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인(채정안)은 실종된 딸을 찾는 전단을 돌리고, 딸의 방을 꾸민다. 아이가 사라진 지 10년이 지났지만 돌아올 자리를 남겨두는 사람이다. 그런 해인에게 현재(황보운)가 다가온다…
해인(채정안)은 실종된 딸을 찾는 전단을 돌리고, 딸의 방을 꾸민다. 아이가 사라진 지 10년이 지났지만 돌아올 자리를 남겨두는 사람이다. 그런 해인에게 현재(황보운)가 다가온다. 아버지의 폭력에서 벗어나고 싶은 현재는 자신을 구해준 해인이 엄마였으면 좋겠다. 김다솜 감독의 〈현재를 위하여〉에는 딸을 기다리는 여자와 엄마를 바라는 소녀가 있다. 서로를 필요로 하지만, 해인이 오래 기다려온 아이는 현재가 아니다.
평상에 앉아 수박을 먹으며 해인이 현재에게 수어를 가르친다. 채정안이 기억에 남는 촬영으로 꼽은 장면이다. 현재에게 해인은 자신을 아버지에게서 보호해주는 사람이지만, 둘이 함께하는 시간을 채우는 것이 위기의 순간만은 아니다. 먹을 것을 나누고, 모르던 것을 배우는 사이가 된다. 현재에게는 자신을 지켜줄 어른뿐 아니라, 함께 먹고 배우며 지낼 어른도 필요하다.
해인은 딸을 찾는 동안에도 화원을 가꾸며 살아왔다. 채정안은 상실감에 무너진 모습만큼이나, 일하고 밥을 먹으며 하루를 살아가려는 의지를 보여주고자 했다. 매일 화원을 돌보면서도 해인은 딸이 돌아오기를 기다린다.
그러나 현재를 돕는 마음에는 해인 자신의 바람도 섞여 있다. 채정안은 해인이 소녀의 상처를 보듬으면서 자신도 회복되기를 기대했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잃어버린 딸에게 해주지 못한 일을 대신해주고 싶은 마음도 있었으리라는 것이다. 현재가 해인에게 엄마를 바라듯, 해인 역시 현재를 통해 얻고 싶은 것이 있다. 소녀를 받아주는 다정함을 보면서도, 해인이 그 안에서 누구를 떠올리는지는 따로 생각하게 된다.

현재는 누군가 자신을 데려가주기만 기다리는 아이가 아니다. 아버지에게서 벗어나려고 해인을 자기 계획에 끌어들이고, 가족을 떠나겠다는 마음을 먹는다. 김다솜이 처음 떠올린 것은 과자 상자에 실린 실종아동의 사진이었다. 그러나 이야기를 발전시키며 어머니보다 아이를 중심에 놓기로 했다. 딸을 잃은 어머니의 기다림에서, 다른 어른을 선택하고 싶은 아이의 행동으로 관심이 옮겨간 것이다.
아버지에게 맞은 현재를 해인은 부축하며, 받은 상처를 같은 방법으로 돌려줄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자기 몸을 다치게 하는 어른에게서 벗어나려는 아이에게, 다친 몸을 붙잡아주며 다른 선택을 권하는 어른이 생긴다. 현재가 바라는 엄마의 모습은 이런 손길과 말에서 조금씩 구체적이 된다.
이 글은 연구와 집필 과정에서 AI 도구의 도움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