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장교를 연기하는 배우에게 아서 하라리는 자기 목소리로 말해달라고 부탁했다. 〈오노다: 정글에서 보낸 10,000일〉을 준비하며 그가 경계한 것은 군인의 권위를 나타내기 위…
일본군 장교를 연기하는 배우에게 아서 하라리는 자기 목소리로 말해달라고 부탁했다. 〈오노다: 정글에서 보낸 10,000일〉을 준비하며 그가 경계한 것은 군인의 권위를 나타내기 위해 배에 힘을 주어 내는 목소리였다. 지휘하는 사람다운 소리를 먼저 정해두면, 그 소리 안에서 개인의 말투가 사라질 수 있었다.
프랑스 감독이 일본인 배우들과 일본어 영화를 찍는 현장이었다. 말을 이해하고 지시를 전달하는 데 통역이 필요했지만, 감독이 배우에게서 듣고 싶은 것은 이미 익숙한 군인 연기의 소리가 아니었다. 명령을 따르는 사람도 동료와 살아가고, 불안해하며, 자기 생각을 상대에게 납득시키려 한다. 같은 입에서 나오는 말의 차이를 남겨두는 일이 중요했다.
실존 인물 오노다 히로오를 바탕으로 한 이 영화에서 한 사람의 긴 시간을 두 배우가 나누어 맡는다. 젊은 오노다를 연기한 엔도 유야와 나이 든 오노다를 연기한 츠다 칸지 사이에서, 감독은 몸의 변화까지 조율해야 했다. 목소리와 체중을 둘러싼 작은 주문들은 역사적 인물을 화면에 세우는 일이 어떤 협의로 이루어지는지 보여준다.
츠다 칸지는 하라리의 연출을 설명하며, 특정한 연기 기술을 먼저 제한하기보다 인물의 감정을 이야기해주었다고 회고했다. 그런 대화를 통해 자연스러운 연기에 도달했다는 것이다. 군인다운 소리를 피하자는 감독의 큰 방향과, 개별 장면에서 배우가 어떤 마음으로 말할지 찾는 과정이 함께 있었다.
두 배우에게 통역은 단순한 전달 수단 이상의 역할을 했다. 엔도는 통역을 맡은 시부야 유가 영화감독이기도 해서 말의 뉘앙스를 잘 옮겨주었다고 설명했다. 엔도는 함께 작업하면서 말을 다 알아듣지 못해도 감독이 무엇을 원하는지 짐작하게 되었다고도 말했다. 처음부터 같은 언어로 설명을 듣는 현장과는 다른 시간이 필요했던 셈이다.
이 과정을 떠올리면 영화의 대사에서 명령과 대화를 구별해 듣는 재미가 생긴다. 계급과 임무를 내세울 때의 말이 동료에게 생각을 털어놓는 말과 얼마나 다른가. 군인의 목소리가 항상 한 가지라면 두 말은 쉽게 붙어버린다. 자기 목소리로 말해달라는 주문은 그 차이가 드러날 여지를 넓힌다.
엔도는 동료를 맡은 배우와 장면의 심리를 의논했다고도 했다. 특히 동굴에서 지도를 앞에 놓고 이야기하는 대목을 준비하면서 인물들이 무엇을 느끼는지, 그들의 생각이 어떻게 현실과 멀어지는지 함께 짚었다. 배우들에게 지도는 대사를 할 때 손 가까이 놓이는 소품이면서, 두 사람이 같은 생각에 빠져드는 상황을 이해할 단서였다.
엔도는 촬영을 앞두고 몸무게를 줄였다가 하라리에게 다시 조금 늘려달라는 요구를 받았다. 나이 든 오노다를 맡은 츠다의 몸으로 이어지기 어려울 만큼 마른 상태였기 때문이다. 배우 혼자 준비한 몸은 다른 배우의 몸과 함께 놓였을 때 조정할 대상이 되었다.
오랜 시간을 정글에서 지내는 인물을 연기한다면 수척해지는 몸을 먼저 떠올리기 쉽다. 그러나 한 사람의 청년기와 중년을 다른 배우가 맡는 영화에는 또 하나의 조건이 생긴다. 두 사람의 몸이 어떻게 이어질 것인가. 엔도에게 전해진 조정 이유를 보면, 한 배우의 몸을 완성하는 준비가 다른 배우와 연결하는 작업이기도 했음을 알 수 있다.
츠다도 감량한 모습을 감독에게 보여준 뒤 더는 살을 빼지 말라는 말을 들었다고 회고했다. 그의 설명에는 건강을 걱정한 감독의 반응이 포함되어 있다. 정글 생활을 실감 나게 보이게 하는 일과, 배우가 촬영을 이어갈 수 있는 상태를 지키는 일이 현장에서 함께 다뤄졌다.
두 배우가 등장하는 구간을 비교할 때 얼굴이 얼마나 닮았는지만 볼 필요는 없다. 어깨와 옷 사이의 여유, 몸을 세운 모양, 말할 때 얼굴에 실리는 힘도 긴 시간을 연결한다. 젊은 얼굴이 사라진 뒤에도 같은 사람의 습관을 찾으려는 관객의 시선은 계속된다. 감독의 체중 조정은 그 시선이 넘어갈 두 몸을 함께 고려한 선택이었다.
츠다는 역할을 준비하며 무엇을 읽으면 좋을지 감독에게 물었다. 하라리는 각본만 읽으라고 했다. 배우가 전할 인물은 이미 글로 알려진 오노다 전체가 아니라, 이 영화의 장면을 살아갈 사람이었다. 감독이 제시한 출발점은 그 장면들 안에 있었다.
이 주문은 대본의 정보가 배우에게 어떻게 작용하는지 생각하게 한다. 인물의 생애를 알고 연기하면 다음 사건이 어디로 갈지도 미리 알 수 있다. 반면 장면 속 오노다는 눈앞의 동료에게 말하고, 주어진 상황을 판단해야 한다. 관객이 이미 알고 있는 전쟁의 결말과 인물이 현재 받아들이는 현실 사이에는 거리가 있다. 배우의 얼굴은 그 거리를 견디며 장면에 머문다.
완성된 영화를 본 츠다는 자신의 연기가 편집을 거치며 예상과 다르게 연결된 점에 놀랐다고 말했다. 촬영할 때 배우가 붙잡았던 감정은 다른 장면 옆에 놓이면서 다시 읽힌다. 자기 목소리를 내고 자기 몸으로 장면을 살아낸 뒤에도, 그 연기가 영화 전체에서 어떤 시간을 만들지는 편집실에서 계속 결정되고 있었다.
◆ 명령과 의논의 목소리 — 계급이나 임무를 말하는 대목과 동료에게 자기 생각을 설명하는 대목을 비교해보자. 같은 인물이 말해도 목소리의 힘과 상대를 기다리는 시간이 달라지면, 권위를 내세우는 순간과 설득을 바라는 순간이 구별되어 들린다.
◆ 지도 앞의 두 사람 — 동굴에서 지도를 두고 나누는 대화를 살펴보자. 무엇이 지도에 그려져 있는지뿐 아니라 두 사람이 상대의 말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따라가면, 각자의 생각이 둘만의 확신으로 굳어지는 과정이 보인다.
◆ 두 배우 사이의 몸 — 엔도 유야가 연기하는 구간에서 츠다 칸지가 연기하는 구간으로 넘어갈 때 얼굴과 몸을 함께 보자. 외모의 차이가 먼저 눈에 띄는지, 몸을 세우고 말하는 태도에서 앞선 인물이 떠오르는지에 따라 흐른 시간의 느낌도 달라진다.
◆ 말 뒤에 남는 얼굴 — 대사가 끝난 뒤에도 화면에 남는 표정을 살펴보자. 방금 한 말에 단단히 기대는 얼굴인지, 상대의 반응을 기다리는 얼굴인지 비교하면 인물의 확신을 대사의 뜻만으로 판단할 때와 다른 틈이 생긴다.
〈오노다: 정글에서 보낸 10,000일〉(2021), 아서 하라리 — 두 배우가 한 사람의 긴 시간을 나누어 연기한다. 목소리와 몸의 연결을 따라가면, 역사적 인물을 재현하는 일이 장면마다 다른 감정과 동료의 반응을 만드는 과정임을 느낄 수 있다.
〈도쿄 소나타〉(2008), 구로사와 기요시 — 아버지의 실직을 계기로 한 가족의 균열을 다룬다. 가까운 사람에게 자기 처지를 말하지 못하는 가족과 서로의 말에 기대는 정글의 동료들을 비교하면, 한 공간에서 함께 산다는 일의 서로 다른 불안이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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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AI의 도움을 받아 작성했으며, 무비랩이 검토·편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