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의 연애까지 간섭하는 남자 | MovieLAB LAB

잭 니콜슨이 연기하는 조니는 친구의 연애까지 간섭한다. 데이브에게 새 여자친구 낸시가 생기자, 자기들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이유로 헤어지라고 한다. 연애를 시작한 건 데이브인데, …

친구의 연애까지 간섭하는 남자 | MovieLAB LAB

잭 니콜슨이 연기하는 조니는 친구의 연애까지 간섭한다. 데이브에게 새 여자친구 낸시가 생기자, 자기들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이유로 헤어지라고 한다. 연애를 시작한 건 데이브인데, 허락은 조니에게 받아야 할 것 같다. 〈더 와일드 라이드〉(1960)에서 조니가 불편해지는 순간은 이렇게 친구끼리 나누는 대화에서 찾아온다.

자동차를 몰고 거칠게 질주하는 청년을 다룬 영화다. 하지만 조니가 운전석에서 내려 친구들 틈에 앉았다고 안심하기는 어렵다. 니콜슨은 친구를 괴롭히는 무리를 부추기다가 그들의 공격을 막아서는 역할을 맡았다. 그를 가까이서 보았던 감독 로저 코먼은 배우의 다른 능력도 기억했다. 진지하게 연기하면서도 그 안에 웃음을 더할 줄 알았다는 것이다.

〈더 와일드 라이드〉에서 사물함 앞에 앉아 있는 남자. 밝은 상의를 입고 옆을 바라본다.

괴롭힘을 부추긴 사람이 구해줄 때

하비 버먼이 연출한 〈더 와일드 라이드〉에서 조니는 경찰의 추격을 받는다. 컨버터블을 몰고 달아나던 조니는 오토바이를 타고 뒤쫓는 경찰을 도로 밖으로 밀어내 사고를 일으킨다. 처음부터 위험한 사람이라는 사실은 분명하다. 영화가 더 복잡하게 만드는 것은 그런 사람과 이미 친구인 데이브의 처지다.

데이브에게는 조니와 함께한 시간이 있고, 낸시와 새로 시작한 관계가 있다. 조니는 둘 중 하나를 고르게 하려 든다. 낸시가 자신들의 무리에 맞지 않는다는 말에는 데이브에게 잘 어울리는 사람을 찾아주려는 배려가 없다. 친구가 무리 밖에서 누구를 만나든 자기 일이라고 받아들이지 못하는 태도가 있다. 연애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이들의 우정에서 누가 결정권을 갖고 있었는지도 드러난다.

조니가 데이브를 대하는 태도는 파티에서 더 복잡해진다. 낸시와 헤어지라는 말에 데이브가 대답을 피하자, 조니는 다른 두 친구가 그를 계속 조롱하도록 부추긴다. 놀림은 싸움으로 번지고, 한 친구가 돌을 들어 데이브를 치려 한다. 그때 조니가 나서 공격을 막는다. 데이브를 위험에 빠뜨리는 데 가세한 사람이 다시 그를 구해주는 것이다.

조니가 누구의 편인지 한마디로 정하기 어려운 장면이다. 데이브는 조니의 요구를 거절하기도 어렵고, 다른 친구에게 공격당할 때는 그의 개입에 기대게 된다. 조니는 이 관계의 양쪽에 서 있다. 이후 데이브가 경주에 가는 대신 낸시와 화해하겠다며 자기 뜻을 고집하자, 이번에는 조니가 직접 그를 때린다. 다른 사람의 공격을 막았던 일이 데이브의 선택을 존중한다는 뜻은 아니었다.

연기 교실에서 알아본 유머

코먼이 니콜슨을 처음 만난 곳은 연기 수업이었다. 감독으로 일하던 코먼은 카메라와 편집의 기술에 비해 배우와 작업하는 법을 잘 모른다고 느껴 수업을 들었다. 그곳에서 니콜슨이 즉흥연기를 하는 모습을 보았다. 코먼의 기억에 남은 것은 강한 감정을 표현하면서도 극의 긴장을 무너뜨리지 않고 유머를 보태는 능력이었다. 웃기는 순간에도 장면을 농담으로 끝내지 않는다는 평가다.

그 기억과 함께 〈더 와일드 라이드〉를 보면 조니를 단지 거칠게 날뛰는 청년으로만 규정하기 아쉬워진다. 친구들의 무리 안에서는 자기 행동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데이브가 낸시와 사귀는 일에는 유난히 예민해진다. 경찰 사고를 걱정하는 데이브 앞에서도 조니는 경찰 쪽을 겁쟁이로 몰아간다. 심각한 일을 작게 취급하는 태도가 친구에게 얼마나 부담스러울지, 배우의 상대편에서 장면을 보게 된다.

아프게 해달라는 환자

같은 해 나온 코먼의 〈리틀 샵 오브 호러스〉에서 니콜슨은 치과 환자 윌버 포스로 등장한다. 윌버는 꽃집 직원 시모어를 치과의사로 잘못 알고 진료를 요구한다. 마취도 원하지 않는다. 통증을 피하려고 오는 진료실에 통증을 반기는 사람이 들어온 것이다. 환자를 안심시킬 필요도 없이, 난처해지는 쪽은 의사로 오인받은 시모어다.

〈리틀 샵 오브 호러스〉의 윌버가 치과 대기실 소파에 앉아 잡지를 읽고 있다. 잡지 표지에 PAIN이라는 글자가 보인다.

윌버는 조니와 달리 다른 사람을 괴롭히려는 인물이 아니다. 남들은 피하고 싶은 치료를 본인이 원한다. 이를 받아든 상대의 곤란함을 니콜슨의 배역은 전혀 해결해주지 않는다. 공포영화 속 치과 진료실이지만, 코먼은 이 배역을 분명한 코미디로 설명했다. 인물의 요구가 진지할수록 상황이 더 우스워지는 역할이다.

이 소동은 현장에서 아무렇게나 벌어진 것만도 아니었다. 코먼은 배우들과 리허설을 했고, 그때 대사 주변의 움직임과 태도에서 나온 즉흥적인 시도를 촬영에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관객에게는 예기치 않은 행동이어도 배우들은 촬영 전에 그것을 맞춰보았던 셈이다. 연기 교실에서 눈여겨본 배우와 감독이 실제 영화에서 함께 장면을 준비하고 있었다. 니콜슨의 초기 코미디를 타고난 장난기로만 설명하기 어려운 이유다.

지금 이 영화를 봐야 하는 이유

〈더 와일드 라이드〉의 조니는 혼자 있을 때보다 친구와 있을 때 더 잘 보인다. 데이브가 낸시를 만나려는 평범한 바람에도 그가 개입하기 때문이다. 자동차 경주를 다루는 영화 안에, 친구의 선택을 인정하지 못하는 남자의 이야기가 들어 있다. 니콜슨만 바라보기보다 데이브에게 어떤 여지가 남는지 함께 보면 둘이 갈등하는 이유가 가까워진다.

조니가 데이브의 편에 서는 순간에도 그 앞에 있었던 일을 잊기 어렵다. 자신이 부추긴 싸움을 말리면서 다시 친구의 자리를 차지하기 때문이다. 니콜슨은 이처럼 한쪽 말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역할을 맡았다. 데이브가 자신의 연애를 이어가려면 조니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영화는 가까운 관계에서 빠져나오기 어려운 사정을 남긴다.

감상 포인트

낸시를 대하는 조니의 말 — 조니가 낸시를 싫어하는 이유를 데이브와의 대화에서 살펴보자. 낸시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보려는 말과, 자신들의 무리에 맞지 않는다는 말은 다르다. 데이브의 연애가 친구들 사이의 문제로 바뀌는 과정에 조니가 우정을 대하는 방식이 드러난다.

돌을 든 친구를 막기 전 — 조니가 데이브를 구해주는 행동만 떼어보면 든든한 친구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그 직전 조롱을 부추긴 것도 조니였다. 싸움의 앞뒤를 이어서 보면 그가 도움을 주면서도 관계의 주도권을 놓지 않는 모습을 읽게 된다. 데이브가 조니를 어떻게 받아들일지에도 간단한 답이 나오지 않는다.

첫 추격에서 벌어지는 사고 — 조니를 쫓던 경찰은 순식간에 그의 차에 밀려 위험에 처한다. 조니에게는 추격자를 따돌리는 행동이지만, 경찰에게는 목숨을 위협받는 순간이다. 이후 데이브가 이 일을 걱정할 때 조니가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이어서 보면, 단순한 교통 위반을 넘는 두 사람의 차이가 드러난다.

치과 진료실의 두 사람 — 〈리틀 샵 오브 호러스〉도 본다면 윌버와 시모어를 번갈아 살펴보자. 니콜슨의 환자가 치료를 반기는 동안, 진짜 의사가 아닌 시모어는 그 요구를 감당해야 한다. 어느 쪽이 안심하고 어느 쪽이 곤란해지는지 따라가면 기이한 환자 한 명의 모습뿐 아니라 두 배우 사이에서 코미디가 생기는 상황을 볼 수 있다.

관련 작품

리틀 샵 오브 호러스 (1960) — 사람의 피를 먹고 자라는 식물 때문에 곤란해진 꽃집 직원의 이야기다. 꽃집이 유명해질수록 시모어의 일은 더 꼬인다. 니콜슨의 짧은 출연을 한 남자의 곤경이 불어나는 더 큰 이야기 안에서 볼 수 있다.

더 테러 (1963) — 니콜슨이 연기하는 나폴레옹군 장교는 바닷가에서 만난 여성을 찾아 낯선 성으로 향한다. 주변 사람에게 자기 뜻을 따르라고 하는 조니와는 처지가 다르다. 알 수 없는 일을 마주해 단서를 찾아가는 배역에서 또 다른 초기 니콜슨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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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연구와 집필 과정에서 AI 도구의 도움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