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워드〉의 첫 장면은 촬영 마지막에 찍었다. 주연배우의 수염 때문이었다. 마이클 에클런드는 사진가 마이브리지를 연기하려고 수염을 길렀고, 젊은 시절의 모습을 찍으려면 그것을 …
〈에드워드〉의 첫 장면은 촬영 마지막에 찍었다. 주연배우의 수염 때문이었다. 마이클 에클런드는 사진가 마이브리지를 연기하려고 수염을 길렀고, 젊은 시절의 모습을 찍으려면 그것을 깎아야 했다. 카일 라이드아웃은 그 장면을 남겨 두었다가 배우와 함께 산으로 올라갔다. 화면에 먼저 나오는 얼굴이 현장에서는 가장 나중에 준비된 얼굴인 셈이다.
라이드아웃은 배우로 일하다 자기 영화를 만들기 시작했다. 그의 첫 장편에는 배우의 몸을 시간에 맞춰 바꾸고, 오래된 사진 속 자세를 다시 취하게 하는 일이 있었다. 다음 장편에서는 엄마와 아들이 주고받는 말로 웃음을 만들었다. 두 영화의 분위기는 꽤 다르다. 다만 이름이나 설정으로 소개된 사람이 실제로 살아 움직이게 하려면 무엇이 더 필요한지, 그는 그 문제를 동료 배우들과 함께 풀어간다.
라이드아웃과 공동 각본가 조시 엡스타인은 마이브리지를 다룬 연극 〈Studies in Motion〉에 배우로 출연했다. 캐나다를 돌며 공연하는 동안 이 인물의 이야기가 아직 영화가 되지 않았다는 것을 두고 대화를 나눴다. 이후 연극의 영화화 권리를 확보하고 투자를 모았다. 배우로 맡았던 이야기를 다른 누군가가 영화로 만들어 주기를 기다리지 않고 직접 시작한 것이다.
영화의 주인공을 맡은 에클런드도 처음부터 마이브리지를 잘 알았던 것은 아니다. 이름은 생소했지만, 자료를 찾아보자 오랫동안 봐왔던 사진들이 나왔다. 그림이나 사진은 기억하면서 그 이미지를 만든 사람은 모를 수 있다. 〈에드워드〉는 그 간격에서 출발하기 좋은 영화다. 마이브리지의 업적을 미리 외우고 볼 필요 없이, 익숙한 이미지 뒤에 어떤 사람이 있었는지 따라갈 수 있다.
문제는 그 사람을 어떻게 연기하느냐였다. 에클런드는 마이브리지의 작업에 관한 기록과 달리 그의 성격을 짐작할 자료는 적었다고 회고했다. 라이드아웃은 각본을 바탕으로 배우가 인물을 해석할 여지를 줬다. 두 사람은 무조건 미친 천재처럼 연기하는 쪽을 피하고, 영리하지만 괴로움도 큰 인물로 접근했다. 기록의 빈 곳을 채워야 하는 작업이었지만, 그 빈 곳을 곧바로 기행으로 메우지는 않은 것이다.
〈에드워드〉에는 사진을 찍는 일이 인물의 생활을 차지해 가는 과정이 있다. 마이브리지와 아내 플로라의 관계에서 작업은 단지 생계나 취미로 머물지 않는다. 에클런드는 두 사람 사이에 작업이 끼어드는 것이 영화의 중심이라고 설명했다. 이렇게 보면 사진가의 성취는 영화 밖에서 이미 주어진 평가이고, 영화 안에서 지켜볼 것은 그 성취를 향해 가는 동안 가까운 사람들에게 무슨 일이 생기는가이다.
편집 과정의 선택도 이쪽으로 향했다. 런던을 방문하고 사진가들 앞에서 강연하는 장면을 찍었지만, 완성하는 과정에서 덜어냈다. 부부 관계에 더 집중하기 위해서였다. 역사적 인물의 활동을 하나 더 알려주는 장면이 반드시 영화 속 인물을 더 깊이 알게 해주는 것은 아니다. 누군가에게는 중요한 경력일 수 있는 일을 빼고, 그 사람과 살아야 했던 이들의 시간을 남겼다는 점이 라이드아웃의 선택을 보여준다.
그렇다고 〈에드워드〉가 사진을 그저 부부 갈등의 소재로 쓰는 것은 아니다. 영화는 타임랩스와 점프컷, 슬로모션을 사용한다. 시간을 빠르게 압축하거나 중간을 건너뛰고, 때로는 동작을 늦춰 보여주는 방법들이다. 움직임을 사진으로 연구한 사람을 다루면서 영화 자신도 움직임의 속도를 바꾼다. 사진의 역사에 대한 설명과 별개로, 우리가 움직임을 어떻게 보게 되는지 화면으로 경험할 수 있다.
다음 장편 〈Adventures in Public School〉에서 라이드아웃과 엡스타인은 관객이 즐겁게 볼 영화를 만들고 싶어 했다. 홈스쿨링을 해온 소년 리엄이 학교에 들어가려 하면서 엄마 클레어와 부딪히는 코미디다. 시대극을 한 번 만들었다고 해서 그 규모와 무게를 다시 이어갈 의무는 없었다. 두 사람은 연극 작업을 하던 중 떠올린 다른 이야기를 골랐다.
처음 구상에서는 가족이 숲속 오두막에 살고 소년의 친구가 곰이나 큰사슴일 수도 있었다. 완성된 영화의 배경은 도시가 됐다. 지리적으로 외딴곳에 사는 설정을 덜어내도, 엄마와 너무 가까이 지내온 아들이 또래와 어울리려 한다는 이야기는 남는다. 고립을 숲으로 설명할 필요가 없어진 셈이다. 집 바깥에 사람이 많이 있어도 자기와 엄마만으로 충분했던 생활은 따로 존재할 수 있다.
리엄에게 학교는 교육기관이면서 엄마가 모르는 관계를 만들 장소다. 공부를 잘하는 것과 다른 아이에게 말을 거는 것은 서로 다른 능력이다. 홈스쿨링을 잘못된 선택으로 판정해버리면 이 모자 관계도 금세 답이 나오는 문제가 된다. 라이드아웃과 엡스타인이 관심을 둔 것은 교육 방식의 우열보다 가족이 얼마나 가까워질 수 있는가였다. 서로를 잘 아는 사이여서 편한 점과, 너무 잘 알아서 숨을 곳이 없는 느낌이 함께 있다.
엄마 클레어 역의 주디 그리어에게 라이드아웃이 기대한 것은 코미디와 따뜻함을 함께 보여주는 연기였다. 아들을 곁에 두고 싶어 하는 마음이 웃음을 만들면서도 이해될 수 있어야 했다. 아들 역의 대니얼 도헤니는 제작진이 연극계에서 알던 배우였다. 하지만 처음부터 배역을 정해둔 것은 아니었다. 다른 후보들과 함께 치른 오디션에서 그가 리엄 역을 얻었다.
〈에드워드〉의 부부는 일에 몰두하는 한 사람 때문에 멀어지고, 〈Adventures in Public School〉의 모자는 너무 가까운 둘 사이에 새 관계를 받아들여야 한다. 한쪽은 함께할 시간이 줄어드는 일이 문제이고, 다른 쪽은 따로 지낼 시간을 내는 일이 어렵다. 라이드아웃은 시대극의 무게를 내려놓은 뒤에도 가까운 사람끼리 겪는 곤란함에서 이야기를 찾았다.
〈에드워드〉를 마이브리지 입문용 영화로만 보면, 알게 된 사실의 수로 만족도를 판단하기 쉽다. 라이드아웃의 작업을 함께 들여다보면 다른 질문이 생긴다. 기록된 업적 가운데 무엇을 빼야 한 사람과 가까워질 수 있었을까. 사진가의 연설을 덜고 부부 관계를 남긴 선택은 영화를 보고 나서도 그 질문을 이어가게 한다.
배우로 공연했던 이야기를 첫 장편으로 옮기고, 연극 작업 중에는 전혀 다른 코미디를 떠올린 과정도 흥미롭다. 무대에서 해오던 일을 그대로 촬영한 두 편이 아니다. 〈에드워드〉의 첫 장면에서도 화면의 시간과 현장의 시간은 달랐다. 영화는 젊은 사진가에게서 시작하지만, 에클런드는 이미 그 사람의 뒤쪽 삶을 연기한 다음 수염을 깎고 젊은 시절로 돌아왔다.
◆ 첫 장면의 얼굴 — 〈에드워드〉에서 젊은 마이브리지를 보여주는 첫 장면은 수염을 깎아야 해서 마지막에 촬영했다. 같은 배우가 서로 다른 시절을 연기할 때 수염 외에 무엇이 달라 보이는지 살펴보자. 화면에 나오는 순서대로 연기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고 보면, 나이와 경험을 표현하는 몸가짐에도 눈이 갈 수 있다.
◆ 일이 대화에 끼어들 때 — 마이브리지의 작업이 흥미롭게 보이는 순간과, 플로라와의 관계에서 부담으로 느껴지는 순간을 함께 살펴보자. 같은 몰두를 누구의 입장에서 보느냐에 따라 인상이 바뀔 수 있다. 성취와 사생활을 따로 평가하기에 앞서 영화가 두 시간을 어떻게 이어놓는지 관찰할 만하다.
◆ 움직임의 속도 — 〈에드워드〉는 움직임을 기록한 사진가를 다루면서 화면의 속도도 바꾼다. 빨리 지나가는 구간과 동작을 오래 보게 하는 구간에서 눈에 들어오는 것이 무엇인지 비교해보자. 촬영 기법의 이름을 맞히기보다, 평소에는 지나쳤을 몸의 움직임이 어느 순간 또렷해지는지 따라가면 충분하다.
◆ 엄마와 아들 사이의 여유 — 〈Adventures in Public School〉에서는 모자가 서로 편해 보이는 순간과 그 친밀함이 아들에게 부담이 되는 순간을 나눠보자. 웃음이 누구의 말이나 반응에서 생기는지도 보탤 수 있다. 학교에 가는 소년만이 아니라, 아들의 바깥 생활을 받아들여야 하는 엄마에게도 변화가 필요하다.
◆ 〈에드워드〉 — 카일 라이드아웃의 첫 장편. 배우와 공동 각본가로 만나온 사람들이 역사 속 인물의 영화를 만들었다. 마이브리지의 이름이나 업적을 알고 보는 경우에도, 영화가 그의 어떤 활동을 길게 다루고 어떤 관계에 시간을 쓰는지 살펴볼 여지가 있다.
◆ 〈Adventures in Public School〉 — 카일 라이드아웃이 연출하고 조시 엡스타인과 함께 쓴 청춘 코미디. 〈에드워드〉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에서 배우를 보는 즐거움을 만날 수 있다. 주디 그리어와 대니얼 도헤니가 가까운 모자 관계를 어떻게 웃음으로 만드는지 따라가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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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연구와 집필 과정에서 AI 도구의 도움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