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부부의 옆집에 진짜 연인이 산다 | MovieLAB LAB

민수(김동윤)와 효진(류현경)은 같은 병원에서 일하는 의사다. 둘은 결혼하지만 서로 사랑하는 사이는 아니다. 게이인 민수는 부모의 간섭에서 벗어나고 싶고, 레즈비언인 효진은 아이…

가짜 부부의 옆집에 진짜 연인이 산다 | MovieLAB LAB

민수(김동윤)와 효진(류현경)은 같은 병원에서 일하는 의사다. 둘은 결혼하지만 서로 사랑하는 사이는 아니다. 게이인 민수는 부모의 간섭에서 벗어나고 싶고, 레즈비언인 효진은 아이를 입양하고 싶다. 각자의 바람을 이루기 위해 부부가 되기로 한 것이다. 부부로 행세하는 동안 각자의 연인과는 옆집에서 이중생활을 한다. 〈두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의 소동은 이 영리해 보이는 동거에 민수의 부모가 불쑥 찾아들면서 커진다. 남들이 부부로 보는 두 사람과 실제로 사랑하는 사람들이 바로 옆에 있다.

결혼만 하면 자유로울 줄 알았는데

효진에게는 연인 서영(정애연)이 있고, 민수에게는 새로 마음을 빼앗긴 석(송용진)이 있다. 결혼으로 원하던 생활을 얻으려면 이 관계들을 밖에 드러내지 않아야 한다. 가족의 눈을 피해 연애할 공간을 마련했는데, 가족이 그 공간 안으로 들어온다. 방문한 부모를 속이는 일이 코미디의 긴장을 만드는 동시에, 결혼한 뒤에도 남편과 아내라는 역할을 계속 보여줘야 한다는 수고를 드러낸다.

김조광수 감독은 실제 주변 친구들의 위장결혼 이야기를 들었지만, 그런 결혼을 권하고 싶지는 않다고 했다. 여성이 시가를 오가고 명절을 챙기며 감당할 부담이 생기기 때문이다. 영화 속 효진에게 결혼이 필요한 사정이 있다고 해서, 그 결혼으로 모든 문제가 풀리는 것은 아니다. 두 사람이 서로 동의한 약속 밖에 부모와 친척들의 기대가 기다리고 있다. 부부인 척하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 우스우면서도, 이들이 얻고 싶었던 자유가 무엇이었는지 생각하게 된다.

꽃다발을 들고 나란히 선 네 사람

첫눈에 반하는 사람과 전화를 걸게 되는 사람

민수와 석은 스쳐 지나가며 첫눈에 반한다. 송용진은 이 장면을 찍는 데 유독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회고했다. 처음에는 그 빠른 감정이 만화처럼 느껴졌고, 촬영을 마친 뒤 감독의 이야기를 더 접하면서 이해하게 됐다는 것이다. 민수와 효진이 계산해서 시작한 결혼 옆에서, 계산할 틈도 없이 시작되는 연애가 자란다.

첫 키스 장면에서는 수줍음을 살리는 것이 과제였다. 김동윤과 송용진은 한 번에 촬영을 끝내자고 마음먹고 적극적으로 연기했다. 김동윤의 회고에 따르면, 감독은 두 사람이 처음 만난 사이의 수줍음보다 지나치게 익숙해 보인다며 다시 찍게 했다. 이때 필요한 것은 이제 막 사랑을 시작하는 사람의 망설임이었다.

민수의 곁에는 그를 좋아하는 친구 티나(박정표)도 있다. 민수는 술을 마신 뒤 티나에게 전화를 건다. 김동윤은 민수가 티나를 연인으로 생각하지는 않지만, 다른 친구들에게 하기 어려운 고민을 나누고 의지할 수 있는 사람으로 여긴다고 설명했다. 티나의 마음을 알면서도 같은 사랑으로 답하지 못하는 미안함도 있다고 보았다. 누군가를 좋아하는 일과 힘들 때 그 사람을 찾는 일이 일치하지 않는 관계다. 민수와 효진의 결혼을 가짜라고 구별하는 것보다 이 둘의 사이를 한마디로 정하는 일이 더 어렵다.

이들의 연애와 우정에는 사회의 차별이 끼어든다. 김조광수는 주변 성소수자 친구들과 웃고 즐겁게 지내는 생활을 담고 싶었다고 했고, 사회의 차별과 마주칠 때 갑자기 삶이 무거워지는 경험도 이야기했다. 영화 역시 웃음 속에서 차별의 폭력을 만난다. 설레는 연애와 친구에게 기대는 일상을 먼저 알게 되면, 이들이 잃을 수 있는 것도 구체적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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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연구와 집필 과정에서 AI 도구의 도움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