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 텐트를 친 감독의 이상한 차기작 | MovieLAB LAB

영화를 가르치는 교수 상민(장현성)은 학교에 텐트를 치고 산다. 빚쟁이를 피해 온 신세다. 주변에서는 돈도 안 되는 영화를 그만두라고 하는데, 정작 사채업자 만복(김진혁)은 영화…

학교에 텐트를 친 감독의 이상한 차기작 | MovieLAB LAB

영화를 가르치는 교수 상민(장현성)은 학교에 텐트를 치고 산다. 빚쟁이를 피해 온 신세다. 주변에서는 돈도 안 되는 영화를 그만두라고 하는데, 정작 사채업자 만복(김진혁)은 영화를 찍어달라고 한다. 자기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면 빚을 전부 갚아주겠다는 제안이다. 전수일 감독의 〈라스트 필름〉은 이 이상한 거래로 두 사람을 동행하게 한다. 생계를 생각해서 그만두라던 일을 이번에는 생계 때문에 계속해야 한다.

찍지 않으면 견딜 수 없고, 찍는 일도 고통이고

장현성은 처음 각본을 읽었을 때 정제되지 않은 솔직함이 재미있었고 블랙코미디 같았다고 회고했다. 상민을 설명하면서는 “그거라도 안하면 죽을 것 같아서” 영화를 찍는다는 말과 “고통이죠”라는 말을 함께 짚었다. 영화를 못 찍는 것이 고통이라고만 한다면 만복의 제안은 구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찍는 일 자체도 고통이라면 문제는 더 복잡해진다. 배우가 함께 꺼낸 두 말 덕분에, 상민이 다시 영화를 찍게 되는 사정을 꿈을 되찾는 이야기로만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허구의 감독 곁에 실제 감독의 목소리

〈라스트 필름〉은 영화가 시작될 때 전수일 자신의 목소리를 들려준다. 장현성이 연기하는 상민을 보며 품는 궁금증과, 실제로 이 영화를 만든 사람이 어떤 마음으로 작업했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겹친다.

여기에 전수일의 전작 장면들도 포함된다. 영화감독이라는 직업이 인물 소개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만들어진 영화들이 화면 안에 들어온다. 돈을 벌지 못하는 영화를 계속 찍겠다는 상민의 처지만 생각할 때와는 감상이 달라진다. 빚은 해결해야 할 문제지만, 이미 만들어진 영화까지 그 빚의 액수로 설명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영화 속 상민에게는 돈 때문에 그만두라는 말이 돌아오지만, 영화를 만든 전수일은 자신이 이전에 찍은 것들을 다시 관객 앞에 가져온다. 이 간격 때문에 상민의 처지가 남루하다고 해서 그가 붙드는 일까지 하찮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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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연구와 집필 과정에서 AI 도구의 도움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