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노래가 딸의 콘텐츠가 될 때 | MovieLAB LAB

하다(이주영)의 라이브 방송에 우연히 엄마가 찍힌다. 그 영상의 조회수가 치솟는다. 엄마 순이(오민애)는 20년 동안 가수 윤시내를 따라 부르는 ‘연시내’로 살아온 사람이다. 윤…

엄마의 노래가 딸의 콘텐츠가 될 때 | MovieLAB LAB

하다(이주영)의 라이브 방송에 우연히 엄마가 찍힌다. 그 영상의 조회수가 치솟는다. 엄마 순이(오민애)는 20년 동안 가수 윤시내를 따라 부르는 ‘연시내’로 살아온 사람이다. 윤시내가 고별 콘서트를 앞두고 사라지면서 함께 설 뻔한 무대와 일자리를 잃었는데, 딸에게는 엄마의 사정이 인기 콘텐츠를 만들 기회가 된다. 김진화 감독의 〈윤시내가 사라졌다〉에서 모녀가 함께 떠나는 여행은 이렇게 서로 다른 기대에서 시작한다.

순이는 윤시내를 찾으러 나서고, 하다는 그 여정을 찍으려 따라간다. 동료 모창 가수 준옥(노재원)도 ‘운시내’라는 이름으로 함께한다. 이들이 만나는 가수들은 이름부터 조금씩 다른 윤시내들이다. 한 사람의 행방을 찾으러 갔다가, 그를 닮으려 살아온 여러 사람의 생활을 만나게 되는 여행이다. 하다에게는 이들 중 한 사람이 자기 엄마라는 사정까지 있다. 카메라에 담기 좋은 별난 사람들과 함께 다니는 것으로 끝낼 수 없는 동행이다.

물을 맞아도 멈추지 않는 춤

‘짱하’라는 이름으로 방송하는 하다는 관심을 얻는 데 거리낌이 없다. 물을 뒤집어쓴 뒤에도 엉덩이를 흔드는 춤을 계속 춘다. 이주영은 짱하의 춤을 잘 추려고 하기보다 자유롭게 췄다고 했다. 그런데 물을 맞고도 멈추지 않는 자신을 보며, 이 인물이 왜 저렇게까지 하는지 서늘하게 느꼈다고 돌아봤다. 춤을 멈추지 않는 하다에게서 남의 반응을 얻으려고 얼마나 애쓰는지도 느껴진다.

화면 속에서는 그렇게 기운을 끌어올리지만 엄마에게는 차갑다. 이주영이 연기에서 함께 유지하려 했던 두 태도다.

하다의 속마음이 드러나는 모녀의 다툼은 배우가 끝까지 남기고 싶어 한 장면이었다. 이주영은 수정된 각본에서 그 장면이 빠지자 감독에게 되살리자고 제안했다. 그 말을 하는 하다를 알아야 앞선 행동도 이해할 수 있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갈등이 터진 뒤 곧바로 싸움을 무마하는 말이 이어지지만, 그 말은 멋진 화해의 선언과는 거리가 있다. 오민애도 그 점이 좋았다고 말했다. 잘 정리된 고백보다 서툰 말이 어울리는 모녀다. 짱하로 자신을 내보이던 사람이 엄마에게는 어떤 말을 꺼내는지 기다리게 된다.

털 안감의 청재킷을 입은 곱슬머리 여성이 길가에 앉아 옆을 바라보는 모습.

무대를 벗어나 부르는 노래

순이가 동료 가수의 병실에서 노래하는 장면이 있다. 아픈 엄마를 위해 음악을 틀어주는 아이가 있고, 순이는 〈그대에게서 벗어나고파〉를 부른다. 오민애는 먼저 그 아이를 위로하려는 마음으로 노래하다가 동료가 편안해지기를, 쾌차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되었다고 설명했다. 노래를 부르는 목적이 달라지는 것이다. 공연에서 윤시내를 닮기 위해 부르던 노래가 이번에는 눈앞의 아픈 사람을 향한다.

하다가 엄마를 콘텐츠로 찍으려 따라나선 여행에는, 이렇게 한 사람에게 위로를 전하는 노래도 있다. 같은 가수의 노래를 따라 불러도 매번 같은 마음으로 부르는 것은 아니다. 누구를 닮았는지 알게 된 다음에는, 지금 누구에게 부르는 노래인지 듣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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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연구와 집필 과정에서 AI 도구의 도움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