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 사범이 시범대회에서 주먹 한 방에 쓰러진다. 상대는 방글라데시에서 온 로니(마붑 알엄)다. 관원이 줄어드는 도장을 살리려고 대회를 준비한 인호(유준상)에게는 참기 어려운 …
태권도 사범이 시범대회에서 주먹 한 방에 쓰러진다. 상대는 방글라데시에서 온 로니(마붑 알엄)다. 관원이 줄어드는 도장을 살리려고 대회를 준비한 인호(유준상)에게는 참기 어려운 망신이다. 〈로니를 찾아서〉에서 복수에 나선 그를 따라다니는 사람은 로니의 친구 뚜힌(로빈 쉐이크)이다. 찾아주겠다며 곁에 붙어서는 자꾸 신경을 긁는다.
인호를 더 억울하게 하는 것은 자신을 쓰러뜨린 주먹이 반칙이었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사람들이 기억하는 것은 사범이 한 방에 나가떨어졌다는 결과다. 대회는 끝났어도 인호에게는 그 순간이 끝나지 않는다. 가정을 돌보는 일마저 뒤로 미룬 채 로니에게 매달린다.
유준상은 이 각본에 끌린 이유를 이야기하면서 잃어버린 일기장을 떠올렸다. 1년 동안 찾았지만 끝내 찾지 못했고, 어느 순간 자신이 일기장에 담긴 기억에 집착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했다고 한다. 인호를 이해한 출발점이 거창한 복수의 감정보다, 없어져 버린 자기 것을 포기하기 어려웠던 경험이라는 점이 흥미롭다. 로니를 찾는 인호도 그날 이전처럼 동네에서 얼굴을 들고 살고 싶은 사람으로 보인다. 그의 집요함이 우스워도 망신을 오래 곱씹는 마음까지 낯설지는 않다.
뚜힌은 존댓말 대신 반말로 말을 건넨다. 한국 생활 8년 차인 그가 인호를 대하는 태도에는 주눅이 없다. 심상국 감독은 체면을 되찾으려는 사범 곁에, 자기 말을 거침없이 하는 사람을 붙여놓았다.
그런데 뚜힌에게도 내보일 만한 이력이 있다. 요리사 자격증과 멘사 회원증까지 갖고 있지만, 극중 미등록 체류자인 그는 이 이력을 활용하기 어렵다. 사범의 실력을 인정받으려다 무너진 인호 옆에, 갖춘 이력도 쓰기 어려운 사람이 함께 걷는다. 뚜힌의 수다는 로니의 행방을 알아내기 위한 정보만은 아니다.
뚜힌을 연기한 로빈 쉐이크는 당시 한국에서 일하던 노동자였다. 국내에서 열린 방글라데시 축제에서 제작진을 만났고, 오디션을 거쳐 배역을 맡았다. 유준상은 함께 촬영하며 그에게서 실제로 모은 돈을 사기당한 이야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상대 배우는 다시 벌면 된다는 태도를 보였고, 유준상은 그 반응이 자신을 돌아보게 했다고 말했다. 인호의 집착을 자신의 기억으로 읽었던 배우에게, 촬영은 상대의 삶을 듣는 시간이기도 했다.
영화에서 두 사람은 한국 음식을 함께 먹고, 방글라데시 음식도 나눈다. 복수할 상대를 찾는 길에 함께 먹고 떠드는 시간이 생긴다. 인호가 귀찮아하던 말 많은 동행 덕분이다.
이 글은 연구와 집필 과정에서 AI 도구의 도움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