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장에 관객을 채워놓고도 주연 배우는 보여주지 않았다. 〈올 아이즈 온 미〉에서 투팍의 공연을 재현하던 날, 베니 붐은 투팍 역의 디미트리어스 십 주니어가 촬영 전에 관객의 눈…
공연장에 관객을 채워놓고도 주연 배우는 보여주지 않았다. 〈올 아이즈 온 미〉에서 투팍의 공연을 재현하던 날, 베니 붐은 투팍 역의 디미트리어스 십 주니어가 촬영 전에 관객의 눈에 띄지 않게 했다. 무대가 시작될 때 처음 그를 보게 하려는 준비였다. 관객으로 참여한 사람들에게는 노래를 따라 부르며 실제 공연처럼 반응해달라고 부탁했다. 카메라 앞의 가수를 잘 보여주는 일에 관객이 그를 처음 만나는 순간까지 포함한 것이다.
뮤직비디오를 오래 찍은 감독에게 공연 장면은 솜씨를 자랑할 만한 대목이다. 그런데 이 일화에서 눈길이 가는 것은 조명이나 편집 속도보다 출연자를 만나게 하는 순서다. 무대 위의 얼굴만으로는 공연장이 되지 않는다. 그 얼굴을 알아보는 사람들이 필요하다. 붐은 음악계에서 쌓은 경험을 장편으로 가져왔고, 훗날에는 그곳에서 알게 된 사람에게 다른 감독의 첫 영화를 보여주었다.

붐은 처음부터 영화를 만들고 싶어 했다. 대학에서 영화를 공부한 뒤 현장 보조와 조감독 일을 거쳤고, 자신의 구상을 연출로 옮길 기회가 먼저 열린 곳이 뮤직비디오였다. 짧은 영상도 그에게는 영화 제작을 익힌 사람이 실제로 연출하는 자리였다.
하이프 윌리엄스와 함께 일한 시절의 일화가 그 선택을 보여준다. 윌리엄스가 연출한 「Big Pimpin’」의 촬영 현장에도 붐이 있었다. 자기 작품을 찍을 준비가 됐다고 느끼면서도 계속 조감독으로 일하던 무렵이었다. 윌리엄스는 그에게 이제 직접 연출하러 나가라고 권했다. 익숙한 현장에서 맡은 일을 잘하는 것과, 자기 이름으로 촬영을 이끄는 것은 다른 결정이었다.
그 뒤 붐의 작업에는 뮤직비디오뿐 아니라 장편과 텔레비전이 함께 쌓였다. 〈올 아이즈 온 미〉에 앞서 〈Next Day Air〉 같은 장편도 연출했다. 장편을 찍기 시작했다고 뮤직비디오를 졸업한 일로 여기지도 않았다. 마음이 움직이는 노래와 함께 일할 가수가 있고 제작 여건이 맞는다면 다시 찍겠다는 것이 그의 답이었다.
〈올 아이즈 온 미〉의 공연장은 실제 공연 장소를 그대로 빌린 공간이 아니었다. 제작진은 애틀랜타 외곽의 폐공장 안에 무대를 만들었다. 이미 유명한 가수의 공연을 재현하는 데도 배우와 관객은 그날 그 공간에서 처음 호흡을 맞춰야 했다. 십 주니어를 미리 보여주지 않은 준비는 그 만남을 촬영 때까지 아껴둔 셈이다.
하지만 투팍을 알아보게 하는 것과 한 사람으로 이해하게 하는 데는 서로 다른 준비가 필요했다. 십 주니어는 투팍의 인터뷰를 살피고 연기 코치와 작업했다. 얼굴이 닮았다는 출발점만 믿고 갈 수는 없었다. 관객은 무대에서 익숙한 몸짓을 보고 반가워할 수 있지만, 어머니와 마주 앉은 인물에게까지 같은 몸짓을 기대하지는 않는다. 장면마다 누구를 상대하고 있는지가 배우의 일이 된다.
붐이 붙잡은 관계 가운데 하나가 어머니 아페니와의 관계다. 그는 홀어머니 밑에서 자란 자신의 경험을 떠올리며 투팍과 어머니의 이야기에 접근했다고 설명했다. 다나이 구리라가 연기하는 아페니는 아들의 음악 바깥에 있던 가족의 시간을 영화 안으로 가져온다. 이미 스타가 된 사람의 생애를 따라가면서도 그가 어떤 말과 기대를 들으며 자랐는지 돌아볼 수 있는 대목이다.
〈Tazmanian Devil〉에서는 붐의 자리가 달라졌다. 각본과 연출을 맡은 사람은 솔로몬 오니타 주니어이고, 붐은 총괄 제작에 참여했다. 나이지리아에서 미국으로 온 청년이 아버지와의 관계, 대학 안의 새로운 소속 사이에서 겪는 일을 다룬 영화다. 붐은 처음 각본을 읽을 때 신입 회원에게 가해지는 가혹행위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걱정했다. 거듭 읽으며 그가 주목하게 된 것은 아버지에게서 벗어나 다른 곳에 속하고 싶어 하는 청년이었다.
자신도 잘 아는 소재가 있다고 해서 연출을 대신할 생각은 없었다. 붐이 설명한 역할은 오니타의 판단을 존중하면서 경험이 필요한 순간에 곁에 있는 것이었다. 실제로 도움을 줘야 할 문제가 생겼다. 촬영을 마치고 편집을 진행하던 중 영화 제작을 마무리할 돈이 부족해졌다. 붐은 음악계에서 알던 버드맨에게 연락했고, 버드맨이 총괄 제작자로 참여해 자금을 보탰다.
베니 붐을 투팍 전기영화의 감독으로만 만나면, 그가 음악 영상과 장편 사이에서 일해온 과정의 일부만 보게 된다. 공연 장면을 만드는 데 익힌 감각은 분명 쓸모가 있었다. 동시에 한 사람의 삶을 긴 이야기로 만드는 작업에는 무대 바깥의 관계와 배우의 준비가 필요했다. 〈올 아이즈 온 미〉는 그 두 요구가 한 영화 안에서 만나는 작품이다.
그 뒤에 〈Tazmanian Devil〉의 제작 참여를 놓으면 인물 소개도 조금 달라진다. 유명한 음악가와 일한 경력의 끝에 또 다른 유명인을 붙이는 대신, 첫 장편을 완성하려던 감독이 나타난다. 붐의 전화가 필요했던 순간은 영화가 아직 촬영되지 않았을 때가 아니라 이미 찍힌 장면들이 다음 단계를 기다리고 있을 때였다. 현장에서 오래 일한 사람의 경험이 어디에 쓰이는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 무대와 관객을 함께 보기 — 〈올 아이즈 온 미〉의 공연 장면에서는 투팍을 연기하는 배우에게만 시선을 고정하지 말자. 무대 아래 사람들이 언제 반응하고 그 반응이 공연의 분위기를 어떻게 바꾸는지도 볼 만하다. 배우를 미리 보여주지 않은 준비를 알고 나면, 한 사람을 닮게 만드는 일과 공연이 벌어지게 하는 일의 차이를 생각해볼 수 있다.
◆ 상대가 달라질 때의 연기 — 십 주니어의 외모는 처음 투팍을 알아보는 데 도움을 준다. 그다음에는 무대에 있을 때와 어머니를 대할 때 어떤 차이가 생기는지 살펴보자. 같은 인물이 누구 앞에 서 있는지에 따라 태도를 달리하는 대목이 중요하다. 유명인의 표정이나 몸짓을 얼마나 비슷하게 따라 했는지만으로 판단하면 관계 안에서 이루어지는 연기를 놓치기 쉽다.
◆ 가깝게 느낀 인물을 찍는 어려움 — 붐은 투팍을 친숙하게 여겼고 모자 관계에서도 자기 경험과 닿는 부분을 찾았다. 그 관심이 어떤 장면에 시간을 쓰게 했는지 생각해보자. 인물에게 다가가려는 의도와 완성된 영화가 실제로 보여주는 모습은 따로 살펴볼 수 있다. 좋아하는 사람의 이야기일수록 관객마다 더 보고 싶었던 부분이 다를 수 있다는 점도 감상의 재료다.
◆ 크레딧에서 달라진 역할 — 〈Tazmanian Devil〉을 함께 본다면 붐이 이 영화의 감독은 아니라는 점을 기억할 만하다. 오니타가 각본과 연출을 맡았고 붐은 제작을 도왔다. 두 작품의 화면을 모두 한 감독의 스타일로 설명하는 대신, 그가 직접 결정한 일과 다른 창작자가 결정할 수 있도록 지원한 일을 구분하면 영화가 만들어지는 과정도 더 넓게 보인다.
◆ 〈올 아이즈 온 미〉 — 무대 위 투팍의 이미지와 가족 안의 인물을 함께 보여주려 한 장편. 공연의 재현에 눈길이 간 뒤에는 그 사이에 놓인 관계를 돌아볼 만하다. 붐의 음악 영상 경력이 긴 전기영화 안에서 어떤 장점과 과제를 만나는지 살필 수 있다.
◆ 〈Tazmanian Devil〉 — 솔로몬 오니타 주니어가 연출하고 붐이 총괄 제작에 참여한 영화. 청년이 아버지와 새로운 공동체 사이에서 자기 자리를 찾으려 한다. 붐의 연출작과 함께 읽을 때는 화면의 유사성보다 다른 감독의 첫 장편을 지원한 역할에 주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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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연구와 집필 과정에서 AI 도구의 도움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