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한인들의 사랑을 노래와 편지로 듣다 | MovieLAB LAB

쿠바에 사는 한인 후손들이 모여 「꼬부랑 할머니」를 부른다. 음정과 박자는 익숙하게 맞아떨어지지 않지만 「봄이 오면」, 「리리리자로」로 노래가 이어진다. 송일곤의 〈시간의 춤〉에…

쿠바 한인들의 사랑을 노래와 편지로 듣다 | MovieLAB LAB

쿠바에 사는 한인 후손들이 모여 「꼬부랑 할머니」를 부른다. 음정과 박자는 익숙하게 맞아떨어지지 않지만 「봄이 오면」, 「리리리자로」로 노래가 이어진다. 송일곤의 〈시간의 춤〉에서 이들은 멕시코를 거쳐 쿠바로 이주한 사람들의 후손이다. 한국에서 멀리 떨어진 이들의 삶을 찾아가는 영화에는 고향의 노래뿐 아니라 배우자에게 보낸 연애편지도 있다.

감독은 처음에 한인들이 어떻게 쿠바까지 가게 됐는지 궁금했다고 한다. 취재와 촬영을 거치며 그는 누구와 어떻게 만나 결혼했는지, 청혼은 어떻게 했는지를 묻게 됐다. 출발지와 도착지를 잇던 질문이 그곳에서 누구와 삶을 함께했는지로 옮겨간 것이다. 이주한 뒤의 긴 세월을 구체적인 만남으로 듣겠다는 선택이다.

노래에도 가족과 살아온 시간이 담긴다. 한국말이 서툰 한인 3세는 어머니가 불러주던 자장가를 기억한다. 자장가를 기억한다는 말에는 노래를 불러주던 사람도 들어 있다. 한국어를 얼마나 잘하는지와는 다른 방식으로 고향의 말이 가족 안에 남은 셈이다.

이하나가 내레이션으로 영화의 여정을 안내하는 가운데, 장현성은 한 사람의 연애편지를 읽는다. 쿠바 혁명에 참여하고 혁명정부의 고위직을 지낸 헤로니모 임이 아내 크리스티나에게 보낸 편지다. 공적인 이력만으로 그를 소개하면 쉽게 지나칠 부부의 관계가 편지에 남아 있다. 여정을 설명하는 목소리와 남편이 아내에게 쓴 말을 읽는 목소리를 나눈 것도 눈여겨볼 만하다. 한인 후손들의 삶을 찾아온 안내자를 따라가다가, 한 사람에게만 전하려던 글을 듣게 되기 때문이다. 이민사를 이루는 한 인물이 누구와 사랑하며 살았는지를 묻는 영화의 관심이 이 낭독에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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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연구와 집필 과정에서 AI 도구의 도움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