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섕크스가 ‘붙어 다니는 연인’을 찍는 법 | MovieLAB LAB

붙어 다니는 연인이라는 말이 있다. 마이클 섕크스의 투게더에서는 그 말을 문자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 오래 사귄 팀과 밀리의 몸이 서로에게 달라붙기 시작한다. 잠시 떨어져 있고…

마이클 섕크스가 ‘붙어 다니는 연인’을 찍는 법 | MovieLAB LAB

붙어 다니는 연인이라는 말이 있다. 마이클 섕크스투게더에서는 그 말을 문자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 오래 사귄 팀과 밀리의 몸이 서로에게 달라붙기 시작한다. 잠시 떨어져 있고 싶다고 해서 떨어질 수 있는 사이가 아니다. 혼자 시간을 보내는 평범한 선택마저 마음대로 할 수 없어진다.

기이한 병에 걸린 연인의 이야기이지만, 영화가 건드리는 걱정은 그보다 익숙하다. 오랫동안 상대와 함께 살아온 사람은 혼자 있을 때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를 수도 있다. 관계가 잘 맞아서 계속하는지, 그 밖의 생활을 상상할 수 없어 계속하는지 구분하기도 어렵다. 섕크스는 그 불안을 몸이 떨어지지 않는 상황으로 키운다. 잔혹한 효과를 생각해낸 사람과 연인의 생활을 고민한 사람이 같은 감독이라는 것이 이 영화의 출발점이다.

일자리를 구하는 해골

섕크스의 단편 리부티드에는 한때 영화에서 괴물로 활약했던 해골 필이 나온다. 2019년에 완성한 이 작품에서 필은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진 옛 스타다. 영화 기술이 달라지자 그에게 맡길 일이 줄어든다. 자기가 출연했던 영화가 새로 만들어지는데, 그 자신은 불리지 않는다.

괴물이 등장하지만 걱정할 것은 공격받을 사람의 안전이 아니다. 괴물의 생계다. 오디션 대기실에서 낡은 해골과 매끈한 컴퓨터 그래픽 괴물이 나란히 앉아 있는 구도를 섕크스는 꼭 만들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기술을 보여주는 장면이면서, 자기보다 젊고 잘나가는 지원자 옆에서 차례를 기다리는 사람의 장면이기도 하다. 만들어진 몸의 차이가 곧 인물의 처지가 된다.

필의 움직임을 준비할 때는 감독 자신이 먼저 현장에서 연기했다. 애니메이터는 그 영상을 참고해 인형의 동작을 다시 만들었다. 각본을 여러 차례 고치면서 대사도 걷어냈다. 해골에게 사정을 길게 말하게 하지 않아도, 어디에 서 있고 누구 옆에 앉아 있는지로 이야기를 전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괴이한 몸을 인간적인 곤경에 놓는 이 발상은 투게더의 연인에게도 통한다. 몸이 이상해지는 순간에도 이들은 여전히 생활을 해야 한다.

이사를 갔는데 둘만 남았다

《TOGETHER》의 한 장면

투게더에서 앨리슨 브리가 연기하는 밀리는 새 학교에서 일하게 된다. 데이브 프랑코가 맡은 팀은 음악을 하고 싶어 하지만 일이 풀리지 않는다. 도시를 떠나 시골로 옮기면서 두 사람은 익숙한 사람들과도 멀어진다. 한 사람에게는 새 직장이 생기고, 다른 사람에게는 함께 이사 온 연인이 생활의 더 큰 부분이 된다.

이렇게 출발점이 다른 두 사람에게 똑같은 밀착이 좋은 일일 수는 없다. 계속 가까이 있기를 원하는 마음과 조금 떨어져 자기 일을 하고 싶은 마음이 부딪힌다. 영화의 신체 변형은 이 차이를 없애주지 않는다. 마음은 다른 방향을 향할 수 있는데, 몸은 서로를 향해 끌린다는 곤란함을 더한다.

섕크스는 오랜 연애 끝에 상대 없이 자신이 누구인지 알 수 없게 되는 두려움에서 이야기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영화가 사랑의 아름다움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곁에 있고 싶은 마음은 진심이고, 그 곁에서 자신을 잃을까 하는 두려움도 진심이다.

브리와 프랑코는 실제 부부이기도 하다. 프랑코는 각본을 먼저 읽고 브리에게 함께하자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이미 가까운 배우들이, 서로에게 가까이 가는 일이 두려워진 인물을 맡은 것이다.

살이 붙는 느낌을 만드는 사람들

《TOGETHER》의 한 장면

섕크스는 글을 쓰고 연출하는 법을 익히던 때 시각효과도 함께 배웠다고 한다. 열일곱 살 때 맡은 웹시리즈에서는 격주로 영상을 만들며 각본부터 편집, 음악과 효과까지 해내야 했다. 머릿속 장면을 당장 만들 방법을 찾아야 하는 일이 반복됐다. 투게더를 쓸 때도 막히면 몇 장의 그림을 그려 장면을 정리했다.

투게더의 변형 장면에는 배우가 만질 수 있는 분장과 소품, 촬영 뒤 보완한 디지털 효과가 함께 들어갔다. 섕크스도 일부 시각효과 작업에 참여했지만 큰 규모의 장면은 전문팀이 맡았다. 무엇을 실제로 만들고 어디부터 보완할지 함께 정해야 피부가 늘어나고 붙는 기묘한 감각을 유지할 수 있다.

두 사람의 몸이 서로에게 끌리는 곳 중 하나는 침실 사이 복도다. 그 장면을 준비하면서 배우들은 팔 안쪽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지 상상하며 동작을 만들었다. 그 동작을 바탕으로 피부 아래의 움직임을 더했다고 시각효과 담당자는 설명했다. 두 몸이 달라붙는 기괴한 모습에는 배우들이 서로에게 끌리고 버티는 동작도 함께 들어 있다.

웃다가 그만 웃고 싶어질 때

섕크스는 어두운 순간에도 웃음이 섞여 있는 것이 자신의 삶에 더 가깝다고 말했다. 그래서 투게더의 황당한 상황을 내내 엄숙하게 다룰 수는 없었다고 한다. 두 사람이 서로를 향해 끌려가는 광경에는 우스꽝스러움이 있다. 그런데 그들이 정말 떨어질 수 없다는 사실이 분명해지면, 같은 광경에서 달리 보이는 것은 통증과 두려움이다.

리부티드에서 해골이 일자리를 찾는 모습을 걱정하게 됐듯, 투게더에서는 변형 자체와 변형 때문에 곤란해진 사람을 함께 보게 된다. 괴물의 생계와 연인의 생활이 있기에 기발한 설정이 한 장면의 농담으로 끝나지 않는다. 몸의 문제가 마음의 문제와 엉켜 있을 때, 웃긴 상황도 인물에게는 쉽게 빠져나올 수 없는 일이 된다.

《TOGETHER》의 한 장면

지금 이 영화를 봐야 하는 이유

가까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관계가 괜찮은지 판단할 수는 없다. 투게더는 그 평범한 의문을 몸으로 겪게 하는 영화다. 섕크스의 단편까지 함께 떠올리면, 그가 효과를 얼마나 화려하게 쓰는가보다 그 효과 때문에 인물의 생활이 어떻게 꼬이는가가 흥미로워진다. 바디 호러의 징그러움을 견딜 수 있다면, 관계의 익숙한 피로를 낯선 동작으로 만나는 재미가 있다.

감상 포인트

두 사람이 이사를 대하는 차이
밀리에게 새 직장이 생길 때 팀은 어떤 생활을 시작하는가. 몸에 이상이 생기기 전부터 두 사람이 상대에게 기대는 정도는 다르다. 이후의 밀착이 누구에게 어떤 불편을 더하는지 이해할 출발점이다.

끌리는 몸과 버티는 동작
가까워지려는 힘에 배우들이 어떻게 버티는지 볼 만하다. 로맨스에서 좋은 뜻으로 쓰이는 끌림이 여기서는 자기 몸을 뜻대로 움직일 수 없는 상태가 된다. 떨어질 공간이 있는지까지 살피게 만드는 연기다.

복도를 지나갈 수 없을 때
침실 사이 복도에서 두 사람의 몸이 서로에게 끌린다. 집 안을 걸어가는 일조차 자기 뜻대로 되지 않는 순간이다. 피부의 변형과 함께 그 힘에 반응하는 배우들의 몸을 보면, 서로 떨어질 수 없다는 설정이 얼마나 불편한 조건인지 느껴진다.

황당함 뒤에 남는 곤란
우스운 자세와 징그러운 변형이 이어질 때 인물들이 처한 사정은 사라지지 않는다. 같은 사람과 계속 살지, 자기 생활을 어떻게 지킬지의 질문이 그 몸에 함께 걸려 있다. 웃음과 공포를 별개 순서로 나누기 어려운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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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연구와 집필 과정에서 AI 도구의 도움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