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영화에 주차요금 시비를 들여온 감독 | MovieLAB LAB

인권을 다루는 영화에 참여하면서 박광수는 주차요금을 두고 다투는 남녀를 골랐다. 〈여섯 개의 시선〉에 실린 〈얼굴값〉이다. 큰 사건이 일어나는 곳 대신 장례식장의 주차 정산소가 …

인권영화에 주차요금 시비를 들여온 감독 | MovieLAB LAB

인권을 다루는 영화에 참여하면서 박광수는 주차요금을 두고 다투는 남녀를 골랐다. 〈여섯 개의 시선〉에 실린 〈얼굴값〉이다. 큰 사건이 일어나는 곳 대신 장례식장의 주차 정산소가 등장한다. 일하는 여성과 그곳을 지나가는 남자가 주고받는 말 속에서, 외모로 사람을 판단하는 문제가 드러난다.

박광수는 참여 감독 중 가장 연장자인 자신이 무거운 이야기를 맡으리라고 주변에서 생각했을 것이라 말했다. 그가 관심을 둔 것은 너무 흔해서 문제로 여기지 않는 일이었다. 익숙한 시비가 벌어지고 나서야 말의 밑바닥이 보이는 영화. 감독은 인권이라는 주제를 먼저 설명하지 않아도 영화를 본 뒤 차별의 의미가 다가올 수 있기를 바랐다.

〈얼굴값〉의 선택에는 관객과 대화하는 방식을 바꾸어보려는 감독의 관심이 있다. 남의 잘못을 알고 극장에 들어오는 것과, 이야기를 따라가다가 일상적인 말에 포함된 판단을 알아차리는 것은 다른 경험이다. 박광수는 그 알아차림에 이르기까지 영화가 어떤 재미를 줄 수 있는지 생각했다.

요금을 따지던 말이 외모를 향할 때

〈얼굴값〉에서 남자를 연기하는 지진희와 요금 정산원을 연기하는 정애연은 좁은 공간에서 시비를 주고받는다. 주차요금에 관한 불만이 어느 순간 상대의 얼굴을 평가하는 말이 된다. 업무를 처리하는 사람에게, 그 일과 상관없는 외모 판단이 끼어드는 것이다.

박광수는 통상적으로 떠올리는 차별에서 조금 비켜난 사례를 고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예쁜 얼굴을 가졌다는 이유도 타인이 그 사람의 생활과 직업을 멋대로 짐작하는 구실이 될 수 있다. 그 판단이 호의처럼 시작되든 모욕으로 튀어나오든, 당사자의 말보다 얼굴을 보고 만든 생각이 먼저 놓인다는 문제가 남는다.

감독은 이런 내용을 교훈적으로 만드는 일이 만드는 사람과 보는 사람 모두에게 힘들 수 있다고 말했다. 그래서 〈얼굴값〉은 말다툼을 벌이는 두 사람을 따라가게 한다. 관객은 요금을 둘러싼 일이 어떻게 끝날지 기다리면서도, 남자의 말이 언제 본래의 용건을 벗어났는지 알아차릴 수 있다. 장면 속 시비를 좇는 재미와 그 말이 불편해지는 순간이 나란히 진행된다.

단편의 공간은 작지만, 상대의 얼굴을 보고 아는 척하는 말은 넓은 일상으로 이어진다. 영화가 끝난 뒤 되돌아볼 것은 특별히 악한 사람이 어떤 악행을 저질렀느냐만이 아니다. 정산원에게 건네는 말 가운데 무엇을 자연스럽게 지나쳤는지, 처음에는 왜 그것이 시비의 일부로만 들렸는지도 다시 생각할 수 있다.

연출부 모두를 조감독이라 부르다

박광수가 자기 영화의 판단을 다른 사람들과 나누는 방식도 흥미롭다. 그는 연출부를 여러 서열의 호칭으로 나누는 대신 모두 조감독이라고 불렀다고 회고했다. 사람을 만나는 일도 함께하고, 각각의 사안을 공개해 의논했다. 구성원들이 저마다 감독인 것처럼 책임을 느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 방식에서 호칭과 실제 일은 떨어져 있지 않다. 어떤 판단이 나왔는지 알고 그 과정에 참여해야, 현장에서 생기는 문제에 자기 생각을 보탤 수 있다. 감독 한 사람의 머릿속에만 있던 사정이 동료에게도 알려지는 셈이다. 박광수의 회고는 후배 감독이 몇 명 나왔는지를 세는 것보다,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 무엇을 알고 무엇에 책임졌는지를 보게 한다.

〈얼굴값〉이 속한 옴니버스에서도 관객은 같은 주제에 관한 서로 다른 선택을 만난다. 한 사람은 학생을, 다른 사람은 이동의 어려움을, 박광수는 요금 시비를 고른다. 감독마다 다른 접근이 한 작품 안에 놓이므로, 하나의 주제를 반드시 같은 무게와 말투로 다룰 이유가 없다. 박광수에게 주어진 짧은 시간은 자신의 방법을 시험할 자리가 되었다.

컨테이너 밖에는 광안대교가 보인다

〈눈부신 날에〉를 준비할 때 박광수는 평소 부산을 오가며 보아둔 장소를 영화의 주요 공간으로 골랐다. 광안대교가 훤히 보이는 곳이었다. 아름다운 경치를 발견한 감독은 그 풍경 앞에, 박신양이 연기하는 우종대가 사는 컨테이너를 놓았다. 생활하는 자리와 바라보이는 경치가 쉽게 어울리지 않는다.

종대는 거칠고 궁핍한 생활을 하다가 자신을 찾아온 아이와 관계를 맺는다. 감독은 쓰레기장 같은 곳에서 살아가는 인물이 아이 때문에 달라지는 모습을 그리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 공간 밖에는 사람들이 휴양을 위해 찾는 바다가 있다. 같은 장소를 누군가는 좋은 경치로 누리지만, 종대에게는 하루를 보내는 집의 바깥이다.

박광수는 이 영화를 제안받았을 때 이야기의 재미에 끌렸다고 말했다. 이전보다 관객과 함께 호흡할 방법을 고민하던 시기였다. 이 설명을 알고 공간을 보면, 사회적 차이를 알려주는 배경과 인물에게 마음을 쓰게 하는 배경이 함께 있음을 느낄 수 있다. 화려한 다리와 초라한 거처의 차이는 눈에 먼저 들어오지만, 관객이 계속 보고 싶은 것은 결국 그 집에서 사람이 어떻게 달라지는가 하는 일이다.

영화 속 집을 기억해두면 부산의 경치를 다시 보는 재미도 생긴다. 화면 밖에서 그곳을 고를 때 감독이 눈여겨본 바다와 다리는, 화면 안에서는 종대의 생활을 둘러싼 풍경이 된다. 멀리 보이는 좋은 경치와 가까이 놓인 살림을 함께 보자. 그 사이에서 인물을 어느 쪽에 더 가까이 두고 바라보게 되는지가 달라진다.

감상 포인트

◆ 말의 용건이 바뀌는 순간 — 〈얼굴값〉에서 주차요금에 관한 말이 외모를 향하는 지점을 들어보자. 한 사람이 업무를 설명하고 있는데 다른 사람이 전혀 다른 기준으로 상대를 판단한다면, 대화가 어긋나는 이유도 달리 들린다.

◆ 창구 양쪽의 자리 — 정산소 안에서 일하는 사람과 그곳을 지나가는 사람의 위치를 보자. 둘은 같은 시비에 묶이지만 한쪽에게는 일터이고 다른 쪽에게는 잠시 거치는 장소다. 누가 대화를 끝내고 떠날 수 있는지까지 생각하면 말다툼의 조건이 더 분명해진다.

◆ 같은 주제의 다른 말투 — 〈여섯 개의 시선〉에서 〈얼굴값〉과 앞뒤 단편의 분위기를 비교해보자. 인물을 따라가는 시간과 사건을 알려주는 방식이 달라질 때, 차별을 알아차리는 순간도 어떻게 바뀌는지 살필 수 있다.

◆ 집 가까이, 풍경 멀리 — 〈눈부신 날에〉에서 종대의 거처와 그 밖으로 보이는 다리·바다를 함께 살펴보자. 경치에 먼저 눈이 갔다가 사람이 사는 자리로 시선을 옮기면, 같은 공간의 아름다움과 궁핍함을 동시에 느끼게 된다.

관련 작품

〈여섯 개의 시선〉(2003), 박광수 외 — 〈얼굴값〉은 일상의 작은 시비에서 외모에 대한 판단을 끌어낸다. 다른 감독의 단편과 함께 보면, 같은 제작 제안에서 얼마나 다른 이야기와 리듬이 나오는지 비교할 수 있다.

〈눈부신 날에〉(2007), 박광수 —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이 한 남자의 생활을 바꾸는 이야기다. 컨테이너와 바다의 관계를 눈여겨보면, 감독이 찾아낸 장소가 인물의 처지와 감정에 어떻게 보탬이 되는지 살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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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AI의 도움을 받아 작성했으며, 무비랩이 검토·편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