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를 사귀려고 연습한 인사가 웃음거리가 될 때 | MovieLAB LAB

새 친구를 만나기 전에 인사부터 연습하는 청년이 있다. 〈신입생〉의 해럴드 램은 영화에서 본 인기 대학생의 춤추듯 튀는 인사를 따라 한다. 그 동작을 익히면 대학 생활도 영화처럼…

친구를 사귀려고 연습한 인사가 웃음거리가 될 때 | MovieLAB LAB

새 친구를 만나기 전에 인사부터 연습하는 청년이 있다. 〈신입생〉의 해럴드 램은 영화에서 본 인기 대학생의 춤추듯 튀는 인사를 따라 한다. 그 동작을 익히면 대학 생활도 영화처럼 시작될 것 같다. 문제는 실제 학생들이 그 인사를 보고 웃는 이유다. 해럴드는 환영받는다고 생각하지만, 그들에게는 놀릴 거리가 생겼다. 해롤드 로이드가 연기하는 신입생은 사람들의 웃음을 얻는 데 성공하고도, 자신이 원한 친구를 얻지는 못한다.

웃어주는 사람을 친구로 믿을 때

해럴드는 대학에 가서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이미 정해두었다. 테이트 대학의 인기 학생이 그의 목표다. 영화 속 청년은 그 목표를 이루는 방법까지 보여준 듯하다. 자신감 있는 몸짓을 따라 하고 스피디라는 별명을 쓰면, 아직 낯선 사람들 사이에서도 알아볼 만한 사람이 될 수 있다.

그의 인사는 어색해서 웃기지만, 그 어색함에는 준비한 사람의 기대가 있다. 평범하게 손을 내밀면 될 자리에서 굳이 특별한 동작을 보탠다. 상대가 자기를 기억해주길 바라기 때문이다. 관객은 해럴드가 그 인사를 얼마나 진지하게 준비했는지 알고 있다. 그래서 학생들의 웃음이 커질수록 그가 듣고 있는 웃음과 우리가 듣는 웃음 사이에 거리가 생긴다.

해럴드는 대학 생활에 쓸 돈도 친구들에게 한턱내는 데 써버린다. 사람들이 모이고 즐거워하는 모습은 그에게 자신이 잘하고 있다는 증거다. 그러나 함께 무언가를 얻어먹는 일과 그 사람을 좋아하는 일은 다르다. 해럴드가 관심을 사려고 더 많이 내놓을수록, 그 호의를 이용하기도 쉬워진다.

검은 테 안경을 쓴 얼굴은 이런 착각을 품은 청년에게 구체적인 인상을 준다. 방 안 사진에서는 커다란 T가 붙은 스웨터를 입고 파이프를 문 채 거울 앞에 서 있다. 대학생다운 외양을 하나씩 갖춘 모습이다. 관객에게 보이는 것은 학교의 표장과 소품이지만, 해럴드가 거기에 기대는 것은 앞으로 자신을 바라볼 사람들의 반응이다.

검은 테 안경과 파이프, 커다란 T가 있는 스웨터 차림의 해럴드가 거울 앞에 서 있는 흑백 스틸.

인기보다 먼저 풀리는 예복의 실밥

해럴드가 여는 파티에서 그 기대는 미완성 예복을 만난다. 입고 나갈 옷은 가봉한 상태다. 재단사는 옷이 풀어지지 않도록 애쓰지만 파티가 진행되는 동안 예복은 점점 제 모습을 잃는다. 사람들 앞에서 근사하게 보이고 싶은 날, 입은 옷을 온전히 유지하는 일부터 어려워진다.

이 장면의 재미는 예복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관객이 먼저 안다는 데 있다. 해럴드가 파티를 즐기려 할 때도 우리는 옷을 함께 보게 된다. 인사를 나누고 사람들 사이를 움직이는 평범한 행동이 옷을 더 망가뜨릴 수 있다. 다음에 어떤 사고가 날지 기다리는 동안, 손님들과 어울리고 싶은 주인의 마음도 계속 남아 있다.

예복은 겉으로는 파티에 맞는 옷이다. 다만 그 형태를 버틸 만큼 완성되어 있지 않다. 해럴드가 준비해온 인기 학생의 몸짓과 나란히 놓으면, 두 가지 준비가 같은 자리에서 시험받는 셈이다. 남에게 보일 모습을 마련하는 것과 사람들 사이에서 그 모습으로 자연스럽게 지내는 일 사이에 빈틈이 있다. 영화는 그 빈틈을 풀어지는 옷과 수선하려는 사람의 분주함으로 보여준다.

파티의 사진에서 해럴드는 왼편에 서서 벌어진 옷자락을 붙잡고 있다. 계단 쪽에는 한 남자와 페기가 있다. 이 자리는 옷의 소동만 벌어지는 곳이 아니다. 하숙집 주인의 딸 페기는 해럴드를 좋아하는 사람이고, 파티에는 그녀를 함부로 대하는 학생도 있다. 남들에게 멋져 보이려던 해럴드에게 바로 곁의 사람에게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알아차려야 하는 순간이 생긴다.

왼쪽에서 해럴드가 벌어진 옷자락을 잡고 있고 계단에서는 한 남자가 여자의 팔을 잡고 있는 착색 스틸.

팀의 일원이라는 믿음

해럴드는 미식축구팀에서도 인정받으려 한다. 감독은 그의 열의를 보고 팀의 물 심부름을 맡기면서도, 해럴드가 자신을 후보 선수라고 믿게 둔다. 여기서도 같은 자리를 두고 사람들이 아는 사실이 다르다. 해럴드에게는 경기장에 설 수 있다는 기대가 있고, 주변 사람들은 그에게 실제로 맡긴 일을 안다.

유니폼을 입고 훈련에 참여하는 몸은 가볍게 다뤄지지 않는다. 해럴드는 태클 연습의 상대가 되면서도 팀에 남고 싶어 한다. 그에게는 버티는 것이 자신을 증명할 방법이다. 관객은 그 노력에 웃다가도, 그가 무엇을 기대하며 견디는지 떠올리게 된다. 잘하고 있다는 믿음이 틀렸다고 해서 애쓴 시간까지 없어지지는 않는다.

프레드 C. 뉴메이어와 샘 테일러가 함께 연출한 이 영화는 대학에 입학한 뒤 생기는 관계를 인사, 예복, 운동복이라는 구체적인 행동과 차림으로 풀어낸다. 해럴드는 자기가 되고 싶은 사람의 모습을 먼저 갖춘다. 그 모습이 실제로 어떤 대접을 받는지 알게 되는 과정에서 웃음의 의미도 변한다. 그를 보는 사람이 학생들인지, 페기인지, 관객인지에 따라 같은 행동에서 다른 것이 보인다.

미식축구 복장을 한 해럴드가 잔디에 앉아 공을 안고 있으며 흰옷의 남자가 그에게 몸을 숙인 착색 스틸.

지금 이 영화를 봐야 하는 이유

친구를 사귀고 싶다는 마음은 금세 이해되지만, 그 마음 때문에 준비한 인사는 웃기다. 이 두 반응이 한 장면에 함께 머무는 것이 〈신입생〉의 재미다. 로이드의 동작을 보고 웃는 동안 주인공을 놀리는 학생들과 같은 자리에 서 있는지, 그가 바라는 반응을 함께 기다리고 있는지 생각하게 된다. 예복이 풀리는 소동에서도 웃음과 난처함은 따로 순서를 기다리지 않는다.

감상 포인트

◆ 인사에 붙은 동작 — 해럴드가 영화에서 배운 몸짓을 실제 사람들 앞에서 꺼낼 때 상대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보자. 그는 그 웃음을 어떻게 받아들이는가. 같은 반응을 주인공과 관객이 다르게 이해하는 순간이 뒤의 관계를 읽는 단서가 된다.

◆ 미완성 예복 — 파티에서 해럴드의 얼굴만큼 옷과 재단사의 움직임도 함께 보자. 옷의 문제를 알고 있으면 평범한 사교 동작도 불안해진다. 사람들과 어울리고 싶은 마음과 옷을 지켜야 하는 사정이 어떻게 한 몸에서 충돌하는지 볼 수 있다.

◆ 운동복을 입은 자리 — 해럴드가 팀에 속했다고 믿게 만드는 일들과 실제로 그에게 맡겨지는 일을 비교해 보자. 같은 훈련에 있어도 다른 선수와 같은 대우를 받는 것은 아니다. 그 차이를 해럴드보다 먼저 아는 관객에게는 그의 열의가 웃음과 걱정을 함께 만든다.

◆ 페기 앞의 해럴드 — 여러 학생에게 잘 보이려는 자리와 페기를 만나는 자리에서 해럴드가 무엇에 마음을 쓰는지 살펴보자. 사람들의 관심을 얻으려는 몸짓과 곁의 한 사람에게 반응하는 행동을 나란히 보면, 인기라는 막연한 목표가 어떤 관계를 놓치게 하는지 읽을 수 있다.

관련 작품

◆ 마침내 안전! (1923, 프레드 C. 뉴메이어·샘 테일러) — 로이드가 도시에서 성공하려는 백화점 점원을 연기한다. 가게에 사람을 모으려는 홍보 계획이 위험한 묘기로 이어진다. 성공에 대한 기대가 몸을 곤란한 자리에 놓는다는 점에서, 인사와 예복으로 대학 생활을 준비하는 해럴드와 이어 볼 수 있다.

◆ 황금광 시대 (1925, 찰리 채플린) — 손님을 기다리고 근사하게 식사하려는 마음이 가난한 차림과 부딪친다. 우스운 행동을 보면서도 그 사람이 바라는 대접을 함께 생각하게 되는 순간들을, 로이드의 파티 장면과 비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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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연구와 집필 과정에서 AI 도구의 도움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