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을 좋아한다는 이유로 시설에 보내진 카메론(클로이 모레츠)은 빙산 그림 한 장을 받는다. 물 아래 부분에는 자신이 동성을 좋아하게 된 원인을 써넣어야 한다. 카메론 포스트의 …
동성을 좋아한다는 이유로 시설에 보내진 카메론(클로이 모레츠)은 빙산 그림 한 장을 받는다. 물 아래 부분에는 자신이 동성을 좋아하게 된 원인을 써넣어야 한다. 카메론 포스트의 잘못된 교육에서 어른들이 내준 과제다. 자신을 이해해보라는 숙제처럼 보이지만, 고쳐야 할 문제가 있다는 결론부터 정해져 있다.
1993년, 여자 친구와 함께 있다 들킨 카메론은 기독교 시설 ‘신의 약속’으로 보내진다. 이곳의 어른들은 청소년들의 성적 지향을 바꿀 수 있다고 믿는다. 카메론은 그 믿음에 동의해서 들어온 것이 아니다. 이제 일상을 보내려면 그들이 묻는 질문에 답하고, 그들이 정한 규칙을 따라야 한다.
빙산 과제가 불편한 것은 정교해서가 아니다. 아이의 어떤 기억도 잘못의 원인으로 바꿔 적을 수 있다는 데 있다. 누군가를 좋아한 마음에서 출발해 자기를 알아가는 대신, 왜 그런 마음이 생겼는지 잘못된 과거를 찾아내야 한다. 자기소개를 할 기회를 받은 듯하지만 실제로는 자기혐오의 이유를 제출하는 셈이다.
지도자 리디아(제니퍼 엘)는 엄격하고, 동생 릭(존 갤러거 주니어)은 좀 더 친근하게 다가온다. 태도가 다르다고 해서 아이들에게 허용되는 결론이 달라지지는 않는다. 친절한 사람에게는 모진 말을 들었을 때보다 반박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나를 돕고 싶어 한다는 걸 알기에, 그 도움이 나를 해치고 있다고 말하기까지 오래 걸린다.

데지레 아카반은 리디아를 아이들을 보호한다고 믿는 인물로 설명했다. 그 믿음이 잘못되었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영화가 어른들을 다루는 까다로움은 여기에 있다. 악의가 없다는 설명으로 피해가 사라지지는 않는다. 오히려 스스로를 좋은 사람이라고 믿는 이가 자기 방식을 의심하지 않을 때, 아이는 누구에게 도움을 청해야 할지 더 막막해진다.
카메론이 만난 제인(사샤 레인)과 애덤(포레스트 굿럭)은 같은 프로그램에 참여하지만 시설의 설명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셋은 산책하며 농담하고 이야기를 나눈다. 지도자 앞에서 자신을 설명할 때와 달리, 친구들 사이에서는 모든 말을 고백이나 반성으로 끝맺을 필요가 없다.
영화에 웃음이 생기는 곳도 대체로 이런 틈이다. 함께 지내는 아이들이 어른의 말을 조금 다르게 받아들이고, 서로 그 우스움을 알아차린다. 농담한다고 상황이 가벼운 것은 아니다. 어른들의 설명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마음을 친구와 나눌 수 있게 된 것이다.
클로이 모레츠가 연기하는 카메론은 처음부터 큰 목소리로 맞서는 인물이 아니다. 주변을 살피고, 누구 앞에서 얼마나 말해도 되는지 가늠한다. 그래서 친구들 사이에 있을 때의 작은 변화가 잘 보인다. 말을 아끼던 사람이 조금 더 편하게 반응하고 웃을 수 있게 되는 일. 이 영화에서 우정은 그 정도의 변화부터 시작한다.
카메론이 식사 준비 중 테이블 위에 올라 포 넌 블론즈의 ‘왓츠 업’을 부르는 장면이 있다. 그 짧은 순간에는 지도자가 준 과제를 설명할 때와 전혀 다른 목소리가 나온다. 허락받은 말 대신 자기가 고른 노래를 부른다.

이 장면은 원작을 옮기면서 의미가 바뀌었다. 아카반은 《필름메이커》 인터뷰에서 원작의 종교적인 합창을 다른 노래로 바꿨다고 설명했다. 시설의 지도자와 가까워지는 순간을, 제인과 애덤 쪽으로 마음이 기우는 순간으로 고쳐 쓴 것이다. 같은 사람이 노래를 불러도, 누구와 함께 즐거워하는지에 따라 장면의 방향이 달라진다.
촬영을 맡은 애슐리 코너는 시설의 개성 없는 분위기를 위해 베이지색과 푸른색을 많이 사용했다고 밝혔다. 이 정돈된 공간에서 아이들은 자기 감정을 어른들이 원하는 답에 맞춰 설명해야 한다. 자기 마음을 자유롭게 말하기 어려운 곳이라서, 친구들과 노래를 부르는 짧은 즐거움이 더 반갑다.
제목의 ‘잘못된 교육’은 카메론이 무언가를 덜 배웠다는 뜻으로 읽히지 않는다. 이곳에서 카메론이 배워야 할 것은 오히려 어른이 가르치는 내용을 의심하는 일이다. 빙산의 빈칸을 성실히 채우기 전에, 그 질문에 꼭 답해야 하는지 물어볼 친구가 생긴다.
누군가를 위한 교육이 당사자의 말을 듣지 않을 때 어떤 일이 생기는지 보여준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아이들이 서로의 농담을 알아듣는 순간들이 있어 인물을 피해 경험만으로 기억하게 두지 않는다. 전환 강요와 자해에 관한 내용이 포함된다.
◆ 보이 이레이즈드 (2018, 조엘 에저튼) — 전환 프로그램에 보내진 청년과 가족의 관계를 다룬다. 부모의 믿음이 자녀의 삶을 결정하는 방식에서 연결된다.
◆ 하지만 나는 치어리더예요 (1999, 제이미 배빗) — 전환 시설의 성 역할 교육을 과장된 색과 풍자로 다룬다. 같은 강요를 웃음으로 드러내는 방식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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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연구와 집필 과정에서 AI 도구의 도움을 받았습니다.