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호초의 여신들, 로저 코먼의 하와이 촬영 모험기 | MovieLAB LAB

조난당한 형제를 구한 사람은 섬의 잠수부 마히아다. 목숨을 건진 두 남자는 그녀의 도움을 서로 다르게 받아들인다. 크리스는 마히아에게 마음이 끌린다. 리는 마히아도 크리스를 좋아…

산호초의 여신들, 로저 코먼의 하와이 촬영 모험기 | MovieLAB LAB

조난당한 형제를 구한 사람은 섬의 잠수부 마히아다. 목숨을 건진 두 남자는 그녀의 도움을 서로 다르게 받아들인다. 크리스는 마히아에게 마음이 끌린다. 리는 마히아도 크리스를 좋아한다는 것을 알아채고, 그녀의 호감을 이용하면 섬을 빠져나갈 배를 구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로저 코먼의 〈산호초의 여신들〉에서 형제의 차이는 같은 사람에게 무엇을 바라는지에서 드러난다.

배경은 하와이에서 촬영한 바다와 섬이다. 햇빛과 야자수가 휴양지의 풍경처럼 보이지만, 이곳에 도착한 형제에게는 쉴 틈이 없다. 리는 체포를 피해 달아나는 중이고, 그를 돕던 크리스는 마히아를 만나면서 형제의 도주만 생각할 수 없게 된다. 아름다운 장소에 도착했다고 사정까지 나아진 것은 아니다.

어깨에 짐을 멘 셔츠 차림의 남자와, 뒤에서 그를 바라보는 상의를 벗은 남자. 둘 뒤로 항만의 물이 보인다.

같은 배를 탔지만, 같은 것을 바라지는 않는다

돈 듀란트가 연기하는 리는 무기 강도 사건에 가담했다가 경비원이 죽자, 빌 코드가 맡은 형제 크리스에게 도피를 부탁한다. 두 사람이 섬에 표류한 것은 계획된 모험의 시작이 아니라 도망치던 길에 생긴 사고다. 육지에서 저지른 일이 바다 건너까지 따라온다.

섬의 지도자 두아는 정기 연락선이 오면 떠날 수 있다고 알려준다. 보통의 조난자라면 기다릴 만한 배가 리에게는 반갑지 않다. 그가 원하는 것은 바깥세상으로 돌아가는 교통편이 아니라, 붙잡히지 않고 빠져나갈 방법이다. 같은 구조의 기회도 누가 기다리는지에 따라 의미가 바뀐다.

리는 마히아가 크리스에게 보이는 호감을 알아채고, 그녀와 가까워져 배가 있는지 알아보라고 부추긴다. 크리스의 연애가 리에게는 탈출 계획의 일부인 셈이다. 처음에는 둘 다 섬을 떠나려 하지만, 마히아를 한 사람으로 만나려는 마음과 필요한 정보를 얻으려는 계산이 벌써 엇갈린다. 이후 리가 진주까지 탐내기 시작하면, 도망치기 위해 왔던 곳에서 다시 범죄를 저지를 위험도 커진다.

목숨을 구해준 여인은 누구의 편에 서야 할까

리사 몬텔의 마히아는 남자들이 도착하기를 기다리던 인물이 아니다. 잠수를 할 줄 알고, 바다에서 위기에 빠진 두 사람을 구해낸다. 낯선 섬에 들어온 남자들이 먼저 그녀의 능력에 의지한다는 점을 기억해둘 만하다. 크리스와의 관계도 그 도움에서 출발한다.

하지만 마히아가 형제를 구한 일은 공동체 안에서 문제가 된다. 두아는 상어 신이 노했다고 여기며 정화 의식을 준비한다. 마히아에게는 사람을 살린 행동이 오히려 자신을 위험하게 만드는 상황이다. 크리스가 그녀를 걱정하게 되는 이유도 단순히 낯선 풍습이 무섭기 때문이 아니다. 자신을 구해준 사람이 그 일로 위협받는 것을 보게 되기 때문이다.

영화의 관심은 점차 두 형제의 탈출에서 크리스와 마히아가 함께 떠날 수 있는지로 옮겨간다. 크리스는 리를 도와주는 일과 마히아를 지키는 일을 동시에 해야 하지만, 리는 둘의 관계를 자신의 도주에 방해가 되는 것으로 여기기 시작한다. 마히아와 가까워지라고 권했던 사람이 이제는 그 마음을 못마땅해한다. 리의 태도가 바뀌는 대목에서 형제가 함께 가려던 길도 갈라진다.

야자수 아래 불가를 둘러싸고 여인들이 앉아 있는 흑백 사진.

진주를 캐는 노동과 상어 신의 의식

이 섬을 바깥세상과 완전히 끊어진 신비의 공동체로만 보면 중요한 설정을 놓친다. 두아의 설명에 따르면 여인들은 회사에 고용되어 진주를 채취한다. 진주는 세계 시장에 팔리고 연락선은 정기적으로 들어온다. 섬의 바다는 여인들에게 일터이기도 하다.

그래서 리가 진주를 탐내는 행동은 금지된 보물에 손을 대는 모험으로 끝나지 않는다. 여인들이 일해서 모은 것을 가져가려는 것이다. 마히아의 호의를 탈출 수단으로 이용하려던 태도가 진주를 대하는 방식에서도 이어진다. 섬에서 만난 사람과 그들이 가진 것을 모두 자신에게 필요한 자원으로 보는 리의 성향이 드러난다.

한편 영화는 상어 신의 분노와 의식을 여성 공동체의 질서를 설명하는 장치로 내세운다. 진주를 채취하는 노동자들의 생활보다 외부 남자들에게 위험한 관습이 더 큰 사건이 된다. 마히아가 보여준 구출 능력과 두아가 행사하는 권한을 함께 보면, 여인들이 모두 같은 마음으로 움직이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보인다. 누가 결정을 내리고 누가 그 결정 때문에 위험해지는지 구분하면 섬을 막연한 신비로 묶지 않고 볼 수 있다.

하와이의 풍경이 영화 속 섬이 되기까지

〈산호초의 여신들〉은 1956년 하와이에서 촬영했고 1958년에 개봉했다. 촬영을 맡은 사람은 플로이드 크로스비다. 코먼은 같은 촬영진과 일부 배우를 공유하며 〈Naked Paradise〉도 만들었다. 하와이 로케이션은 한 영화만의 작업으로 끝나지 않았다. 같은 촬영진이 다른 이야기에도 이 장소를 활용했다.

영화에서 물은 한 가지 역할만 하지 않는다. 형제의 배를 좌초시키는 장애물이고, 여인들이 진주를 얻는 곳이며, 마히아가 사람을 구해내는 장소다. 같은 바다에 누가 들어가고 무엇을 하려는지에 따라 풍경의 성격이 달라진다. 해안을 보는 즐거움에 빠져 있다가도 사람이 물속에 들어가면, 그가 무사히 돌아올 수 있을지 기다리게 된다.

하와이에서 찍은 풍경과 영화가 그 위에 지어낸 공동체는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해안과 야자수가 실제 장소의 모습이라고 해서, 상어 신의 의식까지 현지 풍습의 기록이 되는 것은 아니다. 이 영화의 섬은 범죄자의 도주, 연애, 진주를 향한 탐욕을 한곳에 모으기 위해 꾸민 무대다. 풍경을 즐기는 일과 그 안의 이야기를 실제 주민들의 삶으로 받아들이는 일은 별개다.

무늬 있는 옷을 입은 여인들 앞에서 상의를 벗은 남자와 한 여자가 위를 바라보는 컬러 이미지.

왜 지금 이 영화를 보는가

이 영화에서는 형제의 선택을 따라가볼 만하다. 같은 사람에게 구조되고 같은 배를 기다리는데, 둘은 왜 자꾸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는가. 리가 바라는 이익과 크리스가 맺는 관계를 따라가면 짧은 모험 안에서도 사람을 대하는 태도의 차이가 보인다.

마히아의 역할을 놓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형제를 구한 여인이 이후에는 크리스의 도움을 필요로 한다. 이 관계를 처음부터 남자가 여자를 구하는 연애담으로 기억하면 시작의 방향을 거꾸로 보게 된다. 형제를 살린 일이 마히아를 위험에 빠뜨린다는 사실은 그래서 더 안타깝다. 크리스가 그녀를 두고 떠나지 않기를 바라면서도, 리와 함께하는 도주가 마히아에게 또 다른 위험이 되지는 않을지 걱정하게 된다.

관련 작품

◆ 〈10대 원시인〉 (1958, 로저 코먼) — 부족의 금기를 의심하는 소년이 금지된 땅으로 향한다. 〈산호초의 여신들〉에서 외부인의 도착 때문에 흔들리는 규칙을, 이번에는 공동체 안의 젊은이가 질문한다. 누가 금기를 설명하고 누가 어길 위험을 감수하는지 비교하면, 두 영화가 모험을 시작하는 방식의 차이가 드러난다.

◆ 〈늪의 여인들〉 (1956, 로저 코먼) — 숨긴 다이아몬드를 찾는 여성 탈옥수들과 잠입 경찰이 루이지애나 늪지로 향한다. 진주를 노리는 리처럼 보석이 위험한 이동을 부추기지만, 이 영화에서는 여성들이 범행과 추적을 이끈다. 물로 둘러싸인 장소를 누가 알고 누가 상대에게 의존하는지 따라가며, 섬의 잠수부들과 다른 위치에 선 여성 인물들을 비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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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연구와 집필 과정에서 AI 도구의 도움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