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션을 내려놓은 이연걸의 아버지 연기 | MovieLAB LAB

이연걸이 누군가를 지키려고 나선다면, 그가 어떤 싸움을 보여줄지 기대하기 쉽다. 〈해양천국〉에서 그가 맡은 아버지 왕신청에게 필요한 일은 전혀 다르다. 아들이 혼자 버스를 타고,…

액션을 내려놓은 이연걸의 아버지 연기 | MovieLAB LAB

이연걸이 누군가를 지키려고 나선다면, 그가 어떤 싸움을 보여줄지 기대하기 쉽다. 〈해양천국〉에서 그가 맡은 아버지 왕신청에게 필요한 일은 전혀 다르다. 아들이 혼자 버스를 타고, 돈을 쓰고, 익숙한 곳을 찾아갈 수 있게 도와야 한다. 자신이 세상을 떠난 뒤에도 아들이 살아갈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왕신청은 수족관에서 일하며 자폐가 있는 성인 아들 다푸(원장)를 돌봐왔다. 말기 암 진단을 받은 뒤, 그는 자신이 없을 때 아들이 어떻게 지낼지 방법을 찾는다. 수영할 때 행복한 다푸에게는 수족관이 익숙하고 편안한 곳이지만, 바깥의 생활에는 배워야 할 일이 많다. 아버지는 남은 시간 안에 그 일을 함께 해내려 한다.

아들의 얼굴을 감싸 쥔 아버지

강한 몸으로도 대신할 수 없는 일

왕신청은 아들이 할 수 있을 때까지 기다리고, 어려워하는 것을 다시 설명해야 한다. 자신이 빨리 해치우는 편이 쉬워도 계속 대신해줄 수 없다는 것을 안다. 이연걸이 다푸의 반응을 살피고 기다리는 모습에서 아버지의 인내와 초조함이 함께 전해진다.

버스를 타는 법을 익히는 일은 아버지에게 작은 목표가 아니다. 자신이 늘 동행하던 길을 아들이 다른 방식으로 오갈 수 있어야 한다. 돈을 쓰고 필요한 물건을 구하는 일도 마찬가지다. 익숙한 사람이 옆에 있어 자연스럽게 이어지던 하루를, 그 사람이 없을 때도 보낼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영화는 이 큰 걱정을 추상적인 희생 대신 구체적인 생활 과제로 바꾼다.

왕신청은 조급할 수밖에 없다. 다푸가 익숙해질 때까지 기다려줘야 하지만 자신에게 시간이 얼마나 남았는지는 알 수 없다. 잘 가르쳐주고 싶어도 매 순간 여유롭게 기다리기는 어렵다. 아들을 돌보던 일에 자신의 죽음까지 준비해야 하는 두려움이 겹친다. 이연걸은 힘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 앞에서 애쓰는 아버지를 연기한다.

다푸에게도 좋아하는 세계가 있다

다푸가 수영하는 모습을 보면 아버지가 걱정하는 일들을 잠시 잊게 된다. 물속에서 다푸는 편안하고 즐겁다. 버스를 타거나 돈을 쓸 때 어려움을 겪던 아들에게도 자신 있게 할 수 있는 일이 있다. 수족관에서 보내는 시간을 충분히 보여주기에 다푸를 안타깝게만 바라보지 않게 된다.

그래서 아버지가 준비하는 미래에도 수족관이 중요하다. 다푸가 혼자 살아갈 수 있게 하는 일에는 그가 좋아하는 장소에서 계속 지낼 수 있도록 돕는 일도 포함된다. 왕신청의 일터는 아들에게 익숙한 놀이터이기도 하다. 아버지가 떠난 뒤에도 다푸의 즐거움까지 사라지지는 않기를 바라게 된다.

수족관의 수조를 향해 손을 뻗은 사람

이 이야기에 모인 영화인들

연출과 각본을 맡은 쉐샤오루는 오랫동안 자폐 아동을 돕는 활동에 참여했다. 그곳에서 만난 가족들의 사정이 영화의 출발점이었다. 감독은 이를 왕신청과 다푸라는 부자의 이야기로 만들었다. 관객은 한 가족의 생활을 따라가며 부모가 사라진 뒤의 돌봄을 누가 맡을지 생각하게 된다.

쉐샤오루는 제작비를 구하던 당시 이 소재를 작은 저예산 영화로만 만들자는 반응을 만났다고 말했다. 그러나 충분한 제작 여건을 갖추고 싶었다. 이후 이연걸이 출연했고, 촬영에 크리스토퍼 도일, 음악에 히사이시 조가 참여했다. 액션 스타의 낯선 연기를 보는 동시에, 도일이 찍고 히사이시가 음악을 붙인 부자의 일상을 만날 수 있다.

이연걸의 액션에는 위기에 처한 사람을 구해낼 거라는 기대가 있다. 〈해양천국〉의 왕신청은 늘 아들 곁에 있을 수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다푸에게 버스 타는 법을 알려주고, 아들을 아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구한다. 혼자서 모든 것을 해결하는 영웅과는 다른 모습이다. 자신이 떠난 뒤에도 누군가 아들 곁에 있어주기를 바라는 얼굴에서, 이연걸의 낯선 절박함을 만난다.

관련 작품

◆ 〈맨체스터 바이 더 씨〉 (2016, 케네스 로너건) — 형의 죽음 뒤 조카의 보호자가 된 남자를 따라간다. 가족을 아끼는 마음과 함께 생활할 수 있는 조건이 일치하지 않을 때, 어떤 선택과 도움이 필요한지 다른 상황에서 살핀다.

◆ 〈로스트 케어〉 (2023, 마에다 데쓰) — 돌봄의 현장에서 벌어진 살인 사건을 검사와 요양보호사의 대면으로 풀어낸다. 한 가족에게 몰린 책임과 그 바깥의 지원을 생각하게 한다는 점에서 연결되지만, 이 영화보다 훨씬 논쟁적인 방식으로 관객을 붙잡는다.

이 글은 연구와 집필 과정에서 AI 도구의 도움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