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 온 화이트〉의 빛은 점점 밝아지지만, 그 안에서 벌어지는 일은 편안해지지 않는다. 테오 코트는 어두운 실내에서 출발해 후반에는 거칠고 메마른 밝음에 이르기를 원했다. 사…
〈화이트 온 화이트〉의 빛은 점점 밝아지지만, 그 안에서 벌어지는 일은 편안해지지 않는다. 테오 코트는 어두운 실내에서 출발해 후반에는 거칠고 메마른 밝음에 이르기를 원했다. 사진사가 아름다운 화면을 만드는 이야기에서 감독은 빛을 늘리는 일이 무엇을 드러내는지 생각했다.
촬영감독 호세 앙헬 알라욘과 나눈 대화에는 촛불과 횃불, 티에라델푸에고의 낮게 비치는 햇빛이 있었다. 인물의 시대에 있었을 법한 빛을 가져오되, 실내와 바깥의 차이를 크게 두려 했다. 어둠 속에서는 보이는 것을 찾게 되고, 환한 곳에서는 보이는 것으로부터 시선을 피하기 어려워진다.
영화의 사진사 페드로(알프레도 카스트로)는 결혼사진을 찍으러 낯선 땅에 도착한다. 카메라를 가진 사람에게는 대상을 고르고 배치할 힘이 있다. 그러나 그 역시 자신을 고용한 권력 안에서 일한다. 테오 코트는 이 모순된 사람을 만들기 위해 배우와 각본을 읽고, 빛과 풍경을 촬영팀과 골랐다. 말수 적은 인물의 얼굴 주변에 많은 것을 놓는 작업이었다.
테오 코트는 2012년 첫 각본을 알프레도 카스트로에게 보냈다. 배우가 관심을 보이고 지지한 뒤부터는 그를 염두에 두고 인물을 발전시켰다. 감독이 좋아한 것은 눈빛과 표정에 남는 모호함이었다. 카스트로의 얼굴은 속마음을 한눈에 정리하기 어려운 인물에게 어울렸다.
둘은 여러 차례 만나 각본을 읽었다. 감독은 그 과정에서 사진사에게 일정한 거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페드로가 주변을 바라보는 방식과 영화가 사건에 다가가는 거리가 연결된다. 그의 욕망은 자기 입으로 설명하는 말보다 그가 만들어내는 이미지에 드러나도록 했다.
사진을 준비하는 페드로를 보고 있으면 사람과 직업을 따로 떼어놓기 어려워진다. 그는 무엇을 아름답게 만들려 하는가. 그 과정에서 누구를 움직이고 어떤 모습을 선택하는가. 얼굴만 살펴서는 알기 어려웠던 관심이 일하는 행동에 나타난다. 관객도 표정에서 답을 찾다가 그가 화면 안에 배치하는 대상으로 시선을 옮기게 된다.
카스트로를 위한 인물을 만든다는 것은 배우에게 모든 감정을 크게 보여달라고 주문하는 일과는 거리가 있었다. 감독은 그 얼굴의 불분명함을 남기고, 사진을 만드는 과정을 함께 보게 했다. 페드로가 상대를 바라보는 눈과 사진의 모양을 나란히 놓으면 한쪽에서 감춰진 것이 다른 쪽에서 보일 수 있다.
호세 앙헬 알라욘은 촬영과 함께 제작에도 참여했다. 두 사람은 당시의 실내에 있었을 조명과 그 땅의 자연광을 어떻게 쓸지 오래 이야기했다. 테오 코트는 태양이 옆에서 비치는 티에라델푸에고의 빛을 특히 아름답게 여겼다. 장소가 제공하는 빛은 과거를 재현할 재료이면서 화면을 매혹적으로 만드는 조건이었다.
어두운 실내를 만드는 데에는 네덜란드 바로크 회화도 참고했다. 렌즈는 1970년대의 것을 사용하며 빛의 한계를 시험했다. 감독은 비슷하게 느껴지는 고화질 화면과 다른 감촉을 찾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선명하게 다 보이는 화면을 얻는 것보다 빛과 어둠 사이에서 인물이 어떻게 느껴지는지가 중요했다.
이 선택을 따라가면 〈화이트 온 화이트〉의 어둠은 정보를 감추는 기능만 하지는 않는다. 빛을 받은 얼굴이나 옷, 주변 사물 가운데 어디가 먼저 눈에 들어오는지 살피게 한다. 사진사도 장면을 고르고 관객도 화면의 일부를 고른다. 아름다운 부분에 눈이 머무는 동안 주변에서 무엇을 놓쳤는지 뒤늦게 돌아볼 수 있다.
실내에서 바깥으로 나갈 때는 그 시선의 조건이 달라진다. 어둠 속에서 겨우 구별하던 몸이 넓은 풍경 안에 놓인다. 방 안의 빛에 집중하던 눈은 사람과 땅 사이의 크기를 보게 된다. 같은 사진사의 일이 좁은 방에서 벌어질 때와 거대한 장소에 놓일 때 다르게 다가온다.
영화의 후반부를 찍은 곳은 티에라델푸에고가 아닌 테네리페섬의 테이데산이었다. 감독은 달 표면을 연상시키는 그 지형 때문에 마지막이 꿈인지 현실인지 모호하게 느껴진다고 설명했다. 영화 속 같은 세계를 만들면서도 촬영지는 하나로 고정하지 않았다.
이 선택은 앞서 익힌 장소의 감각을 흔든다. 인물이 계속 그곳에 있어도 주변의 질감이 달라지면 낯섦이 커진다. 더 밝아진 화면이 친숙함을 주기는커녕 인물을 메마른 곳에 드러낸다. 관객은 사람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와 함께 그 사람을 바라보던 환경이 어떻게 바뀌는지도 느끼게 된다.
테오 코트는 폭력을 자극적으로 보여주지 않으려 멀리서 오래 찍었다고 말했다. 거리를 둔 화면에서는 누군가의 표정에 바로 기대기 어렵다. 대신 인물들이 어디에 있고 어떤 관계로 배치되어 있는지 살피게 된다. 사진사의 눈을 따라가던 관객이 이제는 사진사가 속한 장면 전체를 바라볼 여지가 생긴다.
◆ 얼굴에서 사진으로 — 페드로의 표정을 본 뒤 그가 준비하는 사진의 구도와 대상을 함께 살펴보자. 얼굴에서는 알아채기 어려운 관심이 일하는 방식에서는 얼마나 드러나는지 비교할 수 있다. 사람을 보는 눈이 사진을 만드는 손길과 만나는 지점이다.
◆ 어둠에서 먼저 보이는 것 — 실내 장면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얼굴이나 사물을 찾아보자. 시선이 그곳에 머무는 동안 화면의 다른 부분은 어떻게 느껴지는가. 밝은 부분의 아름다움과 주변의 불편함을 함께 볼 여지가 생긴다.
◆ 밝아진 화면의 메마름 — 실내의 어둠과 후반의 강한 빛을 비교해보자. 더 잘 보이게 됐는데도 마음이 놓이지 않는다면, 인물과 주변 땅의 질감 가운데 무엇이 느낌을 바꾸는지 살펴볼 수 있다.
◆ 멀리 놓인 사람들의 위치 — 긴 화면에서 특정 인물의 얼굴 대신 여러 사람이 서 있는 자리와 간격을 보자. 누가 장면을 정리하고 누가 그 안에 놓이는지 따라가면, 가까운 표정만으로는 붙잡기 어려운 힘의 차이가 나타난다.
〈화이트 온 화이트〉(2019), 테오 코트 — 사진사의 얼굴과 그가 만드는 이미지 사이를 오가며 볼 수 있다. 빛이 변하고 풍경이 달라질 때, 관객이 인물을 판단하는 근거도 어떻게 달라지는지 살펴볼 만하다.
〈존 오브 인터레스트〉(2023), 조너선 글레이저 — 아우슈비츠 수용소 지휘관 가족의 생활을 다룬다. 가해의 질서 가까이에 있는 사람들의 일상을 어떻게 바라볼지, 카메라가 정한 거리와 관객이 느끼는 불편함을 비교하며 이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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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AI의 도움을 받아 작성했으며, 무비랩이 검토·편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