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들이 목소리를 내고 세상을 바꾸는 모습을 보며, 강유가람 감독은 자신은 페미니스트로서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고민한다. 〈우리는 매일매일〉은 그 물음을 안고 젊은 시절 함께 …
여성들이 목소리를 내고 세상을 바꾸는 모습을 보며, 강유가람 감독은 자신은 페미니스트로서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고민한다. 〈우리는 매일매일〉은 그 물음을 안고 젊은 시절 함께 활동했던 친구들을 찾아가는 영화다. 정읍에서 동물을 돌보는 사람, 제주에서 살림과 일을 꾸리는 사람, 음악을 만들며 직장에 다니는 사람. 함께 활동하던 친구들은 이제 서로 다른 곳에서 하루를 보낸다.
키라는 여성운동 활동가로 일하다 수의사가 됐다. 정읍에서 동물을 돌보는 그가 벌이는 활동은 소싸움 반대 운동이다. 그는 소싸움에서 폭력을 발견하는 감각이 학생 때 여성운동을 하던 감각과 다르지 않다고 설명한다. 직업은 바뀌었어도, 남들이 당연하게 여기는 일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마음은 남아 있다.
음악가 흐른은 생계를 위해 청소년 관련 공공기관에 취직했다. 그렇다고 음악을 그만두거나 여성주의 행사를 떠난 것은 아니다. 일을 하고, 음악을 만들고, 행사를 진행하는 생활 안에 이전의 활동 경험이 이어진다. 이 영화에서 친구의 근황을 듣는 재미는 지금 무슨 직업을 가졌는지 알아내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각자의 생활 속에 예전에는 없던 조건이 생겼을 때, 무엇을 바꾸고 무엇을 계속하는지 듣게 된다.

강유가람도 친구들과 함께 식사하고 고민을 나누며 화면에 등장한다. 그는 친구들을 만나러 가는 여정을 이어 붙이기 위해 자신의 내레이션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질문하는 사람에게도 풀리지 않은 고민이 있다는 사실이 만남의 성격을 바꾼다. 감독은 친구가 어떤 답을 내놓는지 기록하면서, 자신이 계속 영화를 만드는 일의 의미도 묻고 있다.
제주에서 살아가는 짜투리의 이야기는 영화 밖에서 한 번 더 이어졌다. 2021년 개봉을 계기로 한 관객이 편지를 보냈다. 지역으로 이주한 뒤 여성주의 활동을 이어가기 어렵다고 느끼던 그는, 영화 속 짜투리의 모습에서 용기를 얻었다고 했다. 답장에 쓴 짜투리의 경험은 처음부터 새 동네에 익숙했던 사람의 성공담과는 거리가 있다. 제주에 내려가기 전 선배가 제주여민회를 소개해줬지만, 그에게도 당장의 밥벌이가 먼저였다. 지역 여성들과 어떻게 관계를 맺을지 걱정도 있어, 활동을 1년 미뤄달라고 부탁했다.
1년 뒤 제주여민회에서 다시 연락이 왔다. 짜투리는 그제야 사람들을 만나, 자신이 제주에서 겪은 가부장적인 문화에 관해 밤늦도록 이야기했다고 회고했다. 누군가의 소개를 믿고 기다려준 사람들이 있어 새 관계가 시작된 것이다. 이후에는 그가 제주로 이주한 다른 페미니스트들을 여민회에 소개했다. 그렇게 사람들을 넝쿨처럼 이어줬다고 받은 상의 이름이 ‘넝쿨상’이었다.
이 글은 연구와 집필 과정에서 AI 도구의 도움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