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첩을 잡으러 갔다가 할아버지와 한패가 됐다 | MovieLAB LAB

민서(박세진)는 군인 영훈(허준석)의 집에 몰래 들어가 그를 기다린다. 그런데 눈앞에 나타난 사람은 백발의 노인 장수(민경진)다. 〈간첩사냥〉의 뜻밖의 동맹은 이렇게 시작된다. …

간첩을 잡으러 갔다가 할아버지와 한패가 됐다 | MovieLAB LAB

민서(박세진)는 군인 영훈(허준석)의 집에 몰래 들어가 그를 기다린다. 그런데 눈앞에 나타난 사람은 백발의 노인 장수(민경진)다. 〈간첩사냥〉의 뜻밖의 동맹은 이렇게 시작된다. 둘 다 영훈을 의심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아직 무슨 일을 함께할 수 있는지보다, 누구를 쫓고 싶은지가 먼저 일치한 사이이다.

민서가 알아내려는 것은 동생의 죽음에 얽힌 진실이다. 탈북민 출신 군인인 영훈이 그 배후에 있다고 의심한다. 장수는 대한민국을 지키겠다는 사명을 내세운다. 같은 사람을 쫓는다고 해서 두 사람이 찾으려는 답까지 같지는 않다. 한 사람에게는 가족의 죽음이고, 다른 사람의 입에서는 국가 수호가 앞선다. 20대 여성과 70대 노인이라는 나이 차에 더해, 무엇을 중대한 일로 여기는지도 어긋나는 동료들이다.

민서는 총을 들고 사건을 파헤치면서도 엉성한 데가 있다. 박세진은 그 서툰 행동과 진지함이 함께 존재하는 점에 끌렸다고 했다. 일을 능숙하게 처리하지 못하는 모습이 동생을 잃은 마음까지 가볍게 만들지는 않는다. 이준혁 감독이 원한 민서의 분노도 겉으로 크게 드러나는 것이 아니었다. 박세진은 감독이 자신의 프로필 사진 속 눈을 보고, 울분을 절제해서 담을 수 있기를 바랐다고 전했다.

상대를 쫓다가 자기 신분을 바꿔 말하기

민서에게는 북한 말투를 구사해야 하는 순간도 온다. 영훈과 대립하다 목숨을 위협받자 급하게 자기 신분을 바꿔 말해야 하는 상황이다. 박세진은 평소 들어본 말투를 되짚으며 준비했다고 밝혔다. 배우가 기억한 말투를 연습한 과정과, 인물이 살기 위해 말을 바꾸는 절박함이 겹치는 장면이다. 누구인지 알아내려고 뒤쫓던 사람 앞에서 이제는 자신이 다른 사람인 척해야 한다. 민서가 얼마나 서툰지 보던 관심도, 이 위기를 어떻게 넘길지로 옮겨간다.

장수에게도 국가 수호라는 말로는 다 설명하지 못하는 사정이 있다. 민경진은 남들에게 드러내지 않은 비밀을 품은 인물이라고 설명하면서, 권위적으로 보일 때에도 귀여운 구석을 살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가 직접 제안해 넣은 장면은 거창한 추적이나 액션이 아니다. 영화 후반, 민서와 함께 담배를 피우던 장수는 그를 한 번 쳐다보고 “얼씨구”라고 한다.

같은 편이 된 젊은 여성이 눈앞에서 함께 담배를 피우는 광경은 이 노인에게 여전히 한마디를 하게 만든다. 나이 차가 큰 두 사람이 손잡았다고 서로를 대하는 버릇까지 곧바로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국가를 지키겠다는 큰 구호로 시작한 공조가, 함께 담배를 피우다 던지는 생활의 말에까지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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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연구와 집필 과정에서 AI 도구의 도움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