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 번 읽은 배우와 한 번 보는 관객 사이 | MovieLAB LAB

배우 곽부성은 〈무쌍〉의 각본을 여섯 번 읽고서야 자신이 맡을 인물을 분명하게 이해했다고 말했다. 평소에는 세 번쯤 읽으면 알 수 있었는데 이번에는 달랐다. 감독 장문강은 배우가…

여섯 번 읽은 배우와 한 번 보는 관객 사이 | MovieLAB LAB

배우 곽부성은 〈무쌍〉의 각본을 여섯 번 읽고서야 자신이 맡을 인물을 분명하게 이해했다고 말했다. 평소에는 세 번쯤 읽으면 알 수 있었는데 이번에는 달랐다. 감독 장문강은 배우가 각본을 읽는 일과 관객이 영화를 보는 일을 구분했다. 배우는 이야기를 이해한 뒤에도 장면마다 감정을 어떻게 나눠 연기할지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곽부성이 맡은 리원은 그림을 모사하는 재능을 지녔다. 그 재능 때문에 위조지폐 조직에 들어간 남자가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장문강에게 이 복잡한 이야기를 만든다는 것은 마지막에 밝힐 비밀을 정해두는 일만이 아니었다. 배우는 여러 사정을 알고 연기해야 하고, 관객은 눈앞의 말과 행동을 따라갈 수 있어야 했다.

장문강은 관객이 복잡한 이야기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먼저 만드는 사람의 문제를 돌아봐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 생각 때문에 오래 묵혀둔 각본을 다시 꺼내 고쳤다. 관객을 믿겠다는 말은 원고를 그대로 지키는 선언으로 끝나지 않았다. 어떻게 하면 관객이 받아들일 수 있을지 다시 쓰는 일이 뒤따랐다.

가장 먼저 읽은 동료는 함께하지 않았다

장문강이 이야기를 처음 보여준 사람은 오랜 동료인 감독 맥조휘였다. 늘 첫 독자였지만 〈무쌍〉에서는 반응이 달랐다. 맥조휘는 이야기가 너무 허구적이어서 믿고 몰입하기 어렵다고 느꼈다. 비밀이 알려진 뒤에도 관객이 보러 올지 걱정했다. 장문강은 그가 마음을 쏟을 수 없어 이 작업에 참여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자주 함께 일한 사람의 판단이라도 창작의 관심이 언제나 같지는 않았다. 장문강은 맥조휘가 곧게 나아가는 이야기를 좋아하는 데 비해 자신은 여러 번 꺾이는 전개를 생각하곤 한다고 말했다. 이 차이는 동료를 설득해 같은 취향으로 만드는 대신, 이번 영화에서 자신이 무엇을 더 해보고 싶은지 드러내는 맥락이 된다.

투자자들에게서도 복잡한 이야기를 피하라는 말을 들었다. 장문강은 관객이 받아들이지 못할 것이라는 판단에 동의하지 않았다. 각본을 꺼내 다시 손봤고, 투자자 우동은 이야기를 미리 알아도 재미있다는 쪽으로 보았다. 같은 이야기를 읽고도 무엇을 기대하는지는 달랐다.

이 과정에서 드러나는 장문강의 관심은 비밀을 끝까지 숨기는 데만 머물지 않는다. 내용을 아는 사람에게도 다시 볼 이유가 있는 영화라면, 앞선 장면의 말과 행동이 나중에 다르게 느껴져야 한다. 첫 관람에서는 다음 일이 궁금하고, 다시 떠올릴 때에는 이미 본 사람이 궁금해지는 방식이다. 〈무쌍〉의 배우들이 준비해야 했던 복잡함도 여기에 닿아 있다.

작은 탁자에서 한 남성이 고개 숙인 남성의 어깨에 손을 올린다

각본의 복잡함을 한 사람의 행동으로 바꾸기

장문강은 리원을 미리 정해놓은 성격대로 움직이게 하기보다, 어떤 상황에 놓였을 때 어떻게 행동할지 따라갔다고 설명했다. 곽부성과 준비할 때에는 한 장면 안의 여러 동기 가운데 무엇이 먼저 인물을 이끄는지 함께 정했다. 큰 방향을 잡은 뒤 연기하면서 조정했다.

관객은 그 준비 내용을 한꺼번에 받지 않는다. 리원이 말하거나 물건을 다루는 모습을 본다. 어느 순간의 침착함이 편안함에서 오는지, 다른 마음을 누르며 만들어낸 것인지 확신하기 어려울 수 있다. 배우가 준비한 여러 이유는 표면의 한 행동으로 나타난다. 그 행동이 지나치게 단순하게 느껴지지 않도록 감독과 배우가 미리 사정을 나눠 가진 것이다.

그림을 다루는 몸에도 준비가 필요했다. 곽부성은 화가들의 작업 영상을 보며 손의 움직임과 눈빛을 관찰했다. 서로 다른 화가에게서 본 표현을 리원에게 가져왔다. 장문강은 춤을 해온 배우의 모방 능력을 높이 평가했다. 그림을 잘 베끼는 인물을 연기하기 위해, 배우도 다른 사람의 움직임을 자세히 보고 자기 몸으로 옮겼다.

이 일화는 리원을 바라볼 작은 입구가 된다. 완성된 그림이 그럴듯한지 살피는 동안에도 그것을 만드는 사람의 태도는 따로 보인다. 손이 무엇을 하고 눈이 어디로 향하는지 함께 보면, 그림을 모사하는 재능이 단순한 설정에서 몸의 활동으로 바뀐다. 관객이 그 사람의 솜씨를 믿게 되는 데에는 결과물뿐 아니라 작업하는 모습도 중요하다.

여섯 번의 독서는 그래서 반복되는 복습만이 아니었다. 곽부성은 인물이 어떤 상태에 있는지 나누어 준비했고, 화면에서는 그 준비를 관객이 볼 수 있는 말과 몸으로 만들어야 했다. 장문강이 배우와 논의한 동기의 순서는 그 사람이 당장 무엇을 하는지로 읽힌다.

낡은 초록빛 방 안에 여러 사람이 서로 떨어져 앉거나 서 있다

능숙한 총격에도 멈출 때가 있다

조직의 우두머리 화가(주윤발)의 움직임에는 배우의 다른 숙련이 드러났다. 장문강은 즉흥적으로 쏘는 듯 보이는 총격에서도 배우가 자신이 몇 발을 쐈는지 기억하며 멈출 때를 안다고 설명했다. 격렬하게 움직이는 장면에도 배우가 계산하는 박자가 있었다.

총격의 인상이 강하면 계속 쏘는 동작만 기억하기 쉽다. 하지만 멈추는 순간을 함께 보면 인물의 능숙함은 다른 방식으로 느껴진다. 동작의 크기뿐 아니라 동작을 끝내는 때에도 여유와 통제가 드러날 수 있다. 배우의 몸이 만드는 리듬이 화면 속 인물의 힘으로 읽히는 것이다.

그림을 모사하는 사람과 조직을 이끄는 사람은 서로 다른 종류의 자신감을 보여준다. 리원의 솜씨를 지켜볼 때에는 누군가에게 인정받기를 바라는 마음을 느낄 수 있고, 화가가 움직일 때에는 이미 그 자리를 차지한 사람의 기세를 느낄 수 있다. 장문강은 두 배우가 가진 경험을 서로 다른 인물의 설득력에 연결했다.

감상 포인트

◆ 진술을 듣다가 과거를 볼 때 — 리원이 들려주는 말에서 그가 설명하는 과거로 영화가 옮겨갈 때, 지금 누구의 이야기를 따라가고 있는지 떠올려보자. 화면으로 본 일은 쉽게 사실처럼 느껴진다. 말하는 사람의 처지를 기억하면 장면을 받아들이는 거리도 달라진다.

◆ 그림보다 먼저 손과 눈 — 리원이 그림을 다룰 때 결과물과 더불어 손의 움직임과 시선을 살펴보자. 재능을 지녔다는 설명이 실제 작업하는 사람의 모습으로 느껴지는 지점이다. 누가 그 솜씨를 보고 있는지에 따라서도 장면의 긴장이 달라질 수 있다.

◆ 화가가 멈추는 순간 — 총격 장면에서 발사하는 동작뿐 아니라 멈추는 박자에도 주의를 두어보자. 거센 행동 가운데 인물이 얼마나 통제력을 가진 것처럼 보이는지 느낄 수 있다. 능숙함은 빠르고 큰 움직임에서만 생기지 않는다.

◆ 그림을 설명하는 리원과 듣는 화가 — 두 사람이 그림 모사에 관해 이야기하는 장면에서 설명하는 쪽과 듣는 쪽을 함께 보자. 솜씨를 증명하는 말이 상대의 관심을 얻는 말로도 들린다. 기술에 관한 대화를 통해 두 사람 사이의 힘이 어떻게 느껴지는지 살펴볼 만하다.

관련 작품

〈무쌍〉(2018), 장문강 — 인물이 들려주는 이야기와 배우의 능숙한 행동이 함께 설득력을 만든다. 다음 사건을 따라가면서도 내가 어느 대목에서 그 사람을 믿기 시작했는지 돌아볼 수 있다.

〈디셉션〉(2021), 아르노 데플레솅 — 작가의 대화와 상상이 얽히는 영화다. 누군가의 말을 듣고 그 사람이 그려낸 세계로 들어갈 때, 듣는 쪽의 믿음이 어떻게 생기는지 비교하며 이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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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AI의 도움을 받아 작성했으며, 무비랩이 검토·편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