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들과 어울리고 싶은 염소가 양털을 모아 옷을 짠다. 자신의 뿔도 잘라 양처럼 보이려 하지만 실밥 하나가 풀리자 정체가 드러난다. 권오성의 〈동물농장〉에서 양들이 염소를 받아주지…
양들과 어울리고 싶은 염소가 양털을 모아 옷을 짠다. 자신의 뿔도 잘라 양처럼 보이려 하지만 실밥 하나가 풀리자 정체가 드러난다. 권오성의 〈동물농장〉에서 양들이 염소를 받아주지 않는 이유는 다르게 생겼다는 것뿐이다. 친구를 사귀려고 자기 몸을 가리는 셈이다. 이 단편을 포함한 여섯 편의 애니메이션이 국가인권위원회가 제작한 〈별별이야기〉에 담겨 있다.
박재동의 〈사람이 되어라〉에서는 고등학생들이 고릴라의 모습을 하고 있다. 대학에 가야 사람이 된다고 가르치는 학교다. 그런데 곤충을 연구하고 싶다는 꿈을 찾은 학생이 사람의 얼굴로 등교하자, 교사는 대학에 먼저 가야 한다며 이전 모습으로 돌아가라고 한다. 하고 싶은 공부를 발견한 변화와 학교가 인정하는 자격이 어긋나는 것이다. 박재동은 학력에 따른 차별을 드러내려고 학생들을 원숭이와 고릴라로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동물농장〉의 염소와 이 학생은 몸이 바뀌는 이유가 다르다. 염소는 남들이 원하는 몸을 흉내 냈다가 들키고, 학생은 스스로의 꿈을 찾아 모습이 바뀌었는데도 거부당한다. 어느 쪽이든 자기 몸이 어떻게 달라졌는지보다, 집단이 허용한 변화인지가 중요하다. 두 단편의 변신은 인물에게 마법 같은 해결책을 주기보다, 그들을 받아들이는 조건이 얼마나 좁은지 드러낸다.
이애림의 〈육다골대녀〉는 그 조건과 다른 몸을 그림의 중심에 둔다. 막내(오미영 목소리)는 큰 머리와 뼈, 많은 살 때문에 외모로 평가받는다. 감독은 인물의 모티브를 자신의 경험에서 가져왔지만 본인을 그대로 옮긴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또한 덩치가 크고 통상적으로 예쁘다고 여겨지지 않는 여성을 그리는 까닭은 자신에게 그 모습이 더 예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 인물은 디지털 컷아웃으로 만들어졌다. 이애림은 혼자서 자신의 감각을 구현하는 데 이 방식이 잘 맞았다고 설명했다. 큰 몸을 지닌 인물을 두고 바뀌어야 할 모습을 찾는 시선과, 그 모습이 마음에 들어 직접 그리고 움직이는 창작자의 시선이 엇갈린다.
이 글은 연구와 집필 과정에서 AI 도구의 도움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