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탈리에 치사르조프스카, 안드레아의 말을 줄인 이유 | MovieLAB LAB

〈허 바디〉의 안드레아는 자기 사정을 길게 설명하지 않는다. 다이빙 선수에서 성인영화 배우로 직업을 바꾼 이유도, 잘 지내고 있다는 말 뒤에 남은 감정도 관객에게 하나씩 풀어주지…

나탈리에 치사르조프스카, 안드레아의 말을 줄인 이유 | MovieLAB LAB

〈허 바디〉의 안드레아는 자기 사정을 길게 설명하지 않는다. 다이빙 선수에서 성인영화 배우로 직업을 바꾼 이유도, 잘 지내고 있다는 말 뒤에 남은 감정도 관객에게 하나씩 풀어주지 않는다. 나탈리에 치사르조프스카는 이런 주인공을 따라가고 싶어 할 사람이 얼마나 될지 걱정했다. 그래도 인물을 더 친절하게 만들지는 않았다. 그가 보려던 것은 남들에게 좋은 사람으로 받아들여지려고 애쓰는 여자가 아니라, 자기가 잘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는 여자였다.

감독이 말을 줄인 자리에는 배우 나탈리아 게르마니의 몸과 얼굴이 있다. 훈련하고, 새 일을 배우고, 가족의 반응을 받는 동안 안드레아가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는지 조금씩 드러난다. 낯선 선택을 납득시키는 사연을 먼저 들려주는 방법도 있었을 것이다. 치사르조프스카는 그 설명을 서둘러 붙이지 않았다. 실존 인물을 다루면서도 그의 삶을 해설하는 목소리로 영화를 채우지 않은 선택이다.

실제로 살았던 사람을 배우와 다시 만나기

치사르조프스카는 역사를 공부했고, 프라하의 영화학교에서는 다큐멘터리를 배웠다. 방송 다큐멘터리와 단편 작업을 거쳐 첫 장편 극영화에 이르렀다. 〈허 바디〉 이전에 만든 〈Francek〉도 실제 인물에게서 출발한 단편이다. 추상회화의 선구자로 알려진 프란티셰크 쿠프카의 청소년기를 다뤘다.

〈Francek〉이 고른 것은 고향에서 자라던 소년과 그 지역의 예술, 신비로운 분위기다. 한 시기를 골라 인물에게 접근한 작업이었다. 〈허 바디〉에서는 그 선택이 더 복잡해졌다. 실제 안드레아를 기억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되, 영화 속 인물을 어떻게 만들지는 감독과 공동 각본가가 정해야 했다.

수영장 물속에서 두 팔을 펼친 안드레아

동생의 이야기를 오래 들은 뒤

〈허 바디〉의 출발은 짧은 기사였다. 다이빙 선수였던 안드레아 압솔로노바가 성인영화 배우로 활동한 이력이 몇 문장 안에 압축돼 있었다. 치사르조프스카가 그 이야기에서 더 알고 싶었던 것에는 두 자매의 관계도 있었다. 안드레아와 동생 루치에는 모두 다이빙을 했고, 가까이 지내며 서로를 아끼는 동시에 경쟁했다.

감독은 공동 각본가와 함께 실제 동생을 찾아가 오랜 시간 이야기를 듣고 녹음했다. 가족이 남긴 자료도 참고했다. 그렇게 들은 기억은 한 인물의 경력을 채우는 정보인 동시에 가까운 사람이 겪은 관계의 기록이었다. 같은 성공을 밖에서는 화려한 이력으로 보더라도, 옆에서 함께 훈련하던 동생은 다른 기억을 갖고 있을 수 있다.

영화에서 자매는 서로를 잘 아는 사이라고 늘 편안하지는 않다. 한 사람이 직업을 바꾸면 둘이 함께해온 생활의 기준도 달라진다. 이전에는 같은 종목의 성과를 비교할 수 있었지만, 이제 언니가 잘됐다고 여기는 일을 동생도 같은 마음으로 기뻐할 수 있는지부터 불분명해진다. 치사르조프스카는 남자와의 연애보다 이 두 여성의 관계를 중심에 두었다.

조사는 계속됐지만 누구의 기억이든 끝없이 더하는 방식으로 영화를 완성하지는 않았다. 새로운 자료를 가진 사람들은 각기 다른 해석을 보탰다. 감독은 실제 생애를 빠짐없이 재현한다는 약속을 내려놓고, 그 삶에서 출발한 극영화로 자기 구성을 정했다.

잘해내려는 마음을 연기하는 몸

〈허 바디〉를 준비하는 동안 치사르조프스카는 선수의 다음 경력을 추락으로 보는 반응을 접했다. 그가 주목한 것은 두 직업 사이에서 이어지는 안드레아의 습관이었다. 자기 몸을 훈련하고 원하는 결과를 얻으려 애쓰는 사람이라는 점이다. 새 일을 선택한 뒤에도 성공하고 싶은 욕구는 남아 있다. 직업을 둘러싼 남들의 평가와 자신이 세우는 목표 사이에 차이가 생긴다.

감독은 이 선택의 이유를 극적인 과거의 상처나 돈에 쫓긴 사정으로 새로 만들어 설명하고 싶어 하지 않았다. 안드레아에게는 스스로 결정하는 힘이 있고, 그 결정이 모두에게 환영받는 것은 아니다. 관객에게는 그의 선택을 이해할 여지와 쉽게 동의하지 못하는 마음이 함께 남을 수 있다. 영화는 그 간격을 한 번의 고백으로 메우지 않는다.

그래서 배역에 필요한 것은 몸의 외양만이 아니었다. 치사르조프스카는 게르마니에게서 목표를 향해 가는 강한 성격을 보았다. 실제 다이빙을 찍을 때에는 전문 선수들의 도움이 필요했고, 감독은 여러 나라에서 출연할 선수를 찾았다. 배역에 맞는 배우를 찾는 일과 다이빙 장면을 함께 만들 선수를 찾는 일이 각각 필요했다.

카메라를 어디에 둘지도 중요했다. 감독은 촬영감독과 함께 몸을 특별한 구경거리로 과시하기보다 일상적인 것으로 보이게 하려 했다고 말했다. 지금 그 몸으로 무엇을 하고, 끝낸 뒤 어떤 반응을 보이며, 다시 무엇을 하려는지가 이어진다. 안드레아가 자기 마음을 설명하지 않는 동안에도 행동은 계속된다.

수영복 차림으로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취하는 안드레아

지금 이 감독의 영화를 봐야 하는 이유

치사르조프스카의 실존 인물 영화에서는 이미 알려진 사실을 확인하는 일과 영화 속 사람을 알아가는 일이 나란히 진행된다. 〈Francek〉의 소년에게 화가의 명성을 미리 입히거나, 〈허 바디〉의 안드레아를 두 직업 사이의 충격적인 반전으로만 소개하면 놓치는 것이 있다. 아직 결정을 내리는 중인 사람에게는 결과로 요약할 수 없는 망설임과 욕심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허 바디〉는 감정을 자세히 말하지 않는 사람과 얼마만큼 가까워질 수 있는지 시험해볼 만한 영화다. 안드레아를 금세 좋아하게 되지 않더라도 다음 행동이 궁금해질 수 있다. 가족과 함께 있을 때의 태도가 일할 때와 어떻게 다른지, 성과를 낸 뒤에도 무엇이 마음에 걸리는지 살펴보면 말이 적은 인물의 이야기가 더 풍부해진다.

감상 포인트

설명 대신 이어지는 행동 — 〈허 바디〉에서 안드레아가 자기 감정을 말하지 않는 순간에 주목해보자. 말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늘 같은 상태에 있는 것은 아니다. 누구와 함께 있고, 무슨 일을 끝냈고, 다음에 무엇을 하려는지에 따라 표정의 의미가 달라진다. 앞뒤 행동을 이어보면 고백하는 대사 없이도 알 수 있는 것이 얼마나 많은지 느껴진다.

성과를 확인하는 방식 — 다이빙을 하던 때와 새 직업을 얻은 뒤, 안드레아가 자기 일을 잘했다고 느끼는 기준을 비교해보자. 훈련장과 촬영장에서 요구받는 일을 각각 살펴보는 것이다. 남들에게 받는 평가와 스스로 원하는 성취가 언제 나란히 가고 언제 어긋나는지 보면, 경력이 바뀐 뒤에도 이어지는 욕심과 새로 생기는 부담을 구별할 수 있다.

가까워서 더 어려운 반응 — 동생의 반응을 언니의 선택에 찬성하는지 반대하는지로만 나누지 말고, 함께 훈련해온 관계와 이어보자. 언니가 달라지면 동생이 알고 있던 자기 자리도 달라질 수 있다. 서로를 아끼는 마음과 경쟁심이 같은 장면에 놓일 때 어느 쪽이 더 드러나는지 살피면, 자매 사이의 불편함을 오래된 관계 속에서 이해할 수 있다.

몸을 보는 거리 — 카메라가 안드레아를 얼마나 가까이에서, 얼마나 오래 바라보는지 살펴보자. 같은 몸이라도 훈련하는 때와 가족 앞에 있는 때에 관심이 가는 부분은 다르다. 감독이 보여줄 것을 고른 결과로 어떤 동작은 또렷해지고 어떤 감정은 쉽게 드러나지 않는다. 그 차이를 따라가면 몸이 눈에 많이 들어오는 영화에서도 얼굴과 관계를 함께 읽게 된다.

관련 작품

〈허 바디〉 — 다이빙 선수 안드레아 압솔로노바의 삶에서 출발한 첫 장편 극영화. 조사한 사실을 시간순으로 모두 채우기보다 일하는 몸과 자매의 관계를 중심에 두었다. 실제 인물의 전기와 영화가 고른 이야기를 구분하며 볼 만하다.

〈Francek〉 — 프란티셰크 쿠프카의 청소년기를 다룬 단편. 널리 알려진 화가가 되기 전 고향에서 자라던 시기를 골랐다. 뒤에 남은 업적을 설명하는 대신 어떤 환경을 통과하는 사람에게 관심을 두는지, 감독의 실존 인물 작업을 비교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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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연구와 집필 과정에서 AI 도구의 도움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