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담 보바리〉의 제작진이 합성섬유로 의상을 만들려고 했을 때, 소피 바르트 감독은 천연 비단을 고집했다. 엠마(미아 바시코프스카)가 옷을 사다가 파산에 이르는 이야기라면 관객도…
〈마담 보바리〉의 제작진이 합성섬유로 의상을 만들려고 했을 때, 소피 바르트 감독은 천연 비단을 고집했다. 엠마(미아 바시코프스카)가 옷을 사다가 파산에 이르는 이야기라면 관객도 그 천의 사치를 느낄 수 있어야 한다는 이유였다. 물건에 마음을 빼앗기는 사람을 그리기 위해, 카메라 앞에 실제로 갖고 싶어질 만한 물건을 놓으려 한 것이다.
엠마는 시골의 의사와 결혼한 뒤 자신이 꿈꾸던 삶과 다른 일상을 마주한다. 아름다운 옷과 새로운 만남이 그 틈으로 들어온다. 바르트가 선택한 비단은 인물의 낭비를 보여주는 소품이면서, 그 낭비를 부르는 매력을 지녀야 했다. 영화는 엠마의 선택이 위험해지는 동안에도 그가 무엇에 이끌리는지 보게 한다. 감독이 의상과 공간을 함께 설계한 과정은 이 복잡한 시선을 만드는 일과 연결된다.
바르트는 의상디자이너 크리스티앙 가스크, 발레리 랑슈와 천과 형태를 오랫동안 의논했다. 두 사람이 만든 옷은 과거의 의상을 그대로 복제한 결과물이 아니었다. 감독은 사냥 장면의 옷깃과 비대칭적인 선처럼 그 시대의 복식에서 자유롭게 벗어난 디자인도 받아들였다. 소재의 감각은 실제로 느껴지게 하면서, 형태에는 인물의 변화를 담을 여지를 둔 것이다.
이 의상은 미술과 따로 만들어지지 않았다. 바르트는 옷이 두드러지도록 벽에 회색과 푸른색을 골랐다고 설명했다. 미술을 맡은 브누아 바로와 의상팀이 함께 조율한 결과다. 사람이 입는 색과 그 사람 뒤에 놓이는 색을 동시에 정한 것이다. 엠마의 옷만 볼 때와 방 전체 속에서 볼 때, 같은 색의 강도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살펴볼 만하다.
이 배경 안에서 엠마는 자신이 사는 장소와 다른 무언가를 몸에 걸친 사람처럼 보일 수 있다. 옷이 눈에 띄면 그것을 입은 사람도 두드러진다. 그러나 그 선명함이 곧 그 장소에서 편안하게 살아간다는 뜻은 아니다. 엠마의 모습을 보며 아름답다는 감각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감각이 함께 생기는지 생각해볼 수 있다. 의상팀과 미술팀이 만든 색의 관계가 인물과 생활 사이의 간격을 느끼게 한다.
바르트가 비단을 고른 이유를 이때 다시 떠올릴 수 있다. 옷은 이야기를 설명하는 표지인 동시에 빛을 받고 접히는 물질이다. 몸이 돌아갈 때 천의 표면이 달라지고, 가만히 서 있어도 색과 무늬가 시선을 끈다. 엠마가 무엇을 소유하려 하는지 이해하는 데에는 물건의 가격을 아는 것과 그 물건을 보는 일이 모두 필요하다. 영화가 관객에게 건넬 수 있는 것은 후자의 경험이다.
바르트는 미아 바시코프스카의 감정을 쉽게 읽기 어려운 점에 끌렸다. 모호한 감정들을 연기할 수 있다는 것이 감독에게는 장점이었다. 아름다운 물건에 이끌리는 엠마의 얼굴을 하나의 기쁨으로 정리하지 않을 가능성이기도 하다. 무언가를 원할 때 기대와 불만은 함께 있을 수 있고, 얻은 뒤의 표정이 얻기 전의 기대와 꼭 맞지는 않을 수 있다.
배우들이 촬영 전에 준비한 것은 대사와 감정만이 아니었다. 승마를 배우고 당시의 자세를 익히는 지도를 받았으며, 의상을 맞추는 데에도 시간이 들었다. 바르트는 그런 준비 때문에 리허설에 쓸 시간이 많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몸을 어떤 옷 안에 놓고 어떻게 움직이게 할지 정하는 일이 연기 준비의 큰 부분을 차지했다.
그 과정을 생각하면 엠마의 얼굴에서 몸으로 시선을 넓혀볼 수 있다. 앉거나 일어서는 움직임, 옷을 입고 공간을 통과하는 자세에는 표정과 다른 정보가 있다. 단정한 외양을 유지하는 몸과 어디론가 가고 싶어 하는 마음이 함께 있는지, 말의 내용과 자세가 얼마나 일치하는지 살펴볼 만하다. 배우가 감정을 모두 풀어 보여주지 않을 때 의상과 움직임은 인물을 읽는 다른 단서가 된다.
바르트는 샤를(헨리 로이드휴스)에게도 쉽게 붙일 수 있는 설명을 피하려 했다. 감독은 엠마가 선택한 남편인 만큼 매력적인 인물이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배우의 낮은 대중적 인지도도 그 조용한 배역에 어울린다고 봤다. 남편의 외모만으로 엠마의 불만을 설명하지 않으려는 선택이었다. 두 배우를 함께 보면 상대가 어떤 사람인지와 엠마가 그 삶에서 무엇을 느끼는지 사이에 차이가 남는다.
구스타브 플로베르의 원작을 각색하는 과정에서 바르트가 원했던 것과 최종 영화에 남은 것이 모두 같지는 않았다. 감독은 엠마의 아이를 이야기 안에 넣고 싶었다. 그러나 각본을 함께 논의하며 당시 부모와 자녀의 관계를 충분히 설명하는 데 필요한 분량이 문제가 됐고, 영화는 그 부분을 덜어냈다. 대신 상인 르뢰(리스 이판)의 비중을 더 키웠다.
한 사람의 삶을 영화로 옮기며 무엇을 덜고 무엇을 늘릴지 정하면, 관객이 그를 만나는 방식도 달라진다. 이 영화에서 엠마가 원하는 물건을 얻는 과정에는 그 물건을 파는 사람이 자주 함께 있다. 물건이 아름답다는 사실만으로 거래가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르뢰가 말을 건네고 엠마가 반응하는 모습을 보면, 개인의 취향이 타인과의 거래로 바뀌는 순간을 살펴볼 수 있다.
비단의 매력은 여기서 다른 무게를 얻는다. 옷을 바라보는 눈과 대금을 치러야 하는 처지는 같은 인물에게 속한다. 물건을 처음 마주할 때의 기대와 거래 상대를 다시 만나야 할 때의 태도를 비교하면, 소유한다는 말에 서로 다른 감정이 들어온다. 바르트가 상인의 자리를 키운 선택은 엠마의 욕망 곁에 그것을 사고파는 사람을 계속 남겨둔다.
1. 엠마의 옷과 그 뒤에 놓인 벽을 함께 보자. 비슷한 밝기의 색과 선명하게 갈라지는 색이 인물을 얼마나 다르게 보이게 하는지 살펴볼 수 있다. 2. 엠마가 몸을 돌리거나 걸을 때 천에 빛이 닿는 모습을 보자. 가만히 놓인 무늬와 움직이는 옷에서 느껴지는 물질감의 차이를 눈여겨볼 만하다. 3. 샤를과 함께 있는 엠마의 말, 얼굴, 자세를 나누어 보자. 말로 표현하는 태도와 몸이 드러내는 편안함 또는 어색함이 일치하는지 살펴볼 수 있다. 4. 르뢰가 물건을 권할 때와 거래 관계가 이어진 뒤 엠마를 대할 때를 비교해보자. 같은 두 사람 사이에서 말하는 쪽과 반응하는 쪽의 여유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볼 만하다.
◆ 〈마담 보바리〉(2015, 소피 바르트) — 옷의 소재와 방의 색, 물건을 파는 인물을 함께 보며 엠마의 욕망에 시각적인 매력과 거래의 조건을 주는 연출을 살펴볼 수 있다.
◆ 〈레이디 맥베스〉(2016, 윌리엄 올드로이드) — 강압적인 결혼 생활에 놓인 여성이 집 안에서 어떻게 움직이고 관계를 바꾸는지 보며, 시대극의 공간과 몸을 비교할 수 있다.
이 글은 AI의 도움을 받아 자료를 조사하고 작성했으며, 별도의 검수 과정을 거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