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사는 아버지가 꿈꾸는 온 가족의 아파트 | MovieLAB LAB

진철(강신일)은 온 가족이 함께 살 아파트를 장만하는 것이 꿈이다. 낡은 집에 창문을 내지 못한 것도 그러고 나면 아파트에 갈 수 없을 것 같아서다. 그런데 아내와는 이혼했고, …

혼자 사는 아버지가 꿈꾸는 온 가족의 아파트 | MovieLAB LAB

진철(강신일)은 온 가족이 함께 살 아파트를 장만하는 것이 꿈이다. 낡은 집에 창문을 내지 못한 것도 그러고 나면 아파트에 갈 수 없을 것 같아서다. 그런데 아내와는 이혼했고, 큰딸과도 연락이 끊겼다. 혼자 남은 집으로 막내딸 은서(이유영)가 찾아온다. 서울에서 신문사 편집기자로 일하는 은서는 집 계약이 끝났지만 새 거처를 구하지 못했다. 〈집 이야기〉의 부녀는 앞으로 함께 살기로 해서가 아니라, 딸이 잠시 머물 곳이 필요해서 한집에 지내게 된다.

딸의 짜장면을 비벼주려다가

진철은 은서의 짐을 옮기고 새 수건을 산다. 주말에 약속이 없다는 딸을 데리고 고깃집에도 간다. 딸의 짜장면을 비벼주려 하자, 은서는 자기 그릇을 거칠게 흔들어 금세 비벼낸다. 진철은 그 모습을 보고 어리둥절해진다. 아버지가 챙겨줄 일이 있을 줄 알았는데, 딸은 자기 방식으로 해치워버린다. 먼저 손을 내미는 아버지와 뜻밖의 반응을 하는 딸을 함께 보는 재미가 있다.

강신일은 이유영이 자신이 생각한 것과 전혀 다른 방향으로 연기해서 놀랐고, 덕분에 새로운 에너지를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짜장면 그릇을 흔드는 은서의 행동에는 그런 반응을 짐작할 만한 엉뚱함이 있다. 살 집이 없어 돌아왔어도, 은서는 이미 자기 생활을 해온 사람이다. 오랜만에 한 식탁에 앉은 부녀에게 서로의 낯선 모습을 발견하는 일이 남아 있다.

열쇠 가게 앞에 두 사람이 서 있고 오른쪽에는 흰색 승합차가 주차된 골목.

부모의 집에 남겨진 자리

진철의 집에는 구식 컴퓨터와 빛바랜 종이 달력이 있다. 열쇠 수리 일을 하는 그는 휴대전화를 쥔 채 일감을 기다리다 꾸벅꾸벅 존다. 극중 배경은 인천이지만, 촬영팀은 서울 이문동의 재개발 구역에서 빈집을 찾아 낡은 벽지와 가구로 공간을 꾸몄다. 진철이 놓지 못한 집에는 가족의 흔적과 함께, 지금도 일을 기다리는 사람의 생활이 있다.

박제범 감독이 부모와 자식의 집을 생각하게 된 계기는 자신의 생활이었다. 외국에서 살던 그가 돌아올 때면 부모는 아들의 방을 마련해두었다. 반대로 자신의 집에는 부모를 위한 공간이 없었다. 감독은 이 차이를 돌아보며 집이라는 건물보다 그 안에 사는 가족의 이야기를 만들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 경험을 알고 나면 은서가 아버지 집에 잠시 머문다는 사정도 다시 생각하게 된다. 독립한 자식에게는 다음 거처를 찾는 동안 머무는 곳이지만, 부모는 그 자식을 위해 자기 집의 한 자리를 계속 남겨둘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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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연구와 집필 과정에서 AI 도구의 도움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