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생긴 남자라고 걱정이 없을까 | MovieLAB LAB

마르타는 아르투로를 만나고 싶다. 친구들은 좀 더 눈을 낮춰보라고 한다. 〈나의 흑역사 로맨티카〉에서 두 친구는 마르타가 다칠까 봐 걱정하는 사람들이지만, 이번만큼은 그 걱정이 …

잘생긴 남자라고 걱정이 없을까 | MovieLAB LAB

마르타는 아르투로를 만나고 싶다. 친구들은 좀 더 눈을 낮춰보라고 한다. 〈나의 흑역사 로맨티카〉에서 두 친구는 마르타가 다칠까 봐 걱정하는 사람들이지만, 이번만큼은 그 걱정이 듣고 싶은 대답일 수 없다. 누구를 좋아할지까지 친구가 골라줄 수는 없기 때문이다.

영화는 마르타의 편에 서면서도 그를 늘 옳은 사람으로 만들지는 않는다. 외모로 평가받기를 원치 않는 마르타 역시 잘생긴 아르투로에 대해서는 모르는 것이 많다. 쉽게 사랑받을 것 같은 사람이라고 해서 자기 뜻대로 살고 있는 것은 아니다. 원하는 상대에게 다가가는 용기만큼, 이미 안다고 생각했던 상대를 다시 알아가는 일도 남아 있다.

꽃장식 아치와 도시를 배경으로 푸른 셔츠를 입은 남자와 노란 상의를 입은 여자가 서로 바라보는 홍보 이미지. 여자는 남자의 목에 두 팔을 둘렀다.

걱정하는 친구와 원하는 사람

루도비카 프란체스코니가 연기하는 마르타는 열아홉 살이다. 부모를 잃었고 낭성섬유증을 앓으며, 야코포와 페데리카를 가족처럼 가까이 둔다. 친구들은 곁에서 마르타를 살피지만 아르투로를 만나겠다는 계획에 처음부터 박수를 보내는 것은 아니다. 그들이 권하는 안전한 선택과 마르타가 원하는 경험 사이에 차이가 생긴다.

친구의 만류를 단순히 나쁜 말로 치워버리기도 어렵다. 가까이서 상대의 사정을 알수록 상처받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도 커질 수 있다. 다만 그 마음이 상대를 대신해 가능성을 결정할 때, 보호받는 쪽의 뜻은 작아진다. 마르타가 친구들의 말을 듣고도 무엇을 선택하는지 보면, 우정은 응원하는 말의 양으로만 설명되지 않는다.

마르타도 아르투로를 충분히 알기 전에 마음속에서 이미 어떤 사람으로 만들어놓는다. 프란체스코니는 잘생긴 상대라면 피상적이거나 걱정이 없으리라는 생각 역시 선입견이라고 짚었다. 주세페 마조가 맡은 아르투로에게는 가족과의 관계, 자기 뜻대로 고르지 못하는 삶이 있다. 마르타의 외모만으로 그를 판단할 수 없듯, 아르투로의 잘생긴 얼굴도 그 사람의 전부를 설명하지 못한다.

남에게 보이고 싶은 모습은 있다

마르타는 외모에 무관심한 사람이 아니다. 슈퍼마켓의 마이크를 잡고 손님들에게 말하는 그의 목소리는 아르투로에게도 닿는다. 다른 사람에게 다가갈 때 자신이 가진 무엇을 쓸 수 있는지 아는 인물이다. 알리체 필리피는 이 목소리를 마르타의 매력으로 생각했다. 화면에서 얼굴을 먼저 보고 있던 사람이 잠시 말하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게 되는 대목이다.

그 모습을 만들기 위해 배우와 감독은 장면들을 함께 연습했다. 프란체스코니는 헤어스타일을 준비할 때 앞머리 길이까지 세밀하게 맞췄다고 기억했다. 마르타에게는 분명한 취향이 있어야 했고, 아무렇게나 입은 인물이 되어서는 안 됐다. 사랑받으려면 먼저 아름다워져야 한다는 이야기에서 벗어난다고 해서, 인물이 자기 모습을 고르는 일까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병이 있는 인물의 일상을 준비하다

프란체스코니는 배역을 준비하며 폐 전문의에게 환자의 치료와 일상에 관해 물었다. 영화 속 웃음과 병은 같은 인물의 삶에 함께 있다. 그를 연기하려면 재치 있는 말과 대담한 행동뿐 아니라, 치료를 받으며 하루를 보내는 생활도 알아야 했다.

밝은 단색 배경에 다섯 청년이 얼굴을 모은 홍보사진. 앞쪽 가운데 노란 옷을 입은 여자를 두고 양옆과 뒤에 두 남자와 두 여자가 모여 있다.

지금 이 영화를 봐야 하는 이유

마르타의 용기를 응원하다가도 그의 생각을 고쳐 보게 되는 대목에 이 영화의 재미가 있다. 가장 잘생긴 남자를 만나겠다는 욕심이 있다고 해서 상대의 삶을 이미 알고 있는 것은 아니다. 친구들의 조언을 듣는 마르타와 아르투로를 바라보는 마르타를 나란히 보면, 남의 평가에서 벗어나고 싶은 사람도 다른 이를 빠르게 판단할 수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감상 포인트

◆ 친구가 대신 그어주는 선 — 야코포와 페데리카가 마르타의 계획을 말릴 때, 무엇을 걱정하는지와 마르타가 무엇을 원하는지를 나누어 들어보자. 가까운 친구라고 해서 같은 선택을 바라지는 않는다. 말리는 쪽이 옳은지 틀린지부터 정하기보다, 걱정이 도움으로 닿는 순간과 상대를 제약하는 순간을 구별해보면 세 사람의 관계가 더 자세히 보인다.

◆ 마이크를 잡은 마르타 — 슈퍼마켓에서 마르타가 목소리로 손님들에게 말을 거는 모습을 살펴볼 만하다. 자신을 보여주는 방법은 얼굴이나 옷차림만이 아니다. 말하는 소리와 태도로 상대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인물이라는 점이 중요하다. 누군가에게 선택되기를 기다리는 모습과, 자기가 먼저 상대에게 닿으려는 모습의 차이를 그 대목에서 볼 수 있다.

◆ 잘생긴 얼굴 뒤의 사정 — 아르투로를 처음 바라보는 마르타의 기대와, 가족을 비롯한 다른 사람들 사이에서 드러나는 아르투로의 생활을 비교해보자. 인기 있을 법한 외모가 선택의 자유까지 보장하지는 않는다. 그가 마르타에게 호감을 보이는지만 확인하기보다, 자신이 원하는 것과 주변에서 바라는 것 사이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에도 관심을 두면 좋다.

◆ 따뜻한 집과 차가운 병원 — 마르타가 지내는 집과 병원의 색과 분위기가 어떻게 다른지 살펴보자. 필리피는 집의 따뜻함과 병원의 차가움을 대비시키려 했다. 밝은 공간에 있다고 병의 문제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며, 병원에 있다고 인물의 유머까지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장소가 달라져도 이어지는 말투와 태도를 함께 보면 색 하나로 감정을 정하지 않을 수 있다.

영화 나의 흑역사 로맨티카의 국내 캐릭터 포스터. 노란 베레모를 쓴 마르타와 아르투로의 얼굴, 영화 제목과 인물 소개 문구가 배치돼 있다.

관련 작품

◆ 태어나길 잘했어 (2020, 최진영) — 손에 땀이 많이 나는 춘희는 마늘을 까며 일하고, 어린 시절의 자신과 마주한다. 몸의 조건을 남에게 설명해야 하는 사람의 일상과 관계를 살펴볼 수 있다. 두 영화의 주인공을 같은 사연으로 묶기보다, 타인의 시선을 견디는 각자의 방식에 관심을 둘 만하다.

◆ 에브리데이 (2018, 마이클 서시) — 리아논은 매일 다른 사람의 몸에서 깨어나는 A를 만난다. 익숙한 외모로 상대를 알아볼 수 없는 관계다. 눈앞의 모습과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연결하려는 리아논의 경험을, 아르투로의 외모 너머를 알아가야 하는 마르타의 상황과 비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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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연구와 집필 과정에서 AI 도구의 도움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