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싶던 연인이 돌아온 날, 멜로는 수수께끼가 된다 | MovieLAB LAB

그리운 사람의 얼굴이 도무지 떠오르지 않는다. 미술학원 강사 지수(권잎새)는 그 얼굴을 그림으로 남기려 기억을 더듬는다. 그러던 중 헤어진 연인 우주(반시온)가 찾아온다. 그런데…

보고 싶던 연인이 돌아온 날, 멜로는 수수께끼가 된다 | MovieLAB LAB

그리운 사람의 얼굴이 도무지 떠오르지 않는다. 미술학원 강사 지수(권잎새)는 그 얼굴을 그림으로 남기려 기억을 더듬는다. 그러던 중 헤어진 연인 우주(반시온)가 찾아온다. 그런데 기다리던 재회에는 사람을 죽였다는 말이 따라온다. 이돈구 감독의 〈미지수〉는 다시 보고 싶은 사람과 다시 만나고 싶지 않은 상황을 함께 데려온다. 지수가 우주를 그리워했다는 사실을 알고 나면,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확인하는 일과 이 사람을 걱정하는 마음을 떼어놓기 어렵다.

우주는 지수의 집에 시체까지 가져온다. 죽었다던 사람이 다시 일어나고, 우주는 그를 또 실수로 죽였다고 한다. 헤어진 연인의 곤란한 부탁으로 이해하려던 이야기가 점점 설명하기 어려워진다. 다만 영화는 이 집의 수수께끼만 따라가지 않는다. 로켓 발사 소식을 기다리는 치킨집 사장과 남편 대신 가게를 운영하는 아내, 베란다에 장총을 둔 어머니가 곁에 있다. 평범한 생활 속에서 낯선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다.

로켓을 기다리는 남편, 치킨집을 지키는 아내

기완(박종환)은 우주를 떠도는 악몽을 꾸면서도 날마다 로켓 발사 기사를 찾는다. 비가 오면 배달도 하지 않는다. 우주에 대한 관심과 비를 피하는 행동만 보면, 작은 치킨집과 이 먼 공간이 어떻게 이어지는지 알기 어렵다. 기완에게는 사고로 아르바이트생을 잃은 과거가 있다. 비를 두려워하고 우주에서 혼자 떠도는 꿈을 꾸는 사람에게, 일상은 이미 안전하고 익숙한 곳이 아니었던 셈이다.

아내 인선(양조아)은 남편을 돌보며 치킨집을 운영한다. 기완이 사건 뒤의 죄책감에 붙들려 있는 동안에도 가게는 누군가의 손으로 꾸려져야 한다. 인선이 남편을 질책하는 모습에는 이 몫의 차이가 걸려 있다. 같은 사고를 지나왔지만 한 사람은 그 일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다른 사람은 그 곁에서 하루를 살아갈 일을 맡는다. 남편의 괴로움을 이해하는 것과 두 사람의 생활을 유지하는 것이 인선에게는 함께 주어진다.

두려운 우주를 떠올린 까닭

이돈구 감독은 친구를 잃은 경험에서 이 영화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우주를 떠도는 이미지에 대해서는 바다나 우주처럼 길을 찾기 어려운 공간이 자신에게 두렵다고 설명했다. 떠나간 사람이 있는 곳을 아름답게 상상하는 데서 출발한 영화는 아니다. 남아 있는 사람이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는 느낌이, 일상에서 멀리 떨어진 공간과 이어져 있다.

지수의 집에서는 죽었다고 여긴 사람에게서 전화가 온다. 기완은 지상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사람이면서 우주에 홀로 떠 있는 꿈을 꾼다. 죽음과 삶, 익숙한 집과 끝을 알 수 없는 공간이 서로 침범한다. 이런 일이 가능한지 먼저 따지게 되지만, 그 기이함을 붙잡고 있는 동안 인물들이 누구를 잃었고 누구에게 가고 싶어 하는지도 궁금해진다. 사건을 설명할 말을 찾는 일이 어느새 그 사람의 사정을 듣는 일로 바뀌는 것이다.

우주의 어머니 신애(윤유선)는 아들의 옛 연인인 지수를 맞아 안아준다. 베란다에 장총을 두고 지내는 사람에게서 나오는 행동이다. 총이 있는 집이라는 사실만으로 신애를 설명할 수는 없다. 지수를 맞는 어머니의 모습에는 자신 역시 아픈 기억을 품고 다른 사람을 대해야 하는 사정이 있다.

놀이터에서 뒤를 돌아보는 여성

낯선 사건이 벌어지는 익숙한 방

감독은 이번 영화에서 콘티를 만들지 않았다. 신인 배우들을 정해진 촬영 설계에 가두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신 촬영 두 달 전부터 집과 소품을 재현해 리허설을 했다. 인물이 사는 공간을 미리 익히게 하는 준비였다. 이 작업 방식은 기이한 사건이 일어나는 집을 생각할 때 흥미롭다. 관객에게는 이해되지 않는 일이 벌어지는 장소지만, 그 안의 인물에게는 실제로 살아온 방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미지수〉에서 우주라는 이름은 지수가 그리워하는 한 사람을 가리키면서, 기완의 꿈에 나타나는 끝 모를 공간이기도 하다. 누군가는 돌아온 연인을 붙잡고, 누군가는 로켓 소식을 기다린다. 그 얼굴과 소식을 바라게 된 사정을 알아가는 동안, 낯설었던 이야기가 조금씩 서글퍼진다. 다시 만나고 싶은 마음은 이해할 수 있는데, 어떤 만남이 가능할지는 쉽게 알 수 없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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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연구와 집필 과정에서 AI 도구의 도움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