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셸 공드리의 머릿속은 어떨까. 뮤직비디오의 혁명가, 기억의 마법사, 수공예 초현실주의의 대가. 이 모든 수식어 뒤에 있는 뇌는 어떤 속도로 회전하는가. 공드리의 솔루션북은 그 …
미셸 공드리의 머릿속은 어떨까. 뮤직비디오의 혁명가, 기억의 마법사, 수공예 초현실주의의 대가. 이 모든 수식어 뒤에 있는 뇌는 어떤 속도로 회전하는가. 공드리의 솔루션북은 그 질문에 공드리 자신이 내놓은 대답이다. 대답이라 하기엔 너무 혼란스럽고, 고백이라 하기엔 너무 유쾌하다. 그러나 정확히 그 혼란과 유쾌함의 조합이 공드리라는 감독을 규정해온 것이다. 비욕(Björk)의 뮤직비디오부터 이터널 선샤인(2004)까지, 그리고 2023년의 이 자전적 코미디까지, 30년의 커리어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하나다. 통제 불가능한 상상력.

공드리의 커리어는 록 밴드 위위(Oui Oui)의 드러머로 시작되었다. 밴드의 뮤직비디오를 직접 연출하면서 영상 작업에 눈을 뜬 그는, 이후 비욕, 화이트 스트라이프스, 다프트 펑크, 케미컬 브라더스 등 세계적 뮤지션들의 뮤직비디오를 연출하며 '비디오 아티스트'로 독보적 위치를 구축했다. 비욕의 〈Human Behaviour〉(1993)에서 선보인 스톱모션과 실물 효과의 결합은 이후 공드리의 여러 작품에서 되풀이되는 대표 기법의 출발점이 되었다.
뮤직비디오에서 장편 영화로의 전환은 휴먼 네이처(2001)로 시작되었다. 찰리 카우프만의 각본에 공드리의 시각적 감각이 결합한 이 데뷔작은 상업적으로 성공하지 못했지만, 두 사람의 협업이 3년 뒤 이터널 선샤인이라는 걸작을 낳을 것임을 예고했다. 카우프만이 기억의 구조를 해체하는 각본을 쓰고, 공드리가 그 해체를 시각적으로 구현한다. 이 분업이 2004년 아카데미 각본상의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그 뒤로 공드리의 필모그래피는 예측 불가능의 궤적을 그렸다. 수면의 과학(2006)의 개인적 초현실주의, 비 카인드 리와인드(2008)의 수공예 영화 예찬, 그린 호넷(2011)의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실험, 무드 인디고(2013)의 동화적 비극. 일관성이 없어 보이는 이 궤적에 일관성이 있다면, 그것은 공드리가 매번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했다는 점이다. 자기 뇌의 요구를 따랐다.

이터널 선샤인은 공드리에게 축복이자 저주였다. 이 영화는 그를 '비디오 감독'에서 '영화감독'으로 격상시켰지만, 동시에 모든 후속작이 이 영화와 비교되는 그림자를 만들었다. 수면의 과학은 "이터널 선샤인만큼은 아니다"라는 평가를 받았고, 무드 인디고도 마찬가지였으며, 그린 호넷은 "공드리가 할 영화가 아니었다"는 비판에 시달렸다.
이 반복되는 비교의 무게가 공드리의 솔루션북의 감정적 배경이다. 마르크 베커가 자기 영화를 완성하지 못하고 고군분투하는 모습은, 걸작의 다음 작품을 만들어야 하는 감독의 불안을 직접적으로 반영한다. '솔루션북'이라는 창작 지침서를 쓰는 것도, 방법론에 집착하는 것이 결국 방법론의 부재를 증명할 뿐이라는 아이러니를 보여준다. 공드리는 이 아이러니를 자학적 유머로 처리한다. 자신을 웃음의 대상으로 만드는 용기가, 이 영화의 가장 인상적인 덕목이다.
공드리의 영화에서 CG가 주도적 역할을 하는 장면은 거의 없다. 이것은 철학적 선택이다. 물리적 세트를 붕괴시키거나, 미니어처를 조작하거나, 카메라 앵글의 트릭으로 착시를 만들 때, 관객은 그 수고를 느낀다. 디지털로 완벽하게 만들어진 환상보다, 손으로 만든 불완전한 마법이 더 따뜻하고 더 기억에 남는다. 공드리는 이 원리를 30년간 실천해왔다.
공드리의 솔루션북에서 마르크가 시골 농가에서 영화를 편집하는 것은, 공드리 자신의 작업 철학의 극단적 구현이다. 스튜디오 없이, 첨단 장비 없이, 이모의 거실에서. 이 환경의 제약이 창작을 방해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자유를 만든다. 제약이 있을 때 상상력이 작동한다. 이것이 공드리가 경력 내내 증명해온 명제다. 무한한 자원이 주어진 그린 호넷에서 공드리가 가장 불편해 보였고, 제약 속의 비 카인드 리와인드에서 가장 자유로워 보였다는 사실이 이 명제를 뒷받침한다.

피에르 니네는 프랑스 영화계에서 가장 기교적인 배우 중 하나다. 입 생 로랑(2014)으로 세자르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그가 공드리의 자전적 캐릭터를 연기한다는 것은 동시에 도전이고 특권이다. 니네는 공드리의 에너지(빠른 말투, 산만한 시선, 아이디어의 폭주)를 물리적으로 구현하면서도, 그 이면의 불안과 외로움을 드러내는 데 성공한다.
마르크 베커는 매력적이면서 짜증나는 캐릭터다. 천재적 발상을 터뜨리다가 1초 뒤에 팀을 폭발시킨다. 이 이중성을 관객이 수용하게 만드는 것은 니네의 연기 덕분이다. 그의 눈에서 번갈아 나타나는 열광과 공포가, 마르크를 단순한 에고이스트가 아니라 자기 뇌에 갇힌 사람으로 보이게 만든다. 공드리의 뇌가 니네의 몸을 통해 스크린에 투사되는 것. 이 투사의 정확성이 이 영화의 가장 큰 성취 중 하나다.
미셸 공드리는 2020년대에 들어 한층 더 자유로워졌다. 이터널 선샤인의 그림자에서 벗어나, 자신의 혼란을 직접 소재로 삼는 용기를 보여주었다. 공드리의 솔루션북은 걸작이 아닐 수 있다. 그러나 걸작을 다룬 가장 정직한 영화다. 만드는 사람의 고통, 유머, 광기, 사랑이 여과 없이 쏟아진다. 영화 만들기에 관심이 있는 사람에게 이 영화는 교과서가 아니라 일기장이다. 그리고 일기장이 교과서보다 더 많은 것을 가르칠 때가 있다.
공드리의 필모그래피를 모른다면, 이 영화에서 시작하는 것도 가능하다. 그의 뇌를 먼저 엿보고, 그 뇌가 만든 영화들을 역추적하는 경험. 솔루션북에서 이터널 선샤인으로, 이터널 선샤인에서 비욕의 뮤직비디오로. 한 감독의 세계를 거꾸로 여행하는 것도 충분히 매혹적인 경험이다.
◆ 뮤직비디오 감독의 흔적 — 편집의 리듬, 색채의 전환, 음악의 활용에서 공드리의 뮤직비디오 경험이 어떻게 녹아 있는지 관찰하라.
◆ 자학적 유머의 용기 — 공드리가 자신을 코미디의 대상으로 만드는 장면들에서, 자기 객관화의 능력을 확인하라. 이것은 거만함의 반대편이다.
◆ 이모와 조카의 장면들 — 드니즈 이모가 공드리의 실제 이모를 모델로 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보라. 허구와 현실의 경계가 가장 얇아지는 지점이다.
◆ 솔루션북에 적힌 규칙들 — 귀를 기울이면 진짜 영화 제작의 지혜가 숨어 있다. 물론 그 바로 다음에 그 지혜를 부정하는 장면이 온다.
◆ 두 피아노를 위한 콘체르토 (2024) — 예술적 완벽을 향한 집착과 그 대가. 공드리가 영화 제작의 광기를 다뤘다면, 이 영화는 연주의 완벽을 향한 경쟁을 다룬다. 창작과 재현, 두 예술 행위의 강박을 비교할 수 있다.
◆ 나의 위대한 친구, 세잔 (2016) — 예술적 우정과 창작의 고독. 세잔과 졸라의 이야기에서 공드리와 카우프만의 관계가 그림자처럼 떠오른다.
◆ 러덜리스 (2014) — 창작이 치유의 도구가 되는 이야기. 공드리가 창작의 '과정'에 주목했다면, 이 영화는 창작의 '치유적 기능'에 초점을 맞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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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연구와 집필 과정에서 AI 도구의 도움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