙는 것과, 세 번째 사람이 자기 목적을 가지고 일행을 이용하는 것은 전혀 다르다. 마리아에게 두 남자는 두려운 상대이면서 지금의 사정을 바꿀 가능성이기도 하다. 그녀가 동행한다는 이유만으로 이들의 관계를 곧장 우정이라고 부르기는 이르다.

마리아가 경찰에게 두 남자를 엉뚱하게 설명하는 대목은 그 선택을 코미디로 드러낸다. 최반장(장용)의 머릿속에 그려지는 범인의 얼굴은 실제 안과 문과 다르다. 관객은 이미 두 남자의 모습을 알고 있어서, 설명을 듣고 사건을 파악한다고 믿는 경찰보다 앞서 있다. 한 사람의 말이 다른 사람의 머릿속에서 그럴듯한 그림으로 완성되는 과정이 우스워진다.

그 상상 속 안과 문을 서경석과 이윤석이 연기한다. 같은 범인에 대한 설명인데 전혀 다른 배우의 얼굴이 나타나는 것이다. 관객에게 인물을 잘못 알아보라고 요구하는 대신, 잘못 알아보는 사람이 누구인지 보여준다. 마리아는 총으로 위협하는 두 남자 옆에서 말로 상황을 바꾼다. 세 번째 동료에게도 이 소동을 움직일 능력이 있다.

어두운 식탁 양쪽에 앉은 두 남자가 몸을 기대고 있다

뒤쫓는 쪽도 하나가 아니다

일행을 쫓는 사람들은 경찰만이 아니다. 문에게 배신당한 조직도 복수하려 하고, 군 입대를 피한 문을 잡으려는 헌병대까지 가세한다. 셋이 함께 벌인 일만으로 설명되지 않는 위험이 여정에 붙는다. 동료 한 명에게 있던 과거의 문제가 나머지 사람들의 도주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렇게 추격하는 쪽이 늘어나면 총을 가졌다는 사실도 든든한 보장이 되지 못한다. 문이 보스에게서 빼앗아온 무기는 새로운 범죄를 가능하게 했지만, 바로 그 배신 때문에 조직의 추적도 뒤따른다. 손에 넣은 수단과 그것 때문에 생긴 위험을 떼어놓을 수 없다. 새로운 삶을 시작하겠다고 뛰쳐나온 사람이 이전의 관계에 계속 붙잡힌다.

관객은 누구에게 잡히느냐에 따라 셋의 처지가 달라질 수 있음을 생각하게 된다. 경찰은 사건을 쫓고, 조직은 배신한 문을 쫓는다. 목표가 다른 추격자들이 같은 일행에게 접근한다. 이 차이 때문에 도망가는 사람의 계획만 따라갈 수 없고, 뒤에서 다가오는 위험도 각각 살펴야 한다.

〈3인조〉가 만든 일행에게는 만난 뒤의 시간만큼 만나기 전의 생활이 중요하다. 그 생활이 바뀌기를 바라서 뭉쳤는데, 이전에 벌어진 일들까지 함께 짊어진다. 누군가의 동료가 된다는 것은 그 사람이 원하는 일뿐 아니라 그 사람을 뒤쫓는 것까지 떠맡을 수 있다는 뜻이다. 셋이 한꺼번에 달아나는 모습을 보면서도 한 사람씩 신경 쓰게 되는 까닭이다.

감상 포인트

◆ 색소폰의 자리 — 안에게 악기가 생계와 어떻게 연결되는지 보자. 가진 물건 하나가 줄어드는 일이 앞으로의 생활을 더 어렵게 만든다. 범죄에 끼어들기 전의 직업을 기억하면, 그가 되찾고 싶어 하는 삶이 구체적으로 다가온다.

◆ 문의 꿈과 현재 행동 — 개그맨이 되겠다는 바람을 거친 말과 나란히 들어보자. 웃기고 싶은 사람과 위협하는 사람이 한 인물 안에 있다. 꿈 자체를 비웃기보다 그 꿈에 다가가는 방식이 왜 이렇게 되었는지 생각하게 된다.

◆ 마리아의 목적 — 마리아가 함께 움직이는 이유를 놓치지 말자. 두 남자의 일에 끌려다니는 인물로만 보면 아이를 찾으려는 그녀의 선택을 지나치게 된다. 셋이 같은 장소에 있어도 같은 일을 바라는 것은 아니다.

◆ 실제 범인과 상상 속 범인 — 마리아의 설명을 들은 최반장이 어떤 얼굴을 떠올리는지 보자. 이미 진짜 안과 문을 아는 관객에게는 경찰의 착각이 보인다. 인물의 외모를 바꾸는 짧은 장난이 누가 상황을 잘못 이해하고 있는지 알려준다.

관련 작품

◆ 〈공동경비구역 JSA〉 (2000, 박찬욱) — 서로 다른 소속의 병사들이 가까워지는 과정을 다룬다. 함께 있다는 사실만으로 안전해질 수 없는 사람들의 관계를, 〈3인조〉의 불안한 동행과 비교해볼 수 있다. 우스운 순간이 인물에 대한 걱정을 키운다는 점에서도 이어볼 만하다.

◆ 〈심판〉 (1999, 박찬욱) — 시신의 신원을 두고 가족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다투는 단편이다. 〈3인조〉에서 누군가에게 돌아가고 싶었던 가족이라는 관계가, 이 작품에서는 서로 앞세우는 주장이 된다. 같은 감독이 가족과 웃음을 얼마나 다르게 엮는지 살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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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연구와 집필 과정에서 AI 도구의 도움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