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웨인이 웃는 법, 서부극의 아이콘이 코미디를 만났을 때 | MovieLAB LAB

마을의 실력자가 진흙을 뒤집어쓴다. 존 웨인의 큰 체구와 카우보이 차림은 그대로인데, 〈맥린톡!〉에서는 그 몸도 소동을 피해 가지 못한다. 소동을 수습할 것 같은 사람이 오히려 …

존 웨인이 웃는 법, 서부극의 아이콘이 코미디를 만났을 때 | MovieLAB LAB

마을의 실력자가 진흙을 뒤집어쓴다. 존 웨인의 큰 체구와 카우보이 차림은 그대로인데, 〈맥린톡!〉에서는 그 몸도 소동을 피해 가지 못한다. 소동을 수습할 것 같은 사람이 오히려 함께 엉키는 모습이 웃음을 만든다.

웨인이 맡은 G.W. 맥린톡은 넓은 목장을 가진 지역 유지다. 하지만 별거 중인 아내 캐서린이 이혼을 요구하며 돌아오자, 집 안의 일은 그의 뜻대로 되지 않는다. 마을에서 통하던 말이 아내에게는 통하지 않는다는 낙차가, 큰 난투극 못지않게 이 영화의 코미디를 움직인다.

시가를 문 카우보이 차림의 남자와 붉은 머리 여성을 나란히 그린 컬러 포스터.

마을에서는 큰소리, 집에서는 말다툼

모린 오하라가 연기하는 캐서린은 남편에게 순순히 돌아온 아내가 아니다. 이혼과 딸 베키의 양육 문제를 해결하려고 온 사람이다. 맥린톡에게는 아내가 돌아왔다는 사실이 반가울 수 있어도, 캐서린이 내놓는 요구까지 반가운 것은 아니다. 재회의 기쁨과 싸움의 시작이 따로 떨어져 있지 않다.

두 배우가 맞부딪치는 재미는 상대를 쉽게 달래거나 돌려보낼 수 없다는 데 있다. 맥린톡이 자기 집의 주인처럼 말해도 캐서린은 자신의 입장을 거두지 않는다. 오하라가 맞받아치면 웨인은 말을 끝낸 뒤에도 상황이 끝나지 않았다는 것을 받아내야 한다. 대사를 하는 사람만큼 그 말을 듣고 다음 말을 준비하는 사람에게도 시선이 간다.

딸의 귀환까지 겹치면서 집안은 더 복잡해진다. 스테파니 파워스의 베키를 둘러싸고 두 청년이 경쟁하고, 부모의 다툼 옆에서 젊은 세대의 연애가 따로 진행된다. 맥린톡이 상대해야 할 일은 아내와의 관계 하나로 끝나지 않는다. 어른이 중심에 서서 다른 사람들의 사정을 정리하려 할수록, 주변에서는 새로운 소동이 생긴다.

진흙탕에서는 몸이 먼저 반응한다

말다툼이 두 사람의 응수로 이어진다면, 진흙탕 난투극은 여러 사람의 몸이 한꺼번에 얽히며 커진다. 싸움에 끼어든 인물들이 진흙 구덩이로 밀려들고 웨인과 오하라도 그 안에 들어간다. 누가 옳은 말을 하는지 따져보던 자리에서, 이제는 다음에 누가 넘어갈지 보게 된다. 대화의 우위를 겨루던 사람들이 몸의 균형부터 잃는다.

웨인의 큰 몸은 이때 웃음의 재료가 된다. 체격이 크다고 진흙을 피할 수 있는 것도, 소동을 멈출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맥린톡이 다른 사람들과 함께 엉망이 될수록, 앞서 그가 차지하던 큰 자리와 지금의 꼴 사이에 차이가 생긴다. 마을에서의 지위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이 장면에서는 혼자 깨끗한 얼굴로 남을 수 없다.

그 웃음은 한 사람이 우스운 꼴을 당하고 끝나는 데서보다, 소동에 가담하는 사람이 늘어나는 데서 커진다. 점잖게 지켜볼 것 같은 사람까지 휘말리면 싸움은 마을의 구경거리가 된다. 웨인이 상황을 장악하는 모습을 기대하다가, 그도 다음 충돌을 받아내야 한다는 것을 보는 즐거움이 있다.

목조 건물 앞에서 카우보이 모자를 쓰고 웃는 존 웨인의 사진.

넓은 서부에 소동이 들어설 자리를 만들다

감독 앤드류 V. 맥라글렌과 촬영감독 윌리엄 H. 클로시어는 서부의 마을을 코미디의 무대로 쓴다. 촬영지 올드 투손은 이미 서부극을 위해 만들어진 곳이었고, 제작진은 거기에 건물을 더하고 중심 거리를 바꾸었다. 여러 인물이 오가고 소동을 벌일 마을에는 구체적인 공간이 필요했다.

이 영화에서 집안의 다툼은 집 안에만 머물지 않는다. 진흙탕의 군중이나 뒤에 이어지는 거리의 추격전에서는 주변 사람들의 반응까지 소동에 들어온다. 부부 사이의 일이 마을 사람들이 보는 일로 커지는 것이다. 둘이 서로에게 무슨 말을 하는지와, 구경꾼들이 어느 쪽을 응원하는지를 함께 보면 같은 싸움도 다른 모습으로 보인다.

다음 절에는 부부의 갈등이 마무리되는 장면에 관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서로 맞서는 연기와 한쪽을 제압하는 결말

캐서린의 반격을 보며 웃던 감각은 마지막 추격전에서 달라질 수 있다. 맥린톡은 아내를 마을 거리에서 쫓아가 붙잡고 엉덩이를 때린다. 구경꾼들은 환호한다. 앞서 둘이 말로 맞서던 장면에서는 서로 다음 반응을 돌려줄 수 있었지만, 여기서는 남편이 아내의 몸을 붙잡아 일방적으로 벌한다.

영화는 이 소동을 부부의 화해로 마무리한다. 그렇다고 오하라가 강하게 맞서는 배우라는 이유만으로, 캐서린에게 벌어진 일까지 대등한 장난이 되는 것은 아니다. 특히 구경꾼들의 환호는 남편의 행동을 마을이 지지하는 모양새를 만든다. 진흙탕에서 둘 다 엉망이 되는 웃음과, 아내 한 사람을 제압하는 광경을 반기는 웃음은 같은 방식으로 작동하지 않는다.

그 차이를 느끼고 나면 두 배우의 호흡도 조금 다르게 남는다. 오하라가 물러서지 않을수록 말다툼은 활기를 얻었는데, 결말은 그 대립을 몸으로 끝낸다. 서로 주고받을 때 생기던 재미가 남편의 승리로 정리되는 순간에는 아쉬움이 생긴다. 캐서린에게도 끝까지 자신의 말을 돌려줄 자리가 있었기를 바라게 된다.

모자와 넥타이를 갖춘 남자와 검은 모자를 쓴 여자가 마주한 컬러 장면.

왜 지금 이 영화를 보는가

〈맥린톡!〉의 웨인은 큰 체구와 거친 목소리를 지닌 채 웃긴다. 작은 사람이 되어서가 아니라, 그렇게 큰 사람도 아내의 말과 군중의 소동 앞에서 뜻대로 움직이지 못하기 때문이다. 말다툼에서 다음 응수를 기다리게 하는 웨인과 오하라, 진흙탕에서 체면을 잃는 사람들을 보는 재미가 있다.

한편 그 재미가 끝까지 똑같은 기분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함께 엉망이 되는 두 사람을 보는 것은 즐겁지만, 한쪽이 다른 쪽을 힘으로 제압하는 모습에서는 웃음이 멈칫한다. 두 배우가 만들어낸 활기와 그 활기를 일방적인 승부로 바꿀 때의 아쉬움을 함께 느낄 수 있다. 이 영화의 부부는 서로 맞설 때 가장 생생하다.

관련 작품

◆ 〈브링잉 업 베이비〉 (1938, 하워드 혹스) — 고생물학자가 거침없는 상속녀와 만나면서 공룡 뼈와 표범을 둘러싼 소동에 휘말린다. 여기서도 자기 일을 계획대로 처리하려던 남자가 다른 사람의 행동을 따라가느라 진땀을 뺀다. 지역 유지인 맥린톡과 학자의 체면이 각각 어떤 순간에 무너지는지 비교하며 볼 만하다.

◆ 〈그의 연인 프라이데이〉 (1940, 하워드 혹스) — 편집장 월터는 전처이자 기자인 힐디에게 취재거리를 내밀어 떠나지 못하게 하려 한다. 관계를 되돌리려는 마음이 말싸움과 방해로 나타난다. 〈맥린톡!〉과 함께 보면 두 사람의 응수가 즐거운 순간과 상대의 선택을 가로막는 행동을 구분해볼 수 있다. 말싸움이 이어지는 동안 각자가 무엇을 원하는지도 살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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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연구와 집필 과정에서 AI 도구의 도움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