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슬란드의 범죄자가 굳이 영어로 사람을 위협한다. 검은 옷과 선글라스까지 챙겼다. 캅 시크릿의 악당은 범행 못지않게 악당처럼 보이는 일에도 열심이다. 그 모습이 웃긴 것은 어딘…
아이슬란드의 범죄자가 굳이 영어로 사람을 위협한다. 검은 옷과 선글라스까지 챙겼다. 캅 시크릿의 악당은 범행 못지않게 악당처럼 보이는 일에도 열심이다. 그 모습이 웃긴 것은 어딘가에서 본 적이 있기 때문이다. 익숙한 액션영화 속 악역의 말투와 자세를 잔뜩 모아놓았다.
경찰도 만만치 않다. 부씨는 일단 밀어붙이고 보는 거친 형사이고, 새 파트너 회르뒤르는 옷차림부터 태도까지 여유롭다. 두 사람에게 맡겨진 사건은 아무것도 훔쳐가지 않는 은행 강도. 조합도 사건도 수상하지만, 영화는 우선 이들이 얼마나 진지하게 폼을 잡는지 보게 한다.
범인과 경찰이 함께 영화 속 영웅과 악당을 흉내 내는 듯한 재미가 있다. 「캅 시크릿」은 익숙한 자세를 감추지 않는다. 자동차가 달리고 음악이 커지면 작은 행동에도 세상을 구하는 임무 같은 무게가 붙는다. 인물은 진지한데 그 진지함의 크기가 상황과 어긋날 때 웃음이 난다.
악당을 연기한 배우는 인터뷰에서 감독과 함께 좋은 악역의 세부를 궁리했고, 알맞은 선글라스를 찾으려고 여러 개를 써봤다고 말했다. 흔한 설정 하나도 쉽게 버리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영어로 위협하고 동물에 빗댄 말을 늘어놓는 버릇 역시 이런 과장에 속한다. 영화는 나쁜 사람의 멋을 만드는 재료를 관객 앞에서 하나씩 꺼내 보인다.
연출한 한네스 소르 할도르손은 아이슬란드 국가대표 골키퍼로 활동했던 인물이다. 영화의 구상은 장편 데뷔보다 훨씬 앞서 시작됐다. TV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만든 가짜 액션영화 예고편에 반응이 모였고, 그 구상을 장편으로 발전시켰다. 먼저 보여주고 싶은 영화의 모양이 있었던 셈이다.
성격이 다른 경찰 둘이 한 팀을 맡고, 싸우다가 서로를 인정하게 되는 이야기는 낯익다. 「캅 시크릿」은 그 둘이 서로에게 유난히 신경 쓰는 이유를 한 발 더 밀어붙인다. 경쟁심 사이에 끌림이 들어온다.
회르뒤르는 자기 마음을 대하는 데 비교적 편안하지만 부씨는 그렇지 못하다. 범인에게 겁 없이 달려드는 사람이 자기 감정 앞에서는 머뭇거린다. 그의 터프한 태도를 보던 눈도 바뀐다. 저렇게 늘 거칠어야 할 이유가 있을까. 누군가에게 다가가는 일에는 다른 용기가 필요하지 않을까.
이 관계를 알아차리면 앞서 두 사람이 견제하던 장면도 더 재미있게 보인다. 상대가 너무 잘나서 싫은 것인지, 자꾸 눈에 들어와서 불편한 것인지 간단히 갈라지지 않는다. 관객은 사건의 다음 단서와 함께 두 사람이 언제 자기 마음을 인정할지도 기다리게 된다.
할도르손은 큰 제작비의 액션영화를 좋아한다고 밝히면서, 자신이 가진 여건 안에서 화면과 음악을 최대한 크게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패러디라고 해서 액션의 즐거움까지 포기할 생각은 없었던 것이다. 달리는 자동차와 과장된 음악을 즐기면서 그 과장에 웃을 수도 있다.
이런 장난을 알아보려면 특정 영화의 장면을 전부 외우고 있을 필요는 없다. 중요한 순간에 폼을 잡는 형사, 쓸데없이 위압적인 악당, 서로를 못마땅해하는 파트너 정도면 충분하다. 그런 인물들이 흔히 어떻게 행동하는지 알고 있다면, 영화가 어디를 과장하는지도 알아볼 수 있다.
「캅 시크릿」에서는 두 남자의 연애와 총격전, 추격전이 한 이야기 안에서 이어진다. 함께 범인을 잡는 두 남자에게 다른 관계를 허락하면서도, 액션영화를 보는 즐거움은 그대로 챙긴다. 부씨가 덜 터프해 보이는 순간을 기다리는 것도 이 소란스러운 영화의 재미다.
진지한 얼굴로 벌이는 과장된 액션과 파트너 사이의 신경전을 함께 즐기고 싶을 때 어울린다. 할리우드 경찰영화에 익숙할수록 알아보는 버릇들이 늘어난다. 거친 언어와 희극적으로 과장된 폭력이 나온다.
◆ 악당의 말투와 선글라스 — 악당은 영어로 위협하고, 옷차림까지 익숙한 액션영화의 악역을 떠올리게 한다. 범행의 내용보다 악당답게 보이려는 준비가 눈에 들어올 때 패러디의 웃음이 생긴다.
◆ 끝까지 진지한 얼굴 — 우스꽝스러운 상황에서도 인물들은 심각한 얼굴로 행동한다. 상황의 터무니없음과 배우들의 진지함이 얼마나 어긋나는지 보는 재미가 있다.
◆ 파트너가 거슬리는 이유 — 부씨는 새 파트너와 경쟁하면서도 자꾸 그를 의식한다. 상대에게 지기 싫은 마음과 끌리는 마음이 함께 드러나는 대목을 보면, 두 사람의 신경전이 다르게 읽힌다.
◆ 액션을 부풀리는 음악 — 자동차가 달리고 음악이 커질 때 장면이 얼마나 거창해지는지 들어보자. 액션의 긴장감을 즐기다가 그 과장에 웃게 되는 순간도 영화가 노리는 재미다.
◆ 뜨거운 녀석들 (2007, 에드거 라이트) — 조용한 마을에 배치된 경찰과 새 파트너가 과장된 액션을 벌인다. 장르의 버릇을 잘 아는 사람들이 만든 코미디를 이어 볼 수 있다.
◆ 나이스 가이즈 (2016, 셰인 블랙) — 어울리지 않는 두 남자가 사건을 함께 쫓으며 끊임없이 삐걱거린다. 수사보다 인물의 자존심과 허세가 웃음을 만드는 순간을 비교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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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연구와 집필 과정에서 AI 도구의 도움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