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목격자가 진범을 찾아야 한다 | MovieLAB LAB

완주(박종환)는 연극배우를 그만두고 역할대행 일을 한다. 누군가의 애인이 되기도 하고, 유부남의 동료인 척하며 만남을 돕기도 한다. 의뢰인이 원하는 사람으로 보이는 것이 생계가 …

가짜 목격자가 진범을 찾아야 한다 | MovieLAB LAB

완주(박종환)는 연극배우를 그만두고 역할대행 일을 한다. 누군가의 애인이 되기도 하고, 유부남의 동료인 척하며 만남을 돕기도 한다. 의뢰인이 원하는 사람으로 보이는 것이 생계가 된 남자에게, 살인사건의 목격자를 연기해달라는 제안이 들어온다. 경찰 앞에서 보지도 않은 일을 보았다고 말하는 역할이다. 김진황 감독의 〈양치기들〉은 남을 믿게 하는 재주가 한 사람을 얼마나 곤란하게 만들 수 있는지 따라간다.

완주에게는 어머니의 수술비가 필요하다. 간병을 맡은 여동생의 사정도 급하다. 죽은 피해자의 엄마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여자가 큰 사례금을 제시하자, 완주는 망설이다 의뢰를 받아들인다. 하지만 거짓 진술을 마친 뒤, 자신의 말 때문에 무고한 청년이 살인자로 몰렸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제 완주는 누군가가 써준 이야기를 말하는 대신, 실제로 그날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아내야 한다.

돈을 받고도 벗어나지 못한 역할

완주가 맡아온 일에는 거짓을 원하는 사람이 있었다. 의뢰인은 완주가 진짜 애인이나 동료가 아니라는 것을 안다. 다른 사람이 믿어주기만 하면 그들의 목적은 이루어진다. 살인사건의 목격자 역할도 돈을 받고 남의 사정에 맞춰 말해주는 일처럼 들어온다. 그러나 그 말을 믿는 경찰 너머에는 범인으로 지목될 사람이 있다. 완주의 연기가 그럴듯할수록 다른 사람의 처지는 위험해진다.

완주는 사건이 일어난 날 피해자와 함께 있었던 사람들을 찾아간다. 전에는 남이 원하는 말을 해주는 입장이었다면, 이제는 상대가 말해주지 않는 사실을 알아내야 하는 입장이다. 거짓말로 시작한 일에서 진실이 절실해지는 이 뒤집힘이 영화의 추적을 이끈다.

완주를 연기한 박종환은 역할대행이라는 직업 자체보다 인물이 놓인 자리와 상황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그는 배우였던 완주가 꿈을 좇는 방식이 예전과 달라진 점에서도 자신과 닮은 구석을 느꼈다. 한때 하고 싶었던 일을 생계 때문에 다른 형태로 이어가는 사람. 완주의 직업이 기발한 설정에 머물지 않는 이유는, 남에게 보여줄 모습은 만들어낼 수 있어도 정작 자기 생활은 원하는 대로 되지 않는다는 데 있다.

밤거리에서 마주 선 두 사람

보았지만 말하지 않는 사람들

완주가 만나는 사람들 중에는 자신이 본 일을 말하지 않는 이들도 있다. 없는 이야기를 지어낸 완주와, 있는 이야기를 꺼내지 않는 사람. 둘은 다른 방식으로 진실에서 멀어진다. 완주에게 필요한 답을 쥔 사람이 입을 닫을 때, 추적은 단서를 조합하는 일만으로 풀리지 않는다. 무엇을 보았느냐뿐 아니라 왜 말하지 않느냐가 중요해진다.

김진황은 내 일이 아니라며 책임질 일을 만들지 않으려는 태도를 생각하면서, 사건 현장에 있었던 광석(하준)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자신이 거짓말한 것은 아니라고 여길 수 있는 사람에게, 침묵은 편한 선택일 수 있다. 그러나 완주는 바로 그 말하지 않는 사실 때문에 다음으로 나아가지 못한다. 침묵하는 쪽의 마음은 편해질지 몰라도, 그 말을 필요로 하는 사람의 곤란은 그대로 남는다.

돈을 받기 위해 그럴듯하게 말하던 사람의 절박함을 이번에는 믿을 수 있을까. 〈양치기들〉은 완주를 의심할 이유를 남긴 채 그의 추적에 동행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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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연구와 집필 과정에서 AI 도구의 도움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