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돌림받는 소녀의 친구로 남을 수 있을까 | MovieLAB LAB

민식(박진영)은 부모를 따라 수원에서 경남 고성으로 내려온다. 이곳은 아버지의 고향이지만 민식에게는 낯선 마을이다. 반 친구들과 말투부터 다르다. 그곳에서 만난 예주(지우)는 고…

따돌림받는 소녀의 친구로 남을 수 있을까 | MovieLAB LAB

민식(박진영)은 부모를 따라 수원에서 경남 고성으로 내려온다. 이곳은 아버지의 고향이지만 민식에게는 낯선 마을이다. 반 친구들과 말투부터 다르다. 그곳에서 만난 예주(지우)는 고성에서 자랐는데도 마을의 일원이 되지 못한다. 아버지가 살인자라는 소문 때문에 따돌림을 당한다. 조재민 감독의 〈눈발〉은 새로 온 소년과 오래전부터 밀려나 있던 소녀가 가까워지는 이야기다.

두 아이를 괴롭히는 말과 폭력은 또래들 사이에서만 나오지 않는다. 어른들도 그들을 몰아세운다.

미용실에서 흰 가운을 두른 채 머리를 손질받는 단발머리 여성.

조금씩 자신을 가꾸는 예주

두 아이가 가까워지는 동안 작은 검은 염소 한 마리도 곁에 있다. 민식은 길 잃은 염소를 돌보고, 성채에는 두 아이와 염소가 함께 머문다. 예주는 민식에게 소문 속 사람이 아니라 함께 시간을 보내는 사람으로 달라진다. 소녀를 바라보는 민식의 관심에는 작은 생명을 돌보는 다정함도 함께 있다.

예주는 민식이 준 립밤을 챙겨 바른다. 갈라져 있던 입술은 차츰 나아지고, 머리를 손질해달라고 미용실도 찾아간다. 지우는 이런 변화가 드러나도록 감독과 분장을 단계별로 의논했다. 소문과 괴롭힘을 견디던 소녀가 자신의 얼굴을 가꾸기 시작한다. 민식의 관심이 예주에게는 일상을 바꿀 만큼 크다는 사실이 이 작은 변화에 담긴다. 그래서 두 사람이 가까워지는 시간에는 설렘과 함께 불안도 있다. 민식의 다정함이 예주를 괴롭히는 사람들까지 바꿔주지는 못한다.

무서웠다는 말이 설명하지 못하는 것

민식은 예주에게 폭력이 닥친 상황을 보고도 달아난다. 그를 연기한 박진영은 평범한 소년이 그런 극단적인 상황에서 영웅처럼 나설 수 있을지를 생각했다고 말했다. 배우는 그 행동을 비겁하다고 보면서도 민식을 이해하려 했다. 좋아하는 사람을 돕고 싶다는 마음과, 눈앞의 일을 감당할 수 없다는 공포가 한 사람 안에 있을 수 있다는 접근이다.

조재민은 고성에서 학교에 다니던 때, 따돌림을 당하는 사람을 안타깝게 여기면서도 손을 내밀지 못했던 자신의 경험에서 영화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십여 년이 지나도 남은 후회였다. 민식에게 달아나는 것은 두려운 현장에서 벗어나는 일이지만, 예주에게는 곁에 있던 사람마저 떠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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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연구와 집필 과정에서 AI 도구의 도움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